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왈랏, 그는 마사지사다.
갠지스 강의 메인 가트에서,
허름한 거적 한 장을 깔고, 그 위에서 마사지를 해주는
수 많은 사람중의 한 명일 뿐이다.
내가 그를 만난 건, 바라나시 시내 구경을 위해 메인가트를 지나칠 때였다.
바라나시엔 힌디들의 생명의 어머니 강, 갠지스 강이 있다.
그리고 그 강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가트가 있다.
가트는 강가를 따라서 강과 마주하고 있는 장소다.
보트를 타는 곳이기도 하고, 빨래를 하는 곳이기도 하고,
신성한 의식을 행하는 곳이기도 하고, 목욕을 하는 곳이기도 하고,
시체를 태우는 곳이기도 하다.
갠지스 강에 붙어서 이어진 가트는 딱히 길이라고 할 것도 없어서
안 쪽으로 미로처럼 이러진 길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래서 길을 잘 모르는 우리들은, 늘상 가트를 따라 걸어 내려와,
다샤스와메드라는 메인가트를 통해서 시내를 다니곤 했다.
내가 메인 가트를 지날 때, 나에게 "나마스떼"라는 말과
함께 악수를 청하는 사람이 있었다.
별 다른 생각없이 악수를 하는 데, 순간 그의 손이 움직이더니,
나의 오른 손을 안마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딱 그만큼 내 손의 피로도 풀리고 있었다!
이어 그의 손은 나의 손목을 타고 올라와, 어느새 나의 팔뚝과 어깨를
마사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곧 이어, 그의 흥정이 시작됐다.
머리, 손, 어깨, 등, 다리, 모두 각각 10루피.
한화로 250원.
나는 행선지가 분명한 알 수 없는 여행객.
그의 흥정을 애써 무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달랐다.
그의 눈은 깊고 심오했다.
태어나서 마주친 수 많은 사람들의 눈 중에,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은,
나를 안아주신 부모님,
그리고 성스러운 성직자가 기도 속에 바치는 눈.
나는 대뜸 약속을 해버렸다.
곧 다시 올게요.
지금은 바쁘지만, 아윌백.
그는 물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그런 눈으로.
2시간 후에 올게요.
12시에 이곳으로 올게요.
내 오른손의 떨림을 간직한 채로,
시장을 구경하곤 다시 돌아왔다.
그는 그곳에 여전히 있었다.
나는 상체만 마사지를 부탁했지만,
그는 거적에 나를 눕히더니 본격적으로 내 온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대낮에 수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메인가트에서,
외국인이 누워서 온 몸을 주무름 당하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일테다.
물론 나에게도.
어느새 내 상체를 다 주무른 그는,
이어서 나의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나는 사양했지만, 그는 예의 그만의 표정으로 웃었다.
그러더니 나의 말 따위는 모두다 알고 있다는 듯, 다시 내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온 갖 오물이 가득한 거리를 슬리퍼 하나로 버티던 내 발은
무척이나 더러웠지만 그는 여의치 않았다.
그의 손이 나의 발바닥을 자극하고 곧 이어, 내 머리를 자극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는 여의치 않았다.
조급해 하던 나도 그쯤되니 모든 걸 잊어버릴 수 밖에.
에라 모르겠다, 온 몸의 힘을 풀어버렸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마사지사다.
어떻게 하면 그의 피로가 풀어지는 지, 어떻게 하면 그의 근육이 풀어지는 지,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에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30분 가량의 마사지가 끝나자, 그는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말했다. 아주 좋다고.
이제 흥정이 시작된다.
얼마냐고 물었다.
그는 대뜸 200루피를 불렀다.
그의 눈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 흔한 흥정 한마디 없이 그에게 대뜸 200루피를 꺼냈다.
그는 아마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아무 소리 없이 그에게 이 엄청난 돈을 지불할 것임을.
만약, 내 옆의 일행의 조언을 내가 받아들여,
그와 흥정을 시작하고, 이 말도 안되는 가격을 조금이라도 깎았다면,
그래서, 내가 그에게 80루피라는 적당한 가격을 쥐어줬더라면,
그때도 그의 눈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인간의 근육따위가 아니다.
단지 그의 손놀림에,
그리고 그 자극에,
나의 몸은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돈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당연하다는 것.
그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래서 그는 당당하다.
그의 눈빛은 깊고 은은하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를 지내다 보면 수 많은 난관과 고난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건,
인도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의 고정관념, 편견, 욕심, 소심함, 이런것들일 뿐이다.
마사지가 끝나고 숙소로 들어오는 내내,
나는 왜 내가 그런 많은 돈을 줘버렸지는지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마사지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나를 마사지 해준 사람은 메인가트의 허름한 마사지왈라 스왈랏.
그리고 난 그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것.
모두 그가 알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로 1주일 동안이나 나는 매일 그곳을 지나치고,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그리고 그는 매일 나와 악수를 청했다.
그리곤 나의 손과 나의 어깨를 만지며
늘 듣던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머리, 어깨, 팔, 손, 각각 10루피.
나는 매번 거절하며 그를 지나쳤지만,
그것 또한 그는 알고 있었다.
내가 더이상 안마를 받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그는 내일 또 나를 만나면 나에게 언제나 나를 보던,
아니 그가 지니고 있던 그 눈빛으로 나에게 악수를 청할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 나는 무척이나 슬펐다.
스왈랏, 그는 바라나시 갠지스 강의 메인가트의 한 허름한 안마사다.
가진 건 길 바닥에 까는 거적 한 장과,
마르다 못해 피골이 상접한 몸과,
그럼에도 끝없이 부풀어 오를 것만 같은 그의 팔뚝.
가진 건 오로지 그것밖에 없는 허름한 안마사다.
Lone_some_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