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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홀로 사는 즐거움,

조혜인 |2006.09.28 00:59
조회 65 |추천 0

    

      소리에놀라지않는사자와같이,

        그물에걸리지않는바람과같이,

          흙탕물에더럽히지않는연꽃과같이,


     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

 

          어찌그리많은것을소유하려했던지,

        사는것이얼마나기적과같은일인지,

      왜매순간그리쉽게잊고살게되는지,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1. 산중에서 세월을 잊다


산방에 비친 달빛에 잠이 깨어/ 오늘 하루 내 살림살이 / 홀로 사는 즐거움 / 당신은 행복한가 / 꽃에게서 들으라 / 아무것도 갖지 않은 자의 부/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 대나무 옮겨 심은 날/ 산중에서 세월을 잊다/ 걷기 예찬

 

2. 행복은 어디 있는가


물 흐르고 꽃 피어난다/ 꾀꼬리 노래를 들으며/ 행복은 어디 있는가 /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주는 것들/ 이 여름의 정취/ 나의 겨울나기/ 그곳에서 그렇게 산다 / 나무 이야기 / 산중에 내리는 눈

 

3. 빈 그릇으로 명상하다


그대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정채봉을 기리며/ 빈 그릇으로 명상하다/ 자신의 집을 갖지 않은 사람/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산 너머 사는 노승/ 영혼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봄은 가도 꽃은 남고/ 내 그림자에게

 

4. 다시 산으로 돌아가며


천지간에 꽃이다/ 감옥이 곧 선방/ 다시 산으로 돌아가며/ 무말랭이를 말리면서/ 토끼풀을 뽑아든 아이/ 생활의 규칙/ 겨울 가고 봄이 오니/ 산자두를 줍다/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인간 부재의 시대/ 나무종이보살/ 삶의 종점에서 남는 것

 

 

11

모든 것은 있을 자리에 있어야 살아서 숨쉰다.

 

15

버릇이란 고약해서 남이 해주어 버릇하면 자신의 능력을 접어둔 채 의존하려는 타성이 생긴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이 타성에 속지 말아야 한다. 타성에 길이 들면 자주적인 능력을 잃고 게으름의 늪에 갇힌다.

 

18

말은 들을 대상이 있어야 한다. 입을 닫은 침묵을 통해서 말의 의미가 목젖에 차오른다. 참으로 우리가 해야 할 말은 간단 명료하다. 그밖에는 습관적인 또 하나의 소음일 것이다.

 

18

언제 해도 내가 할 일이므로 그때그때 눈에 띌 때마다 즉시 해치워야 한다. 이 다음으로 미루면 무슨 일이든지 미루는 나쁜 버릇이 생긴다. 이 다음 일을 누가 아는가. 그때 그곳에 내가 할 일이 있어 내가 그곳에 그렇게 존재한다. 누가 나 대신 그 일을 구들어준다면 내 몫의 삶이 그만큼 새어나간다.

 

19

오늘 나는 이와 같이 보고, 듣고, 먹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내 실존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나를 형성하고 내 업을 이룬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간다. 명심하라.

 

21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모자람이 채워지면 고마움과 만족할 줄을 알지만 넘침에는 고마움과 만족이 따르지 않는다.

 

22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더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더 알려고 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더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지식으로부터의 자유, 소유로부터의 자유를 말하고 있다

 

23

한 해가 저물 무렵 편지 꾸러미를 풀어 챙기다가 뜻밖에 이제는 고인이 된 친지의 편지를 발견하고 한 줄 한 줄 사연을 읽어내려 갈 때, 다시는 더 만날 수 없는 이승과 저승의 아득한 거리를 두고 덧없는 인생사를 되돌아보면서 내 가슴 한 쪽에는 애틋한 흐름이 있다.

 

24

행복과 불행은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고 찾는 것이다.

 

24

행복은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하고 불행은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

 

25

요즘 사람들은 입만 열면 경제와 돈타령만 늘어놓느라고 자신이 지닌 아름다운 속뜰을  열 줄을 모른다. 경제에만 정신을 빼앗겨 아름다움을 잃어간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를 물으려고 하지 않는다.

