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장인물들의 성에 관련된 진실"
만약 여러분이 바다를 항해하는 배, 그것도 구일본 해군의 군함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계시다면,
에반게리온의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 가운데에는 유독 배와 관련된 이름이 많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혹, 배에 대해선 잘 모르더라도 아마 이야기 자체는 들어본 분들도 계실 겁니다^_^;).
우선 극중의 여성들의 이름부터 한번 살펴보죠. '카츠라기 미사토', '아카기 리츠코',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그리고 '이부키 마야'의 성은 하나같이 모두 구일본 해군의 항공모함의 이름에서 따온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사람 이름에 알맞도록 같은 발음의 다른 한자로 바꾼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여주인공 가운데 유독 '아야나미 레이'만은 구축함의 이름을 따왔음을 발견할 수 있죠.
어째서 혼자만 달라야 하는 것일까요? 여기엔 뭔가 중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그녀가 여성으로서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 아니면 그 이상 가는 그 무언가가 있는 걸까요?
뭔가 알듯 모를듯 궁금증은 더해갑니다. 배와 관련된 성을 가진 인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죠.
네르프 작전통제실의 오퍼레이터 3인조중 두사람의 남성인 '휴가 마고토'와 '아오바 시게루'의 성은 역시
구일본 해군의 전함과 중순양함의 이름에서 각기 따온 것이죠.
과연 이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심지어는 네르프의 배후인물인 '킬 로렌츠'의 이름에서도 배와 관련된 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설정자료에 의하면 그의 이름 '킬'의 스펠링은 'Keel'로 되어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배의 구조에서 가장 중심 골격부분에 해당하는
'용골'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죠.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에반게리온의 제작진들은 이토록 집요하리만큼 배에 대해 집착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뭔가 중대한 핵심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배들이 헤쳐나가는 세상인 바다는 결코 막힌 곳이 없이
반드시 어딘가로 통하게 되어 있는 열린 세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배들은 비록 제각기 항해를 하고 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세계의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이고, 또 언젠가는 반드시 서로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지니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바다를 인간의 삶으로,
그리고 그 위를 떠다니는 배들을 인간 개개인으로 한번 가정해 보면
뭔가 머리 속에서 가닥이 잡히지 않는가요?
그렇게 본다면 주인공인 '이카리 신지'의 이름 역시 결코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의 성인 '이카리(錠)'는 일본어로 배를 한곳에 묶어 놓는 역할을 하는 '닻'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러한 그의 성이 원래는 아버지의 것이 아닌 어머니의 것이라는 점과,
'이카리 겐도'의 결혼하기 전의 성은 다름아닌 '로쿠분기(六分儀:육분의-배의 항해에 쓰이는 관측기구의 일종)'
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보다 확실한 윤곽이 잡혀갈 것입니다.
바다-세상의 모든 배들을 한곳에 끌어모아 붙들어 매는 것은 닻.
그리고 그 존재의 이름은 원래 여성-'에바(Eva)'-에게서 비롯된 것.
그리고 뱃길을 이끌어주는 것이야 말로 바로 육분의의 역할...
아마도 짐작이 옳다면 분명 이 부분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란 작품의 최대 테마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이 무엇일까요? 고민하고 최종판단을 내리는 것은 역시 여러분 각자의 몫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