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이었다..
내 조국 땅을 밟고 .. 엄마 아빠의 품에 달려 들어 본지도..
그리고.. 내 동생과 얼굴 맞대며 수다 떨은지도..
참 어색했다..
우리 부모님이 아니라.. 차 번호판이...^^
거의 모든 차가 아직 구 번호판을 달고 있었지만..
새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들이 얼마나 신기했던지 , 오는 비행기안에서의 긴장은 어느새 풀어지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차안에서 수다 떨기에 바빴다... 사실.. 마음 한 구석은 얼마나 떨고 있었는지... 저녁식사 중에 이야길 할까.. 아님 자기 전에 이야길 할까..
사실, 오기 일주일 전엔 떠나기 바로 전날 밤 이야기 하리라 마음 먹었었다.. 하지만 출발 하기 전,, 주일 예배중에 깨달았다... 그건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도착하는 바로 그날.. 이야기 하리라...
저녁식사는 아빠없이 엄마랑 동생이랑만 하게 되었다.. 아빠가 일이 있으신 관계로..
그래서 ....
비행기 타고 오는 내내.. 엄마, 동생과 얼굴 맞대고 밥 먹는 내내..
걱정이.. 마음이..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휴 ^^;;)
집에 돌아와서 아빠가 오실 때까지 앉아서 이것 저것 보다가..
사실 걱정이 너무 돼서.. 한 때 내 방이었던... (사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내 동생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동생이 먼저 있었는지 , 내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같이 있었다.)
아빠가 집에 들어 오시고..
불안한 마음에 진주(내 동생)에게 먼저 털어 놓기 시작했다..
"진주야.. 사실은 언니가 그냥 들어 온게 아니구.. 엄마 아빠한테 해야할 말이 있어서.."
"뭔데??"
그러곤... 내 기억으론.. (제 기억력이 그다지 좋진 않군요... 기억이 이렇게 안 나는걸 보니..허나.. 대충 이렇다고... 알려 드리고 싶어서리.. ) 오빠가 정성껏 준비한 사진을 보여 준 듯~~
"누구야?? 언니 남자 친구?? 올~~` 몇 살인데?? 어떻게 만났어??"
한국에서는 남자 친구라면 만들려고 하덜 않던 언니가 멀리 이태리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하니
신기 했던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더군요... 입이 귀에 걸려서... (신기해서 였는지, 남자 친구라고 하니까 좋아서였는지.. 는 몰라도 암튼 제 동생은 궁금한 것 이것 저것을 물어 보더군요.)
사실 동생이 좋아 해 주니까 우선은 내 편이다 싶어 안심이 되더랍니다..
이제 문제는 부모님...
우선 제가 준비해 간 선물 이것 저것을 펼쳤죠.. (좋은 것, 큰 것은 아니고... 유학생이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서 산 거라.. ) 면도용 거품제, 목사탕, 초콜렛, 초, 양말, 스타킹, 샤워크림. (한국은 없는 것도 아닌데.. 몰라요 왜 이럴걸 사갔는지.. ^^) "이건 엄마꺼구.. 이건 아빠꺼구.. 이건 작은 아빠 드리고, 이건 전도사님드리고 이건, 장로님, 이건 권사님, 이건 승옥이, 이건 누구언니, 이건 친구 누구주고, .. ... 그리고... 그리고.........
배낭 가방에 들고 들어온... 바구니 하나..
예쁘게 포장된... 쨈들, 초콜렛등등.. 그리고 사진첩과 편지 한 장..
엄마 아빠 앞에 내려놓고는 무릎 꿇고 앉았습니다..
두 분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이건 누구껀데?? 누구 줄라고??"
"이건 내가 산거 아냐.. "
"그럼??"
"이 편지 쓴 사람이 보내는 거야.. 엄마 아빠 드리라고.."
"누군데??"
아빠는 궁금하신 표정으로 선물을 이리저리 보셨고 엄마는 뭔가 눈치를 채셨는지 앉은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으시고 얼굴이 점점 하얗게 변해, 날 거의 노려보셨습니다..
"어... 내 남자 친구..."
드디어..
울 엄마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뭐??"
"잠시만. . 그 사람이 보낸 편지도 있으니까.. "
사실... 내 심장은 거의 몸 밖으로 튀어 나올 상황이었다..
엄마의 표정 속에서 알 수 있었다... 엄마의 기분을..
엄마랑 말도 많이 하고, 워낙 친구 같이 지냈지만...
이렇게 중대한 일을 전화로 그렇게 쉽게 할 순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읽는 내내... 난 그 싸늘한.. 적막이 흐르는 그 공기를 느껴야만 했다...
편지 한 줄 읽고 번역하고, 또 한 줄읽고 번역하고...
그 시간이.. 왜 그리 길던지... 아니.. 짧았던가... 암튼... 내겐 지옥같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잔루까 입니다.
어쩌고 저쩌고.. 일은 어쩌고...
교회에서 봉사는 어쩌고...
진실이를 만나고 저쩌고..
기도도 많이 하고 하나님께서 응답을 이러쿵,,
이렇게 편지로 인사드림 .저러쿵.."
오빠가 미웠다... 차라리 이런건 쓰지 말지...
그 공기 속... 많이 괴로웠다...
아마 엄마도 많이 괴로우셨을테다..
편지읽기가 끝이 나고...
잠깐동안의 정~적
" 안 돼!! 니가 거기 공부하러 갔지, 연애 하러 갔냐??
뭐, 여기 한국에 남자가 없어서 거기까지 갔어??
얘가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
정신이 빠져가지고..
너 그럴려거든 이태리 가지마!!"
이런...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돼는데.. 싶었지만..
이렇게 나오는 엄마 앞에서 더더욱 강하게 보이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적막함 가운데
아빤 분위기를 바꾸고자 하셨는지,
"이 사람은 누구냐.. 이사람이 아빠야??
이사람은 누나고??
무슨 하신대??
그래.."
사진첩을 보시며 여러가지를 물으셨다..
눈물 닦으랴 , 엄마 눈치보랴, 사진설명하랴..
"엄마!!
나도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결정한거 아녜요..
나도 기도해보고 또 해보고
응답 받고 결정한거니까..
내게 응답 주셨으니까..
엄마 , 아빠도 나 여기 있는 40일동안 기도 해보세요..
하나님께서 응답 주실꺼예요..
그다음에 이야기 하자구요."
참.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는
참 어이가 없었지 싶다..
허나.. 일은 이렇게...
내 동생도 옆에서 내 편을 들다가 너무나도 삭막한 분위기에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아는 사람들은 인정하리라...
울 엄마 한 번 화나면 정말 무서운걸...
아니.. 솔직히 웃으면 아름다우신데..
심각하거나 화나면... 휴..
암튼...
이렇게 저렇게...
줄줄 울면서 방에 들어갔다..
불안한 마음에 .. 속상한 마음에... 아파서.. 마음이..
오빠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벨만 갈 뿐..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나마 날 이해해주고 용기주는 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만났던 이야기,,
이런,, 저런,,, 이제 이 페이퍼를 통해서 내가 풀어 나갈 이야기들을....
왠지 불안한...
자정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따르르릉~~
그리고 들리는 아빠의 발걸음...
"진실아! 그 사람... 이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