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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 내 순결은 말야...이 놈한테 빼앗겼어

윤태영 |2006.09.13 00:39
조회 122 |추천 0

집에 가는 길이었다.

맞은 편에서 정장을 입은 여자가..

외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뭐.. 뭐야 저 여자?"

 


날 알아보면 큰 일이다.-_-

 


얼른 사람들 속으로 숨었지만..

그녀는 귀신같이 나를 찾아내어 내 앞에다 자전거를 세우고..

반갑게 인사한다.

 

"안녕? 집에가?"

 

저번에 외발 자전거를 찾아낸 이후로 완전히 필이 꽂혀서는..

비디오 빌리러 갈 때도.. 세탁물 맡기러 갈 때도..

항상 타고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학교에 타고 나타난 것.

 

"나 심심하니까 데려다 줄게"

 

"됐거든요?-_-;;"

 

제발 저리로 가 주렴..

 

강력하게 거부를 했지만 계속 내 뒤를 졸졸 쫓아온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돌아보며 모두 한 마디씩 한다.


"미친년"


-_-;;

 

"야 같이가"

 

발 걸음을 빨리해..

횡단 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아얏"


돌아보니.. 그녀는 횡단 보도 한가운데서 넘어져 있다.

그냥 갈까 하다가.. 쪽 팔림을 무릎쓰고..

 

"제발.. 누나.. 바보 짓 좀 하지 마요"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이거 좀 맡아줘~"

 

..하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뛰어간다.

 


"뭐야? 나보고 이걸 어쩌라구?"

 


나는 그걸 들고 그녀의 뒤를 쫓았다.

그녀는 밀려드는 인파를 제치면서..

정신없이 뛰고 있다.

뭘 봤길래 저러는 거지?


"누나 잠깐 서요~"


나도 사람들을 제치고 뒤쫓아 가 보니..

그녀는 어떤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빠.."


"나영아..."


무언가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서로 말 없이 한참을 쳐다 보다가..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응.."

 

나영 누나는 약간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다.

저런 표정은 처음 본다.

 

"저기.. 잘 지냈어?"

 

말까지 더듬는다..

 


"응 너두 잘 지내지?"


"응.."

 


그 때 뒤에서 어떤 여자가 나타나더니..

 


"왜 안와?"

 


그 여자는 나영 선배와 오빠를 번갈아 쳐다본다.

 


"아는 사람이야?"

 


남자는 잠시 머뭇 거리다가..

 


"으..응 아는 동생이야.."


"그렇구나 안녕하세요?"

 


여자가 밝게 인사하자.. 나영 선배는 어색하게 웃으며.

 


"네..에 안녕...하세요.."

 


오빠라는 남자는 여자의 어께에 팔을 두르며..

 


"그럼 가볼게"


"응.."

 


두 사람이 인파 속으로 사라질 때 까지 나영 선배는 멍하니 쳐다 보고 있었다.

나는 나영 선배의 옆구리를 쿡쿡 지르며..

 

"뭐해요 누나?"


"아니.. 아니야.."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다.

분위기로 보아.. 저 남자는 나영 선배가 말하던 옛날 남자 친구 인듯 싶다.

 

"가요.. 누나.."

 


한참을 묵묵히 걸었다.

나영 누나는 계속 침울한 표정으로 힘 없이 터덜 터덜 걷고 있다.

무거운 기분을 반전 시켜주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화제를 꺼내는 것이 최고이다.

 

"저 남자 잘해요 그거?"

 

말하고도 쪽팔렸지만..

그녀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생긴거 보니까 부실 하겠던데 뭐"

 

오버를 해가며..-_-;;

애를 썼지만..

그녀는 여전히 묵묵 부답 이었다.

 

"혹시.. 한번도 안해 봤어요? 같이 살았다면서?"


"시끄러 임마"

 

뭐야-_- 자기는 맨날 이런 이야기 하면서..

왜 짜증으 내는 거야..


아무튼..

누나의 태도로 보아.. 저 남자를 진짜 좋아했던 모양이다.

딴 것도 아니고.. 그지같은 성격 때문에 차였으니 할 말은 없지만..

 

"아직 좋아해요 많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녀.. 울것 같은 표정이다.

 

"그런 가봐..."


"누나 의외로 이런 면이 다 있네?"

 

누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닦는다.

이런 모습 정말 처음 보는군..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그냥 누나의 등을 두들겨 주고 있었다.

 

"저 여자가 그 때 오빠 방에 누워 있던 그 여자야"


"그렇구나.."


"가슴도 없는게.. 어디가 좋다구..."

 


그 순간에 자세히도 봤다-_-;;

 


"누나 성격에 그 날 아주 뒤집어 엎었겠네?"


"아니.. 그 날은 왠지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나왔어"

 

그랬구나...

 

"더욱 절망적인 것은..

아까 오빠 눈빛을 보니까 나한테 미안해 하지도 않는 것 같아...

나란 존재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뭐라도 한마디 해야했다..


"갑자기 왜 비련의 여주인공 연기하구 난리야."


"죽을래?"

 


적절치 못했다..

 


"누나가 해본 남자 중에서 제일 괜찮았나봐?"


"오빤 나한테 그런 짓 안했어.."

 

나는 흐흐흐 웃으며..

 

"뭐야...누나야 말로 사실은 아다 아니예요?

 

그 말에..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피식 하고 웃는다.

 

"살다 별 소릴 다 들어보네.."


"어? 울다가 웃으면 X구멍에 털난다던데 함봐요 봐요"

 


...하면서 치마를 들추는 시늉을 했다.

유치하지만 이럴 땐 어쩔 수 없다.-_-

그녀는 그제서야 깔깔 웃으며..

 

"하하하... 꺼져 임마"

 

말 버릇 하구는....

아무튼 약간은 기분이 나아 진 듯 하다.


그녀는 외발 자전거를 가르키며..

 

"내 순결은 말야...이 놈한테 빼앗겼어"

 

어릴 때 외발 자전거를 타다가..

거기를 다친 모양이다-_-;;

 

"그렇군요.. 많이 아팠어요?"


"처음엔 다.. 조금씩 아픈 법이야.."

 

그.. 그렇냐?

이거 어쩌지 큰일이군 정말..-_-;;

그녀는 나에게 어께 동무를 하며..

 

"뭐 개인차는 있으니까 너무 겁먹지는 말구"

 

이로서 완전 원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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