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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놀토’ 가볼만한 체험여행지

이기옥 |2006.09.08 12:58
조회 369 |추천 3

돌아오는 ‘놀토’(노는 토요일)에는 어디로 가면 좋을까. 지난 3월부터 전국 초·중·고교의 ‘놀토’가 주 2회(둘째·넷째 토요일)로 확대되면서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 학부모들의 부담도 그만큼 늘어났다. 방학인가 싶더니 어느새 개학. 9월 중 가볼 만한 ‘놀토’ 체험학습 여행지를 골랐다.

 

▲말랑말랑 산양젖…우유맛이야

#해맞이 목장 산양체험
그러나 옷을 바꿔입을 필요는 없었다. 산양들은 순하디순했다. 온몸이 흰색이고, 생김새는 염소를 닮았다. 천연기념물 산양과는 관계없는 동물이다. 젖을 얻기 위해 기르는 자아넨 종으로, 스위스 베른 자아넨 골짜기가 원산지다. 시중에 유통되는 산양젖은 대개 이 자아넨의 젖이다.
산양체험을 하기 위해 찾은 곳은 청양군 남양면 용두리 ‘해맞이 목장’. 산양젖을 대량 생산·공급하는 목장이 아니라 동물 체험장이다. 1~2년생 산양 18마리와 말, 닭, 개 등이 있다. 갓 꺼낸 계란도 만져보고, 말도 쓰다듬어 보더니 아이들은 이내 산양젖 짜기에 정신이 팔렸다. 직접 짠 젖도 먹어볼 수 있다. “우유 맛이랑 비슷한데 따뜻해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1. 매일 아침·저녁 하루 2회 짠다. 출산 직전 2개월만 빼고 1년 내내 짠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젖은 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제때 짜주지 않으면 젖이 불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2. 산양젖은 소화력이 좋다.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 사람도 불편 없이 먹을 수 있다. 가격은 일반 우유의 2.5배. 3. 산양 한마리당 하루에 3~4ℓ 정도 짠다. 채송이가 종알거렸다. “나 크면 이런 농장 만들어서 산양이랑 돼지랑 말이랑 기를 거야. 매일매일 젖 짜먹을 거예요.”

▲꽃이름 알아보고 비누도 만들고…

#고운식물원
고운식물원은 칠갑산 자락 11만평을 일궈 7,000여종의 식물을 모아놓은 곳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식물원 한편에 마련해놓은 미니 동물원에 관심이 더 많았다. ‘꽃이름 3개씩 알아가기’ 숙제를 냈지만, 꽃사슴만 열심히 들여다봤다. 그 덕에 꽃사슴 우리 앞의 ‘속새’는 확실히 배웠다. 딱딱한 줄기 표면에 홈이 있어 예전엔 손톱깎이 대신 썼다고 한다.
식물원 체험교실에서 ‘허브비누 만들기’와 ‘나무곤충 만들기’를 했다. 아이들은 다듬어놓은 조각을 붙이기만 하면 되는 나무곤충보다 허브비누를 더 재미있어했다. 비누 덩어리를 간 다음 라벤더 오일을 넣고 손으로 주물러 비누를 만든다. 기헌이는 조금 전에 본 벌집 모양을, 채송이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비누를 만들었다.
식물원을 걸어서 돌아보는 데 서두르면 1시간, 천천히 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산자락이기 때문에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셈. 아직까지 한낮은 덥고, 오후 4시쯤 되면 제법 선선해진다. 계속 걷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걸을 만하다는 반응이었다. 기헌이가 어른처럼 말했다. “여긴 서울처럼 매연이 없어서 공기가 상쾌한 것 같아요.”

▲아빠 넥타이 고치 20개면 된대!

#계봉농원 누에체험
“누에는 50일 정도 살아. 알에서 깬 뒤 허물을 벗고(4번) 고치를 짓는 데까지 25일 정도 걸려. 고치 속에 8일 있으면 번데기가 되고, 또 8일이 지나면 나방이 돼. 고치를 뚫고 나온 나방은 3~4일 정도 있다가 알을 낳고 죽는 거지.”
유원조 계봉농원 대표의 설명에 아이들은 듣는 둥 마는 둥 돋보기로 실낱만 한 새끼누에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누에 크기가 새끼손가락(3령) 정도 돼야 관찰하기 좋은데, 아직 철이 일러 실낱만 했다. 누에는 뽕잎만 먹기 때문에 뽕잎이 있는 6~7월, 9~10월에만 칠 수 있다.
어른 엄지손가락 한마디만 한 고치를 흔들면 번데기가 벽에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고치를 물에 끓이면 흐물흐물해지는데, 여기서 명주실을 뽑는다. “고치 한개에서 실이 얼마나 나올 것 같니?” “…1m?” “니가 지금까지 뽑은 것도 그 정도는 되겠다야. 1~1.5㎞ 정도 돼.”
고치 20개면 실크 넥타이, 200개면 원피스를 만든다. 요즘 누에를 치는 목적은 실보다는 약재에 있다. 고치를 짓기 전의 누에를 갈아 한약재나 ‘누에그라’를 만드는 데 쓴다.
오후 6시30분쯤 누에 농장을 떠났다. 집에서 키워보려고 누에 몇 마리와 뽕잎을 얻어왔다. 가방이 제법 두둑하다. 쓰다 만 체험과제학습장 옆에 오늘 만든 비누, 나무곤충도 들어 있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엄마다. “엄마, 엄마, 나 오늘 산양 젖도 짜고, 식물원 가서 꽃사슴도 보고, 누에고치장에 가서 누에도 얻어왔다! 그리고오….”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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