 

26

철따라 꽃이 피어나도 볼 줄을 모르고, 달이 뜨는지 기우는지 자연현상에 아예 관심이 없다. 이것이 무엇에 흘리거나 쫓기면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공통적인 증상이다.

 

27

어떤 사물을 가까이하면 은연중에 그 사물을 닮아간다.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인생이 된다. 이것이 신비로운 우주의 조화다.

 

27

누구나 바라는 그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행복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우러난다. 오늘 내가 겪는 불행이나 불운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 자체가 곧 불행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서 갖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간다.

 

27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우리 생각과 행위가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천당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는 것이다. 사람은 순간순간 그가 지닌 생각대로 되어간다. 이것이 업(카르마)의 흐름이요, 그 법칙이다.

 

28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 되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 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도리를 이 봄철에 꽃한테서 배우라.

 

29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서 옛 스승은 다시 말한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여기에서 말한 '일 없는 사람' 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자유로워진 사람을 가리킨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라.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 그대로가 그만이 지닌 그 특성의 아름다움이 아니겠는가.

 

33

어느새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은 12월이다. 저마다 오던 길이 되돌아보이는 길목.

나에겐 지난 한 해 동안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스스로 묻는 그런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12월을 가리켜 말수가 적어진 침묵의 달이라고도 한다.

 

34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의 침략을 피해 80이 넘은 노스님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왔었다. 그때 기자들이 놀라서 노스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토록 험준한 히말라야를 아무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까?"

그 노스님의 대답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지요."

자신의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단다. 그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같다. 순간순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산다. 문제는 어디를 향해 내딛느냐에 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가.

 

38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차가운 곳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뜻에 따른다.

 

살아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른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른다.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이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거죽은 비슷하지만 실재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43

너무 뛰지 말라. 조급히 서두르지 말라.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그 어디도 아닌 우리들 자신의 자리다. 시작도 자기 자신으로부터 내디뎠듯이 우리가 마침내 도달해야 할 곳도 자기 자신의 자리다.

 

50

의사들마다 건강 비결로써 두 가지를 들고 있다 .많이 걷고, 생수를 많이 마시라는 것. 옳은 말이다. 그 어떤 운동보다도 많이 걸음으로써 신체가 조율되어 활기차고, 생수를 마셔 신진대사를 활발히 함으로써 건강할 수 있다.

 

51

다비드 르 브르통 중-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걷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53

걷는다는 것은 침묵을 횡단하는 것이다.

 

55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 왔고 살 만큼 살다가 떠날 때도 홀로 간다.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어울려 살면서도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사람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55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절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만났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리니 기븐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와 같은 동반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6

홀로 있을 때 전체인 자기의 있음이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그는 부분적인 자기이다.

 

56

'홀로'라는 낱말 자체는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는 것을 뜻한다. 당신이 홀로일 때 비로소 세상에 살면서도 늘 아웃사이더로 있으리라. 홀로 있을 때 완벽한 생동과 협동이 존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전체적이기 때문이다.

 

56

모든 것은 서로 이어져있다.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섬도 뿌리는 대지에 이어져 있듯.

 

56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 그리고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고독은 때론 사람을 맑고 투명하게 하지만, 고립은 그 출구가 없는 단절이다.

 

57 ##point##

 

홀로 사는 사람은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과계속에서 거듭거듭 형성되어간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으려면 먼저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그 인생은 추해지게 마련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곳에는 삶이 정착되지 않는다. 즐거움은 밖에서 누가 갖다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거치면서 고마움과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부분적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자기일 때, 순간순간 생기와 탄련과 삶의 건강함이 배어나온다. 여기 비로소 홀로 사는 즐거움이 움튼다.

 

72

두 개의 화초를 가까이서 보살펴주고 있으면 내 가슴이 따뜻해진다. 살아 있는 것을 가까이 두고 마음을 기울이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이런 걸 행복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따뜻한 가슴은 이렇듯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서 밀물처럼 차오른다.

 

74

우리가 불행한 것은 외부적인 여건보다도 묵은 틀에 갇혀 헤어날 줄 모르는 데에 그 요인이 있을 것이다. 마음에 걸린 것이 있어 본 마음인 그 따뜻함을 잃으면 불행해진다. 마음을 따뜻하게 가져야 거기에 행복의 두 날개인 고마움과 잔잔한 기쁨이 펼쳐진다.

