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장에 대한 관심은 예로부터 남달랐다.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를 한데 묶어 대두(大豆) 문화권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네 그것은 더 유별나다. 금기 사항이 많았고 정성 또한 대단했다.
장을 담그기 사흘 전부터 외출을 삼가는 것은 물론 목욕재계 후 담갔을 ㅅ뎬? 된장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먹는 즉석 음식과 달리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콩을 열다섯 시간 이상 불리는 것은 기본. 알맞게 삶는 시간만도 네다섯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삶은 콩을 짓이겨 누른 다음 모양을 잡은 메주를 잘 숙성하여 소금물에 숯, 붉은 고추 등과 함께 넣고 띄워 적당히 발효시켜야만 비로소 된장이 만들어진다. 요즘처럼 먹을 것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소리가 높을 때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이 더 커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된장은 지역에 따라 담그는 방식이 다르고 첨가하는 재료 가 달라 맛의 차이가 크다. 각 지역별로 맛있다고 소문난 대표 된장을 꼽자면 서울의 무장, 경상도의 진양장, 충청도의 예산된장, 전라도의 전주된장이 있다. 서울의 무장은 메주를 넣은 항아리에 물을 부어 우려낸 후 소금 간을 해 익혀 만든다.
여기에 찹쌀풀과 엿기름 삭힌 것을 합해 잿더미 속에 묻어두고 익히면 된다. 전라도의 전주된장은 찹쌀밥을 질척하게 지어 메줏가루와 엿기름을 섞는다. 또 고추와 가지, 무, 고춧잎 등의 채소를 넣어 삭히기 때문에 칼칼하다.
서울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된장요릿집은 서울의 무장보다 전라도의 전주 된장을 많이 사용한다. 음식점의 사장이 전주 출신이라 고향에서 먹던 대로 된장을 담그거나, 전라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전주 된장을 들여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주 된장의 짭조름하면서 깔끔한 맛이 우리네 입맛에 잘 맞아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국물 내기에 좋은 큼직한 멸치를 한줌 넣어 개운한 맛을 낸 멸치육수 된장찌개는 기본이요, 여기에 된장샤부샤부, 된장수육, 된장칼국수 등 된장의 맛과 영양을 듬뿍 담은 새로운 요리들이 줄을 잇는다.
분식집이든 한정식집이든 국내 음식점이라면 어디든 된장찌개가 있다. 하지만 진짜 맛깔스러운 된장요릿집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맛을 보증받은 고깃집이나 된장을 직접 만드는 된장 전문점이라면 한번 믿고 먹어 볼만하지 않을까.
냄새나는 요리는 싫다는 그녀들(된장녀)도 한번 먹어보면 반할 만큼 맛있는 된장요릿집을 찾아 프라이데이가 나섰다.
된장찌개만 장요리더냐
■ 이색 된장요릿집
[백이동골 된장집]
강원도 홍천 백이동골 농장에서 직접 담근 된장에 박은 된장삼겹살, 된장갈비, 된장 숙성오리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02-3392-0052 10:00~22:00, 된장숙성오리숯불구이 (1마리) 3만원, 된장갈비 (1인분) 8000원, 수락산역 3번 출구 마들역 방면으로 직진 후 강강술래고깃집 바로 뒤편
[다락정]
평양만두 전문인 이곳의 인기 메뉴는 토장(된장의 이북식 표현) 만두전골. 육수를 끓일 때 된장을 풀어 넣어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02-725-1697 11:00~21:30, 만둣국 6000원, 토장만두전골 8000원, 삼청동 총리공관 지나 삼청공원 방향 직진
[오장동 장칼국수] 된장 국물로 끓인 독특한 칼국수와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오로지 된장으로 맛을 내고 근대나 감자 등 채소가 듬뿍 들어가 담백하다. 02-2276-1715 10:00~21:00, 장칼국수 4000원,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 8번 출구 오장동 냉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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