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네것도 산이로니 오르기가 힘겨롭다.
고깝기 그지없는 녀석이라기에 가로질러 가렸더니 이리 높아 한숨짓게 하는 이유 있음인가?
기어이 오기라도 네 몸을 천년을 밟고밟아 내 발에 묻어온 티끌로 너를 무너뜨리리라.
그리하여 네것도 나를 잊고 네것도 네것 잊어 모두 잊음으로 만상의 자유를 누려보리다.
나비 이야기
허공을 걷는 나비야 뫼를 향해 오르느냐?
위태로운 춤을 추는 속을 어찌 아니 모르려나
타는 속, 타는 살이 사라질 일 만무하여 풀잎에 틈을 벌려 몸을 내친듯 하여라
꺼이꺼이 울때이면 나도 따라 울어보게
서로이 탓을 돌려 곤궁도 면해보게
혹 이 한숨 소소하여 지나가는 구름이 품에 안아갈지 뉘 알텐가!
화려한 들꽃만을 태양이 사랑하여도
태어난 명을 거스를 용기 없지 아니하여
지금을 그저 하늬바람 타고올라 묻어가는 인생이라도 되면 좋을 듯 싶은 삶이 되고 말음에
정녕 슬프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으랴.
고깝다 : 섭섭하고 야속하여 아니꼬운 마음이다
곤궁: 처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난처하고 딱함
소소하다: 얼마 되지 아니하다
하늬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살갑다: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
퇴고 이야기
마치 아무 쓸모도 없는 글이라는 어감이 들어 나는 퇴고라는 말을 싫어한다.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낱말을 홀로 위화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나는 어쩜 이상한 아이일지도 모르지만 싫은 것은 그럴듯한 논지로 무장을 한다 할지라도 당연한듯 싫어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퇴고라는 말대신 '물림'이라는 말을 쓰곤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못알아듣는 나만의 표현이 생김으로 어떨때는 나 스스로의 만족감에 뿌듯한 듯 미소짓지만 때론 일반화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설단현상으로 혀끝을 고생시킨 적도 종종 있기에 남들에게 맞추어 생각하려 하지만 쌓이는 스트레스를 감당못해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돌아와 버리곤 한다.
그리고 오늘 난 '물림'을 생략한체 글을 써 보았다.늘 그렇듯이 쓰는 순간의 만족을 뒤로 다시 펼친 순간 한숨 짓고 있을 글을 보며...
하지만 어쩌면 지금 이 글들이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나의 사고이기에 지금 나의 표현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밖에없기에 설사 남들이 보기에 살갑지 못한 표현들로 도배된 글이라 할지라도 나 자신만이라도 아껴야만 한는 이유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