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편이 이런사람 이라면... 월급은 많치않아도 너무

변종숙 |2006.09.30 00:29
조회 24 |추천 0

남편이 이런사람 이라면...

 

월급은 많치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에 동네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하고 웃으며

저녁거리나 과일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날 있었던

열받은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해 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말하고

들을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씻고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사람은 쌀을씻고 양파를 까고...

"배고파~"해가며 찌개 간도보는...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다 먹고나선 둘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로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어...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티비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 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를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뛰어가...

떡뽁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니 더묵어라~"나 배불러~"해가며 게걸스레 먹고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것도 잊어버린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어떤땐 귀챦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반바지 입혀서..

눈도 안떠지는 나를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오는길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내가 조아하는 아이스크림콘을 두개 사들고...

"두개중에 니 머 묵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약간은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어...

가끔 친엄마한테 하듯 농담도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하시고...

당신 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면 흉을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사람...

피붙이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붙일수 있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 사람..

 

나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그를 닮은듯 나를 닮고 날 닮은듯 그를 닮은 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런 사람이었음 좋겠어...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만은 아빠가 될수 있는 사람이었음...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지어 말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수 있는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애들이 잠든 새벽에 아내와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따라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던지...

그리움 담긴 어릴적 이야기라던지...

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젠 눈가에 주름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음...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었음...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 자리가 이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줄 아는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세기며 사는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수 없을것 같은...

그런사람 이었음...좋으련만...

이글을 다...적고나니...왠지...

서글퍼서...

눈물이 나려 한다 ㅠㅠ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