 

78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79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 속이 더욱 깊어지고 투명해진다. 이 좋은 친구들이 있으니 나는 홀로 있어도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다. 그들은 나를 늘 깨어 있게 한다.

 

79

사람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건 간에 좋은 친구를 통해 삶의 질서를 규범을 배우고 익히면서 인격적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덧없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당신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83

먹고 마시고 입고 걸치고 머물고 나다니면서 사는 우리는 알건 모르건 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은혜와 보살핌 속에서 살아간다. '그림자 노동'이란 말이 있는데 집안에서 식구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보살피고 거들며 헌신하는 일을 가리킨다.

 

말없는 웃음으로 서로 보면서 그를 알고 말해도 대답이 없네,

 

89

너는 그 자리에 지금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돼. 나는 더 이상 너에게 요구할 게 없다고.

 

90

밤비 소리는 낮에 내리는 빗소리와는 또 다르다. 잠결에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들린다. 빗줄기 하나하나가 무슨 사연을 지닌 채 소곤소곤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밤을 스치고 지나가는 저 빗소리로 인해 숲은 조금씩 야위어가고, 하늘은 구름을 떨치고 하루하루 높아간다.

 

93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될 수 있는 한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좋은 일이건 궂은일이건 그것은 그날 내 삶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99

내가 외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 내 길을 가기 위해서다.

 

106

사람이 가고 나면 그에 대한 기억만 아프게 남는다.

 

108

스님, 생신을 축하 올립니다.

오늘이 있어 저의 생도 의미를 지닐 수 있었기에 참으로 저에게도 뜻있는 날입니다.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께서는 늘 절 구경을 다니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몰래 한 푼 두 푼 모으신 돈이 여비가 될 만하면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제가 털어가곤 하였습니다. 그때의 제 속임수란 "할머니, 제가 이 다음에 돈 벌어 절에 모시고 갈게요"였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께서는 제 손으로 월급을 받아오기 훨씬 전에 저쪽 별로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제가 첫 월급을 타던 날 누군가 곁에서, 어머님 내복을 사드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한테는 내의를 사드릴 어머님도, 할머님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울음으로도 풀 수 없는 외로움이었습니다. 스님의 생신에 무엇을 살까 생각하다가 내의를 사게 된 것은 언젠가 그 울음으로도 풀 수 없는 외로움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을 짚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스님께서는 제 혼의 양식을 대주신 분이기도 하니까요. 다시 한 번 축하 올립니다. 스님! - 정채봉 올림

 

110

혼자서 자른 아이들은 혼자 살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져 있다. 그는 혼자 있는 것이 좋았고 그렇게 훈련되어 왔다. 혼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래서 혼자가 되는 이런 순간에 맞닥뜨릴 것에 대비하여 미리 연습하면서 살아간다.

 

113

그저 많고 큰 것만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은 그들이 차지한 것만큼 행복하지도 않고 또한 누릴 줄도 모른다. 아직도 곳곳에 '최고'와 '최대'의 허세에 가치를 두는 촌스런 생각들이 있다. 어떤 것이 진정으로 최고이며 최대인지를 모르고 있다.

 

116

텅 빈 항아리와 아무것도 올려 있지 않는 빈 과반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라보는 내 마음도 어느새 텅 비게 된다. 무념무상. 무엇인가를 채웠을 때보다 비웠을 때의 이 충만감을 진공묘뮤라고 하던가. 텅 빈 충만의 경지다. 빈 그릇에서 배운다.

 

121

무소의 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람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24

우리가 정진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다.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그것은 정진이 아니다. 명심하라. 우리가 정진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그 무엇인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그 무엇인가와 그 무엇을 위해 정진하는 사람이 하나가 되도록 하라.

 

125

투철한 자기 결단도 없이 남의 흉내나 내는 원숭이 짓 하지말라. 그대 자신의 길을 그대답게 갈 것이지 그 누구의 복제품이 되려고 하는가.

