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한마디로 참 매력 없지~
너도 알지? 너 여자로선 빵점인 거!
어어? 이것 봐, 이것 봐.
솔직히 얘기해 달랠 땐 언제고,
눈 똑바로 뜨고 달려드는 것 좀 봐, 어?
너~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남자들은 너 같은 여자 싫어해.
고지식하고, 깐깐하고, 남자 무시하고, 잘난 척하고!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냐?
니가 귀여울 때?
야, 니가 멋있을 때도 아니고, 귀여울 때라는 게, 말이 되냐?
니가 얼마나 무서운데.
아 좀 때리지 마, 지금 억지로 생각하고 있잖아~
글쎄.. 뭐 생각해 보니까 있긴 있네.
니가 모기 잡았을 때!
왜~ 너 며칠 전에,
힘 다 빠져서 비실비실하는 가을 모기 한 마리 때려잡고
엄청 좋아했잖아.
전생에 아무래도 소림사 출신인 것 같다면서.
그 땐 좀 귀엽기도 했지.
근데 그런 건 왜 묻는데?
너 혹시 귀엽게 보이고 싶은 남자라도 생긴 거야?
어허~ 쯧쯧~ 그 남자 어떡하냐 불쌍해서?
야.. 근데 너,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봐?
너 혹시, 나 좋아하는 거야?
아니지? 그러지 마! 난 싫어, 난 너 무섭단 말이야~
너도 알지?
내가 널 진짜 좋은 놈이라고 생각하는 거!
우리, 그러지 말고 내일 사우나나 같이 갈까?
유서 깊은 이 땅에 태어나서
오빠한테 치이고, 남동생한테 치이고,
여중여고를 나와
여태껏 어찌어찌 살다 보니
내 안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자리잡았다.
"남자란 일생 도움이 안 되는 존재다!"
그렇게 이십여 년을 살아 왔다.
그리고 작년 어느 날
난 우연히 길에서 이 친구를 주웠다.
유난히 부실한 하체!
이 친구는 가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없어진다.
자기 발에 걸려 자기가 넘어지기 때문에..
유난히 수줍음도 많다.
자기 입으로 같이 사우나나 가자고 말하면서
자기 혼자 얼굴이 빨개진다.
도대체 뭘 상상하는 건지, 쯧쯧~
나를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너는 너를 확 휘어잡을 만큼
진짜 터프한 남자를 만나야 해!"
하지만 나는 강철같은 여자!
칠수록 더욱 단단해진다!
이런 나 자신을 잘 아는 나는
요즘 자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부실하고 수줍은 남자가 내 짝은 아닐까?
그리고 나를 감히 귀엽다고 하는 걸 보니
생각보다 배짱도 있는 것 같고.
그래, 나 결심했다!
오늘로 이 친구.. 내 남자로 접수한다!
넌, 이제 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