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노동 판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랫만에 하는 막노동이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용역 사무실로 새벽 발길을 재촉 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일 할곳이 배정이 되고 몇몇 아저씨들과 같이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옆을 돌아보니 ,나이가 지긋이 드신 60 이 훌쩍 넘으신 아저씨가 막 노동을 하신다고 용역에 나오신 것이다.
설마 저 연세에 이 힘든 일이 가능 할까 염려가 되었다.
일이 시작이 되었고 , 무거운 자재를 나르고 정리를 하게 되었다.
내리 쬐는 햇빛이 얄밉게 느낄 정도로 무더운 날씨까지 가세하며 ,
힘든 노동이 시작이 된 것이다.
오랫만에 해서 였을까 ? 아님 10 년 전에 비해 이제는 나이가 먹어
힘 쓰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였을까 ? 힘들다........
이마의 땀을 한번 닦고 ,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옆을 보니 그 나이 드신 아저씨가 고된 모습으로 물을 마시며 ,
목을 축이시며 땀을 닦고 계셨다.
조금은 안쓰러으면서도 존경스럽기도 했다.
저 연세에 젊은 사람 못지 않으시다니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 아저씨 않 힘드세요 ? "
" 힘들지요 힘들어도 이게 좋아요 일을 한다는 것이......"
나이가 한 참이나 차이가 나는 나에게 존댓말을 해주시며 ,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시는게 아닌가 !
글쎄 내 생각으로는 저 연세 쯤 되면 편하게 놀러 다니고 여행이나
다닐 듯 싶은데 일 하시는게 좋으시다니...... ??
또 다시 일을 시작하였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뜨거워지기만 하는 날씨 속에 이제는 숨 쉬는 것 조차 버겁게 느껴졌다.
어느 새 시간은 흘러 드디어 힘겨웠던 일도 끝나고 날씨도 아까 보다는 많이 수구러 들었다.
돌아 오는 차 안에서 그 아저씨에 대해 궁금 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
" 올 해로 67 살이에요 ! "
" 고향이 어디세요 ? "
" 고향은 여주에요 ! 그런데 자식들이 하두 올라와라 올라와라 해서 10년전 수원에 올라 왔죠 ! 그런데 지금은 혼자 살아요 ."
" 아니 자녀 분들 계신데 왜 혼자 사세요 ? "
" 자식들 다 키워봐야 소용이 없더라고요 . 4 남매를 두었는데 다들
교사에요 내외들도 교사이고 그리고 큰 놈은 지금 교감이고......."
" 다들 훌룡하게 되셨네요.....그런데....왜.... ? "
" 그런데 알고 보니 올라오라고 했던 이유가 있더라구........ 내가 빈손으로 새간살이 시작 해, 이 악 물고 내 자식들 만큼은 절대 농사꾼은 않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일해서 다들 대학 보내고 결혼까지들
시켰더니 이것들이 내 남은 재산을 노리는 거에요 . "
그 아저씨는 잠시 한숨을 한번 내쉬시더니 이윽고 말을 이으셨다.
" 내가 땅이 6000 평에 한우 농사를 했어요 , 그래서 뼈 빠지게 자식들만 봐라보고 뒷 바라지 했죠 ! 그런데 이 녀석들 때문에 이제 남은 건 3000 평이 남았지요 . "
" 우와 꽤 땅이 많으시네요 평당 10 만원씩만 쳐도 억 ? !!!! "
아니 그렇게 재산이 많으신데 왜 이런 막 노동 판에 ?
나는 점점 더 궁금 해지고 의아 해 지기 시작 했다.
" 그런데 이거들이 그게 탐이 나서 지금도 침만 꿀꺽 꿀꺽 해요 !
올라 와 보니 이것들이 자꾸만 그 땅을 팔라고 , 그거 돈도 않되는거 왜 가지고 있냐며 자꾸만 설득 하더라구요 !
" 아...... 땅을 팔라고요 ? "
" 그런데 내가 그 꼬임에 않 넘어가지 ! 처음에는 다들 참 잘 했죠 ,
일 나갈 때면 다녀 오겠습니다 하고 일 끝나고 돌아오면 다녀 왔습니다 꼬박 꼬박 방문 열고 문안 인사까지 하더라구 그런데 내가 땅을 않 팔아 주니까 이제는 방문도 한번 않 열어보는 거야 ."
속으로 너무하다 싶었다.
과연 나도 그럴 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렇지 교감까지 하시는 분도 그런단 말인가 !
" 그래서 내가 나가 산다고 했더니 이 녀석들이 또 머리를 쓴다는 것이 그럼 엄마는 나두고 나만 나가라는 거 아니야 나 참.......
뭐 엄마는 애들도 봐야하고 꼭 계셔야 한다나 !
그럼 내가 기 죽고 지고 들어 올 줄 알았나 보지........."
" 그럼 지금 혼자 ? ......."
"오히려 지금 더 편해요! 내가 그러는거야 지금까지 키워주고 결혼 시켜 줬으니 , 내가 번건 내가 쓰고 니들이 번건 니들이 쓰라고..... .하하 "
쓴 웃음을 지으시는 그 아저씨 표정엔 서운함이 가득 했다.
"그래도 딸 자식 하나가 명절 때면 30 만원씩 용돈도 주고 하는데 손주들 한테 도로 다 나가지 뭐 !........하하 ! "
우리 아버지랑 나이도 같은시고 우리도 3남 1녀 인데 ..........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핑 도는 것을 꾹 참았다.
" 그래도 그 중에도 애착이 가시는 자제분은 계실꺼 아니에요 ? "
" 있죠 ! 있기야 있는데.....막내 녀석도 결혼 하더니.....뭐..."
" 그 분도 침을 꿀꺽 꿀꺽 하시나요 ? 하하 ..... "
"젊었을 때 돈 많이 벌어 놓아요 ! 요새는 돈 없으면 부모 대우도 못 받아요 . 돈이 있어야 찾아 오고 연락들 하니 원,,,,,"
말 끝을 흐리시며 아저씨는 창 밖을 내다만 보신다.
왠만 하면 자기 자식 흉 보는이 없건만 .........
너무나 자식들에게 서운하시고 상처가 되신 듯 하다.
과연 돈이 무엇이 길래 돈이 있으면 부모고 돈이 없으면 부모가 아니란 말인가 ! 어찌 하다 세상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
그 분들도 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노인이 되는 것을.........
옛날처럼 고려장 풍습의 깨달음을 한번 되새겨 봐야 되지 않나 다시 한번 생각 해 보게 만들었다.
부모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 부모가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이 있는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자기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취급을 받을 , 자기 자신을 보면서 지금의 모습을 후회 할 날이 꼭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