 

명심하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피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끝으로 덧붙인다. 너무 긴장하지 말아라. 너무 긴장하면 탄력을 잃게 되고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가기도 어렵다. 사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131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앞서 간 이들의 발자취가 아니라 그분들이 찾고자 했던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외부에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이미 존재해온 우리 자신이다.

 

132

기도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산이다. 사람의 이성과 지성을 가지고도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기도가 우리를 도와준다.

 

134

기도는 무엇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간절한 소망이다. 따라서 기도에는 목소리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진실이 담기지 않은 말은 그 울림이 없기 때문이다.

 

134

기도에 필요한 것은 침묵이다. 말은 생각을 일으키고 정신을 흐트려 놓는다.

 

136

사랑이란 어떤 대상에 대한 끝없는 관심이요, 끊임없는 배려다.

 

139

사람들아, 자기가 몸담아 사는 둘레에 나무를 심으라. 그 나무들이 당신의 친구가 되어 지치고 상처 받은 삶에 위로와 생기를 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지나간 후에도 당신의 자취로 남을 것이다.

 

 140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대상을 사랑해야 한다. 이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열어 보여야 저쪽 마음도 열린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144

말과 글도 삶의 한 표현 방법이기 때문에 새로운 삶이 전제됨이 없이는 새로운 말과 글이 나올 수 없다. 비슷비슷한 되풀이는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선감이 없는 말과 글은 그의 삶에 중심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149

봄이 와도 봄을 느끼지 못하고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해도 그 것을 보거나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병든 것이다. 그런 병은 어떤 의사도 치유할 수 없다.

 

150

많은 사람들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선뜻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구실이 저마다 있다. 누구든지 이 사정 저 사정 따지면 절대로 떠나지 못한다. 한 생각 일어났을 때 한 칼로 두 동강을 내는 그런 결단 없이는 죽어도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150

도시 생활은 철저하게 이기적인 개인주의에 뿌리내리고 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익명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이 없다. 집집마다 문을 굳게 닫아걸고 그 안에 갇혀서 산다. 전화와 전기와 수도와 TV 또는 컴퓨터가 없으면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그런 허약한 곳이다.

 

151

사라져가는 것들은 아름답다. 다시 볼 수 없는 모습들이기에 또한 애처롭고 슬프다. 봄날이 내 가슴에 물기를 돌게 한다.

 

155

천당과 지옥은 어디에 있는가. 결코 먼 데 있지 않다. 내가 지닌 그 한 생각에 천당과 지옥이 달린 것이다.

지혜가 딴 데 있지 않고 어리석음이 사라진 그 자리이며, 사랑 또한 미움이 가시고 난 바로 그 자리다. 그래서 번뇌가 보리(도)를 이루고, 생사가 열반(해탈)에 이르는 디딤돌이라고 한 것이다.

 

160

우리가 참으로 보고 들어야 할 것들을 가려서 보고 들어야 한다. 흙과 물과 바람과 꽃과 나무와 햇볕을 가까이 하면 시들하던 속뜰에 맑은 기쁨이 솟는다.

 

163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들어가 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 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음식물이 지닌 업까지도 함께 먹어 그 사람의 체질과 성격을 형성한다.

 

이를테면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 고기의 맛과 더불어 그 짐승의 업까지도 함께 먹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 짐승의 버릇과 체질과 질병, 그리고 그 짐승이 사육자들에 의해 비정하게 다루어질 때의 억울함과 분노와 살해 될 때의 소통과 원한까지도 함께 먹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167

나눔이란 이름을 내걸거나 생색을 내지 않고 사소한 일상적인 일로써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끼어들려는 차에 선뜻 차로를 양복하는 일, 엘리베이터 단추를 눌러 뒤에 오는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마음 쓰는 일, 또 뒤따라오는 사람을 위해 열린 문을 붙잡아주는 일, 그리고 마주치는 사람에게 밝은 표정으로 미소 짓는 일, 이와 같은 일들이 다 나눔 아니겠는가. 나눔에는 무엇보다도 맞은 편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169

우리에게 건강과 재능이 주어진 것은 그 건강과 재능을 보람있게 쓰라는 뜻에서일 것이다. 당신에게 건강과 재능이 남아있는 동안 그걸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그 뜻이 우주에 도달한다.

