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
쿵쾅쿵쾅 대문이 부서져라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고함 소리가 들려 왔다.
황급히 뛰어나가 활짝 대문을 열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아버지 왠일이세요.
"응 잘 있었어....예 "
아버지는 성큼 대문 안으로 들어 오시더니,
"각하 오셨으니 얼른 진지상 차려라 하셨다."
이어 소박한 차림이 노인 한분이 들어 오셨다. 자세히 보니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놀랄 새도 없이 이어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줄줄이 들어 왔다.
나는 얼른 부엌으로 달려가 밥상을 차렸다. 아버지는 큰 소리로 보리밥을 비름나물 듬뿍 내놓고 막걸리도 좀 가져와 , 하셨다. 나는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밥상을 차려 내갔다.
박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격의없이 마당에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를 했다. 아버지는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부엌으로 왔다 갔다 하시면서 열심히 심부름을 하셨다.
그렇게 한참동안, 맛나게 식사를 하신 대통령은 "잘 먹었소, 고마워 잘 살고 있어 , 또 올께 " 라고 말씀 하셨다.
예닐곱살 먹었던 내 딸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 내가 잘 살펴줄께" 하며 다정하게 쳐다 보셨다. 그리고는 수행원들과 문 밖으로 사라지셨다.
꿈이었다. 비록 꿈이었지만, 너무 생생해서 현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는 생전 박 대통령을 정말 존경하고, 좋아 했다.
경찰관으로 근무했던 아버지는 박 대통령이 돌아가시자 한달간 곡리를 끊고, 술만 마셔됐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넋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슬퍼하고 원통해 했다.
생전에 그렇게 박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했던 것이 인연이 되었는지 아버지는 돌아 가셔서 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시게 된 것이다. 이렇게 꿈 속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된 것은 지금의 자비정사로 옮겨오기 전 서울 삼각산 자락에 불사를 일으켜 부처님을 모시고 있을 때였다. 이 때 인연을 시작으로 박 대통령은 꾸준히 내 꿈 속에 나타나셨다.
특히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하면 꼭 나타 나셔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해 주시곤 했다.
박 대통령은 극락왕생하지 않으신 것 같다. 나라 걱정에 이 땅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삼각산 산신이 되어 북악산 인왕산을 오가며 청와대 주변을 살피시고 계신 것이다.
신라의 태종무열왕이 자신이 죽으면 무덤을 동해에 만들라고 유언했다. 왜적이 이 나라에 쳐들어 오지 못하도록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도 나라와 민족을 두고 차마 떠나지 못하고, 이 땅의 수호신이 되어 조국 강산을 둘러보고 계신 것이다.
하루는 박 대통령이 호호백발이 된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먹을 갈아 흰 종이에 옳을 의, 존재한 재, 바를 정,백성 민, 네 글자를 쓰셨다. 이로움이 있어야 백성을 바로 세울수 있다는 뜻이었다. 박 대통령은 글씨가 씌여진 종이를 둘둘 말아 들고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하셨다. " 어딜 가시려고요" 하고 물었더니 " 나라가 요즘 엉망이어서 견딜수가 없어 이걸 갖다 줘야겠어" 하시면서 청와대 쪽으로 날아 가셨다.
어떤 날에는 또 수표에 크게 억 자를 쓰시더니, " 이걸 정치하는 자들에게 좀 보여주고 와야겠어. 정치하는 사람들이 부정부패하고 타락해서 안되겠어. 이걸 보여주고 정신 차리게 해야지" 하시면서 수표를 주머니에 넣고서 북악산 쪽으로 가셨다.
박 대통령은 나랏일도 걱정이지만, 자신의 분신인 자식들에 대한 마음도 여전한 것 같으시다. 한번은 꿈에 청와대 앞 뜰에서 대통령 내외께서 많은 분들과 함께 연회를 하시는 것이었다.
육영수 여사께서는 옥색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으시고, 열심히 식사 대접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박근혜 의원이 포대에 사내 아기 하나를 소중하게 싸안고 있는게 아닌가 ? 박 대통령께선 흐믓하게 이 아이를 들여다 보시더니, " 우리 딸이 아들을 낳았으니 축하해 주러 왔어" 하셨다.
한참을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박 대통령께선 " 이 나라가 한참 잘못되고 있으니 가시지 마시고 좀 살펴 주세요" 하고 내가 부탁 드렸지만, 아니야 난 미국 가야 돼" 하시면서 홀연히 사라지셨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사라진 다음 박 의원이 안고 있는 포대 안을 들여다 보니, 아이의 이마에 예리한 면도칼 자국이 보였다. 정말 깜짝 놀라 잠을 깨고 말았다. 이 때가 박 의원이 이회창 총재와 뜻이 맞지 않아 한나라당에서 나와 미래 연합당을 창당하였을 때였는데, 아마 꿈속에서 박 대통령께서는 미래 연합당이 결성되는 것을 축하해 주시면서도, 후에 결말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 주시려 한 모양이다.
그 뿐 아니다. 박 대통령의 하나 뿐인 아들 지만 회장이 결혼하는 날에도 나타났다. 박 대통령께서는 생전 즐겨 입으시던 옷가지며 총.군복,장화, 칼,활같은 유품들을 지프차에 잔뜩 싣고서는 자비정사로 오셨다. " 이 곳이 참 고마운 곳이야. 내 유품들을 다 여기다 놓을테니 잘 보관해 " 하시면서 물건들을 대웅전으로 옮겨 놓도록 부하들에게 지시 하셨다.
박 대통령께선 이어 바지를 걷어 올리고서는 삽으로 대웅전 앞 마당을 열심히 파기 시작했다. " 우리 며느리가 제대로 앉을 곳을 만드는 것이야 " 하셨다. 이승에서도 아들 장가드는 것이 그렇게 기쁘고 그래서 며느리에 대한 애정을 저렇게 표현하시는구나 싶었다.
