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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비 오종혁이 아니라 솔로가수 OJ입니다

이용미 |2006.09.21 20:18
조회 110 |추천 0


클릭비 오종혁이 아니라 솔로가수 OJ입니다

[세계일보 2006-09-13 11:12]

 

10대 미소년 7명으로 구성된 클릭비가 가요계에 등장한지 7년이 지났다. 등장과 함께 스타덤에 올라선 이들은 이후 탄탄한 팬층을 기반으로 ‘백전무패’ ‘카우보이’ 등을 히트시키며 아이돌 전성시대에 한몫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트렌드가 바뀌면서 클릭비도 다른 무수한 그룹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내리막길을 걸어야했다.   2002년 멤버 유호석, 노민혁, 하현곤이 탈퇴했고, 이후 김상혁이 음주운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남은 멤버들은 변화의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예쁘장한 외모로 인기를 끌었던 리드보컬 오종혁은 지난 2년간의 공백을 깨고 OJ로 돌아왔다. 솔로 데뷔곡 ‘죽을만큼’은 가을에 어울리는 애절한 발라드. 한 커피숍에서 클릭비의 흔적을 과감히 지운 OJ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솔직히, 두렵다

태권도 선수를 꿈꾸던 OJ가 우연히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그곳은 재미있고 신나는 공간이었다. 항상 맹목적인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로 둘러싸였고, 그룹 내에서도 리드보컬로서 입지를 다졌다. 모두가 ‘잘했어’ ‘멋있다’고 해줬으며 주위에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클릭비가 아이돌의 틀 밖으로 나왔을 때 현실은 냉정했다. 대중은 순식간에 관심을 접었고, 팬의 수가 수직하락했다. ‘내가 배운 게 이것 뿐인데’라던 미련은 ‘여기서 무너지면 큰일나겠구나’하는 오기로 변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솔로 앨범 녹음은 그야말로 ‘죽을만큼’ 힘들었다. 인기그룹의 리드보컬 출신이라는데 기대를 품고 온 작곡가들은 하나같이 쓴소리를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그룹 시절부터 키워온 나쁜 버릇도 다 고쳐야했죠. 솔직히 처음엔 자존심 상했어요. ‘그래도 가수였는데’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물론 결국엔 제가 많이 모자랐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필요치 않은 바이브레이션을 줄이고, 호흡 조절에 신경쓰면서 OJ는 점차 노래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 공개하기 직전에도 ‘과연 이 앨범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열악’했지만, 끝내 호평을 얻고 인기몰이에 ‘탄력’을 받은 상태다.

 

“많이 두려워요. 지금까지는 다른 분들과 함께였지만 앞으로는 내 몫이 많은 것 같아서.”

 

# 이제는 귀엽지 않다

OJ는 이번 앨범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벗으려 총력을 기울였다.

 

“댄스그룹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냥 이름만 OJ로 바꾼다는 건 약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장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원래 예전부터 제가 써온 곡이 거의 다 발라드였을만큼 발라드를 좋아하기도 했고요.”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남자답게 생긴 얼굴로 태어나고 싶다’는 그는 ‘아이돌 스타’에의 미련을 버린지 오래다.

 

“예전에 피부가 안 좋아서 삭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웃음) 20대가 되니 미소년이라는 말이 싫더라고요. 머리를 기른 것 때문인지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회사에 말도 안 하고 머리를 싹둑 잘라서 혼난 적도 있어요.”

 

클릭비 내에서 두 번째로 ‘사고’를 많이 쳤다는 OJ는 어느새 어엿한(?) 스물 넷 청년이 됐다. 인터뷰에 동석한 매니저도 “이 친구 철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어찌나 산만하고 장난끼가 많은지 정신이 없을 정도였는데, 어느새 남도 배려하고 말도 잘 통하는 친구가 돼있더라”고 말했다. 옆에 앉은 OJ도 쑥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OJ는 현재 메가웍스라는 디자인 회사의 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솔로 앨범 재킷에 들어간 사진, 문자, 디자인 등에 모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는 클릭비의 우연석이 맡았다. 그야말로 클릭비 멤버들의 힘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것. OJ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해왔다”면서 “신인가수 OJ라고 생각하고 음악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성숙해져 돌아온 OJ

욕먹으면서도 응원해준 팬 큰힘, 옛 시련도 이젠 ''발전 원동력''으로

사람의 마음은 변하게 마련이다. 누구나 인생을 통해 배우는 ‘진리’이지만 20대 초반의 청년에게는 딛고 일어서기 힘든 ‘충격’일지도 모른다. OJ는 클릭비가 이런저런 일에 부딪혔을 때의 상황을 상당히 솔직하게 털어놨다.

 

“물론 잘 알아요. 스타를 향한 관심은 시시때때 변하잖아요. 그런데도 막상 내 일이 되니까 힘들더라고요. 너무 한 순간에 팬들이 빠져나갔어요.”

 

이렇게 OJ는 팬들에게서 상처를 받고 말았지만, 연예계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 쯤 그를 잡아준 것도 팬이었다.

 

“그때는 우리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욕먹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끝까지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었어요. ‘정신차려. 왜 그런 애들 좋아하니’ 하는 말까지 들으면서도 클릭비의 팬으로 남아준 거죠.”

 

모든 걸 그만두고 태권도를 다시 시작할까 고민한 적도 있다는 그는 팬들의 성원을 모르는 척 할 수 없었다.

 

OJ는 “이 나쁜 머리로 그 팬들의 이름을 다 외울 정도로 큰 힘이 됐다”면서 “그들에게만큼은 친오빠 같은 존재이고 싶다”고 밝혔다.

 

맹목적인 팬들의 사랑은 스타를 ‘온실 속의 화초’로 만들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러한 온실이 주는 따뜻함이 필요하기도 한 것이다. 온실 속에서 안주하는 건 아닌지 긴장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것은 온전히 스타의 몫이다.

 

OJ는 온실 밖으로 진출했다. 귀여움, 사랑스러움 대신 원래 오종혁의 모습으로 일어섰다. 자존심을 버리고 노력한 결과, 예전에 떠나갔던 팬들도 다시 OJ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OJ는 “역시 모든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인다.

 

OJ는 이제 팬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 단순한 ‘아이돌 스타’가 아닌 ‘솔로 가수’로서 일반 대중과 소통해야 하고, 수많은 연예관계자들과도 다시 대면해야 한다.

 

그는 “컴백을 해서, 노래를 다시 하고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건 기쁘지만 다시 일을 하면서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것은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기가 있을 때 절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시련이 닥치자 10명 내외로 줄어버린 것. 10분의 1이 넘게 축소된 인간관계를 보며 OJ는 ‘쓴맛’을 봤지만 이제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다.

 

“‘힘들 때 옥석이 가려진다’는 말이 와닿을 수 밖에 없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일찍 겪어본 게 좋은 것 같기도 해요. 그만큼 많은 걸 깨달았고요.”

 

OJ는 지금 출발선에 섰다. 당시에는 큰 상처였지만 이제는 그 아픔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만큼 성장도 했다. 그래서일까. 포장이나 과장하려들지 않고 ‘힘들었다’며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당당하고 자신있어 보였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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