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해 문을 닫아버린지 오래
주변과 단절된 채 내 안에 갇혀있기 시작한 지 오래
혼자라는 것에 대한 익숙함
특별히 외롭지도 특별히 쓸쓸하지도않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와 내 머리와 내 몸이
기억하는것을 모른척 하기란 쉽지가 않다.
기억을 지운다는건 그림을 그리고 있던 캔버스위에
잘못 떨어진 물감을 지우는것과 같다.
원치않게 잘못떨어진 물감을 어떻게든 지우려고 물을묻혀
색을 옅게하고, 그위에 다시 색을 덧칠하고, 이렇게 저렇게
몇번의 수정을 해도 물을 묻히고 색을 덧칠한 자국들이 남아서
물감이 떨어지기 전의 온전했던 캔버스가 될수없듯이.
기억을 억지로 지우기 위해 마음을 깍아내고 찢어냄으로 인해
너덜해진 마음은 그 기억이 없었던 그때로 절대로 돌아갈수 없는것이다.
새로운 캔버스위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이상.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는이상.
그것들은 흔적 이라고 말하는
지울수 없는 자욱으로 남아버리게 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