어느 날엔가는 또 꿈속에서 박 대통령께서 자비정사로 찾아 오셨다. 내가 빙의, 빙의가 당신을 공격한다, 등 내가 지은 책을 보여 드리면서, 베스트 셀러가 된 책들입니다. 하고 자랑하고 법당으로 안내해 드렸다. 박 대통령께선 법당에 모셔진 자신과 아내의 영정을 바라 보시더니, " 내 사진이 여기에 있네" 하셨다. 그러더니 " 쌀 좀 실어라 " 하시면서 직접 여러 포대의 쌀을 차에 실으셨다. " 배고픈 사람들에게 좀 나눠 주어야겠어" 하시면서 밝게 웃는 모습으로 절을 떠나셨다.
이승에서도 배고픈 국민들 생각에는 변함이 없구나 싶어 마음이 짠해졌다. 박 대통령께서 직접 모습을 오이시지 않으시지만, 나는 가끔 꿈을 통해서 이런저런 현실의 문제를 미리 알기도 한다. 2005 년 12 월 보궐선거가 있던 날 새벽 꿈에는 박근헤 대표가 나타났다. 다 찌그러져 가는 폐차 직전의 하늘색 승합차를 타고 왔는데, 목이 마르다, 고 말하는 박 대표의 얼굴이 너무 피곤하고 지쳐 보였다. 나는 황급히 동네 가게로 달려가 두유 5 개를 사다 박 대표께 드렸다.
그리고 나는 " 타고 오신 차가 너무 낡았으니 제 차를 타고 가십시요" 하면서 나의 흰색 카니발 차를 내드리니 밝은 모습을 차를 바꾸어 타고 가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날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5 군데서 모두 승리를 했는데 아마 두유 5 개가 5 군데 승리를 의미했던 것 같다.
어느 날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얼굴이 크게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이 꿈에 보였는데, 미국 대통령들 옆으로 한국의 대통령 이름들이 위에서 아래도 순서대로 적혀 있었다.
그런데 맨 마지막에 박근혜라는 이름이 또렷하게 보였다. 이 때가 2002년 초 내가 빙의란 책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와야 된다고 역설해 여의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을 때인데, 언젠가 이 꿈이 현실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박 대통령은 비단 내 꿈에서만 보이는게 아니다. 내 여식 승만의 꿈 속에서도 박 대통령을 만나 뵙는다. 승만의 말에 따르면 어느 날 꿈속 박 대통령이 수행원과 함께 법당에 들르셨다.
승만의 꿈에는 늘 박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분이 있었는데, 눈이 작긴 하지만 초롱초롱하고, 키가 크고 체구가 단단하다고 했다. 이 수행원이 항상 , 아가 박하 오셨으니 밥상 좀 차려라, 하고 그러면 승만이 정성껏 밥상을 차린다.
늘 보리밥에 된장찌게며 나물반찬, 도토리묵,막걸리 등 소박하기 이를데 없는 밥상이지만, 박 대통령은 정말 맛있게 밥상을 비우시곤 한다. 식사 후에는 늘 " 내가 잘되게 해 줄께" 하시면서 따뜻하게 싱긋 웃어 주시곤 한다.
꿈 속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면, " 각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하고 내가 묻곤 한다. 그러면 박 대통령은 " 응 잘 지내고 있어. 나라가 잘 살게 되면 한번 미국으로 놀러와" 하신다.
또 " 여사님은 어디 가셨어요" 하고 물으면 "응 그 사람은 좋은데 시집가사 잘 살고 있어" 하신다. 미국은 아마 극락을 뜻하는 것 같고, 육영수 여사가 시집가사 잘 살고 있다는 것은 극락으로 가셔서 잘 지내고 계신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불자들이 존경하고 그 뜻을 잊지 못하고 있어 그 공덕으로 극락에 가신 것 같다.
박 대통령은 그 것을 좋은 곳에 시집갔다고 표현하시는 것 같다. 자비정사를 찾는 불자들 중에도 꿈에 박 대통령을 뵈었다는 이가 많다 불자의 집으로 불쑥 찾아오신 박 대통령이 역시 소박한 상차림의 식사를 즐겁게 하시고 돌아가신 다는 것이다.
불자들도 자비정사 법당에 모셔진 박 대통령 영정을 보면 "여기에 계셨군요. 그래서 제 꿈에까지 나타나셨군요 " 하면서 눈물을 쏟기도 한다.
묵거 김현욱이라고 내 당숙되시는 유명한 서예가가 계신다. 그 분은 불교 경전사경으로 문화부 장관상까지 받았다. 이 분은 박 대통령 서거 후 10 년간 탑 불사를 한 적이 있다.
손수 사경한 경전으로 탑을 쌓는 귀한 불사이다. 박 대통령을 부처님 은혜로 극락왕생하고, 그 분의 뜻처럼 나라와 민족이 잘 될 수 있도록 부처님 앞에서 기도를 한 것이었다.
이 분 꿈에도 박 대통령이 자주 나타나쎴다고 한다. 꿈 속의 박 대통령은 늘 행색이 초라하고, 안쓰러운 모습이었고, 당숙은 늘 불경을 드리면서 기도를 했다.
이처럼 박 대토령은 내 꿈 속에서 뿐 아니라 수많은 불자들과 높은 법력을 지닌 예술가들의 꿈에도 등장해 나랏일을 걱정하고 계시는 것이다. 나라가 번영하고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평화로운 시기라면 굳이 박 대통령이 구천을 떠돌며 우리 곁을 맴돌지는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하루빨리 이 나라 이 국민이 잘사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 것이다.
책 대한민국과 결혼한 박근혜 중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