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불안을 탐구하는 실존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자유에 대한
끝없는 욕망이 고독과 불안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그에 의하면 궁
극적인 자유는 어느 누구,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을 때 가능해진
다.그러나 의지할 곳이 없어지면 인간은 고독해지고,고독은 결국 불
안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이 주장이 맞다면 인간은 자
유의 추구을 어느 선에서 멈추고 그 이상의 자유는(다른 가치를 살
리기 위하여)스스로 헌납해야 한다.가정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살리
기 위해서는 결혼 전에 각자가 누리던 자유를 상당부분 자진하여 헌
납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
이런 논리는 직장이나 국가,국제사회 등 모든 조직에 대해서도 마찬
가지로 통할 것이다.조직구성원들이 무분별하게 자유를 추구할 때
그 조직은 위태롭게 되기 때문이다.코펜하겐에 있는 키에르케고르
의 무덤과 동상 앞에는 지금도'당신이 쓴 책을 감명 깊게 읽었소'하
는 감사의 메모와 꽃송이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가정의
행복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키에르케고르의 철학 외에도 다른 조건
이 또 필요하다.우선 짧은 사랑과 긴 사랑으로 구별할 줄 아는 지적
성숙이 그것이다."로미오와 줄리엣","타이타닉"같은 영화에 묘사된
사랑은 모두 짧은 사랑들이다.젊은 남녀 사이의 사랑은 (마치 양전
기와 음전기가 서로 끌리듯)자연발생적으로 점화된다.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열렬한 사랑을 나누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50여 년을 같이하는 긴 사랑에는 별도의 조건이 추가되어야
한다.이 조건을 생텍쥐페리는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데
있지 않고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데 있다"라고 표현했다.
한 사람은 정신적,도덕적 가치를,다른 한 사람은 돈과 물질적 가치
릉 추구한다면 그것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앙드레 지드는 "사랑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아함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좋아서 끌리는 힘,즉 인간적 매력은 우리 삶에서
가장 강력한 힘일 것이다.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상대방이 계속 자기
를 좋아하도록 외모뿐만 아니라 교양,지성,가치관,도덕성 같은 인간
적 매력을 가꾸는 일은 긴 사랑을 위한 필요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