 

172

어떤 세상에 살든지 사람은 그 나름의 생활 규범이나 규칙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우리는 이미 이루어져 굳어진 존재가 아니다.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어 가야 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유한한 존재다. 가치 의식에 혼란이 생긴 이 때 자신의 생활 규범이 없으면 시류에 휩쓸려 자기 자신다운 삶을 이루기 어렵다. 자기 인생을 자기 의지대로 살고자 한다면 그 나름의 투철한 생활의 질서가 있어야 한다.

 

174

이 몸은 길들이기 나름이다. 너무 편하고 안락하면 게으름에 빠지기 쉽다. 잠들때는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숙면이 되도록 무심해져야 한다. 병원마다 환자들로 넘치는 것은 의료보험 때문이 아니라, 활동량에 비해서 너무 기름지게 먹고 과식하는 그릇된 식생활 탓이다.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담백하게 먹고 겹겹으로 껴입지 말라는 것이다. 간소하게 먹고 간편하게 입는다면 지구 환경은 그만큼 오염과 훼손이 줄어들 것이다.

 

175

당신은 어떤 생활의 규칙을 세워 지키고 있는가. 당신을 만드는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의 생활 습관이다.

 

178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 있는 유연한 존재다. 이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만약 인간이 완전한 존재라면 그 오만함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완벽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차디차고 비인간적인 금속성이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다.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겸허해지고, 새롭게 배우고, 익힐 수 있다.

 

179

하나 속에 모든 것이 있고 많은 것 속에 하나가 있으니

하나가 곧 모든 것이고 많은 그것이 곧 하나를 이룬다.

 

185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그는 느리게 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느림'은 개인의 자유를 일컫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185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행위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다.

 

185

소유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부풀게 해주기 때문이다. 재물이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185

살짝 스치기만 할 것이지 움켜잡지 말라. 움켜잡는 순간 그대는 복잡한 삶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188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 / 엘모 스톨

- 지금 이 세계는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길을 걷잡을 수 없이 달리고 있는 기차와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그 족으로 가야만 하는지 의심하면서도 안전하게 뛰어내릴 그 방법을 찾지 못해 불안에 떨면서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꼴이다.

 

189

모든 권력은 반드시 부패를 동반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정치 권력마다 집권 초기에는 하나같이 개혁을 부르짖는다. 그 깃발로 국민의 시선을 이끈다. 그러나 정작 개혁의 주체인 자기 자신들은 개혁할 줄을 모른다. 여기에 권력의 부패가 따른다. 자기 개혁없이 어떻게 세상을 개혁할 수 있단 말인가.

 

189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결국은 불행해진다. 지나친 소유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아쉬움과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 본래의 모습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돈이나 재물이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게 되면 사람은 스스로 존재 의미를 잃는다.

 

190

오래된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세월의 무게를 지닌 낡은 것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을, 그것도 최소한도로 갖고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고마워하는 삶의 태도는 결코 낡고 소극적인 생활 방식이 아니다.

 

191

당신도 부자가 되고 싶은가? 우선 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라. 모든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당신은 비로소 당신다운 삶을 이루게 될 것이다.

 

193

우리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업이 된다. 그와 같이 보고 듣고 말하고, 그와 같이 생각하고, 그와 같이 행동하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게 업의 율동이며 인과관계다.

 

195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둘레의 흐름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아야 한다. 시류에 헛눈 팔거나 들뜨지 않고 차분히 자기 자신의 의지로 순간순간 밝고 맑은 업을 익혀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198

눈알을 부라리며 내뱉는 거친 욕지거리와 치고받고 쓰러뜨리고 죽고 죽이는 장면을 즐기면 그런 일들이 자기 자신도 모르게 기억의 필름에 찍혀 잠재의식을 이룬다. 우리 마음 밭에 그와 같은 씨앗이 뿌려지는 것이다. 그 씨앗이 어떤 상황을 만나면 예상하지 못했던 현실로 드러난다.

 

198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사건과 사고는 일찍이 우리들 자신이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들이 한동안 뜸을 들이다가 그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업의 파장이고 그 흐름이다.

 

206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 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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