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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하여도..

이성도 |2006.10.05 13:40
조회 47 |추천 1

이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또 변한다 하여도..

내 아버지 어머니에게 침을 뱉는 자식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뉴스에서는..

자식들을 구하기 위해서,

불 속에 뛰어든 어머니 ..

또 밀려가는 차를 몸으로 막은 어머니..

이런 안타까운 소식들이 있었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 아버지가 있습니다.

집에 쌀 한톨없고,

어머니의 가슴에서는 젖조차 말라 버렸습니다.

어린 갓난 아이를 포함해 아이들은 모두 다섯명..

 

아버지는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안해 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도 집에는 연탄 한장 보리쌀 한되 살 돈이 없습니다.

할 수 없이 구걸을 해 보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습니다.

세상 인심은 가난한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모든 가족들이 합심하여 노력하는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허구헌 날 학교에 가면 공부는 안하고 싸움질만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 속이 상해서 매을 들어서..

회초리를 치며 자식을 나무랍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

네가 아버지를 믿고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 집도 곧 잘살 수 있을테니..

우리 가족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하지 않겠니...

하고 아버지는 담배 한 모금에 긴 한숨을 쉬고서는,

또 다시 돈을 벌러 밖으로 나아갑니다.

 

이 광경을 부엌에서 보고 있던 어머니는 ...

너무나도 서러운 나머지..

하염없이 소리없이 눈물만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헌 가위를 꺼내들고,

깨진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카락을 잘라 내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으로 나아가 머리카락을 팔고서,

보리쌀 한되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산등성이 골목길을 돌아서 오는 어머니의 얼굴은,

환한 기쁨의 미소가 가득하였으며..

보리쌀 담은 세멘 봉지를 두팔로 꼬옥 쥐고 걸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어머니는 허겁지겁 물지게를 걸머집니다.

양철로 만든 물동이는 군데 군데 구멍이 나 있었지만,

얼음 빙판길을 기어 오다시피 하여 빈 항아리에 물을 채웁니다.

 

보리 쌀을 씻는 어머니의 빠알간 손은 얼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침을 꼬올깍 삼키면서,

한 겨울 문지방에 턱을 괴고서 참새들처럼 입을 벌리고,

엄마를 부르면서 재촉을 하고 있습니다.

 

"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

"엄마가 맛있는 보리밥을 해 줄께 "

 

하고서는 어머니는 또 겨울 눈보라를 헤치고서,

땔감을 줏으러 시장 골목으로 나아 갔습니다.

 

헌 널판지와 아카시아 나무 몇 가지를 꺽어서 돌아 온 어머니...

성냥통을 찾아서 불을 당겼습니다.

 

이윽고 굴뚝조차 없는 처마에서는 연기가 모락 모락 솟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상을 보기 시작 합니다.

머얼건 하얀 김치를 꺼내고,

간장과 함께 아끼고 아끼었던 들기름을 꺼내 놓습니다.

그리고는 이빨빠진 빈 접시와 사발, 대접을 상에 놓았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의아해 하였습니다.

얼른 어머니가 밥을 해 주기를 기다렸는데,

새까만 솥단지는 물만 끓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새까만 솥단지 옆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지친 어머니는..

판자대기 문틈 사이로 눈보라치는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까만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의 어깨는 눈에 젖어서 얼어 붙었으나,

꽁꽁 얼어 붙은 두손에는 커다란 봉지 두개가 들려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커다란 세멘 봉투를 내려 놓으면서..

"어서 빨리 준비해요 " 하시면서 어머니를 재촉 하였습니다.

 

" 네 알았어요 "

"헌데 어떻게 구하셨어요 ? "

 

아버지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서 방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커다란 세멘 봉투 속에는..

까만 김 한톨과 감이며 밤 대추 사과가 있었고,

또 하나의 봉투 속에는 떡과 생선 그리고 고기 덩어리가 ...

 

어머니는 손을 바삐 움직여서 끓는 물에 고기를 삶습니다.

아이들은 배가 고파서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 엄마 아직도 멀었어 ? "

" 배 고파 죽겠단 말야 ~ 씨 !! "

 

"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이제 거의 다 되었다 "

하시면서 씻어 놓았던 보리쌀을 솥단지에 부었습니다.

 

이윽고 밥상이 방으로 들어 왔습니다.

 

아이들이 신나서 밥상 뒤를 우르르 따라 들어 옵니다.

저마다 밥상 머리에 앉아서 수저를 들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어머니가 " 아직은 안돼 " 하시며,

아이들의 손을 잡아 뿌리쳤습니다.

 

아이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며 " 어~엉~엉 " 울기 시작합니다.

옆에서 지켜 보시던 아버지가 한마디 거들고 나서십니다.

" 아니 이 놈들이 왜 이렇게 말을 안들어 "

 

" 이놈들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 "

" 할아버지 할머니 제삿날이잖아 !! "

 

하시면서 밥상을 윗목을 옮겨 놓았습니다.

아이들은 다시 울음 반소리로 콧물 반으로 울기 시작합니다.

 

" 알아요 ~아버지 ~ 오늘 설날이잖아요 !! "

" 씨~ 다른 애들은 새 신발도 신고 옷도 다 입었는데~"

" 어~~엉~엉 " 거리면서 따라 울기 시작 하였습니다.

 

" 어허 ~ 이 놈들이 뚝 그치지 못해 !! "

" 얼마나 맞아야 정신을 차릴려고 그래 "

 

아버지는 고함을 치시고, 어머니는 촛불을 붙였습니다.

 

" 빨리 먹고 싶으면 어서 와서 절부터 해야지 "

어머니는 우는 아이들을 달래면서 재촉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은 울면서 아버지를 따라 절을 하였습니다.

그랬던 것입니다.

 

6~70 년대 우리들이 겪었던 이 슬픈 이야기들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아무리 드려준 들 ..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알아 들을까요  ?

 

그 때 그런 시절에도 대학생들은 무슨 배가 불렀는지..

연일 돌멩이와 화염병 던지면서,

데모질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데모 현장 옆에서는..

굶어죽는 거지들이 수를 셀 수도 없었습니다.

 

특히 겨울이면 얼어죽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신문이나 라디오 방송에도 나오지 않았답니다.

 

이 세상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굶주림 앞에서는 장사도 견딜수 없으며,

들판의 사자도 호랑이도 굶어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것이 바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비난하는,

기성 세대들이 죽지못해 살아나온 이야기입니다.

 

소설이 아닙니다 .

단 한줄의 거짓도 없습니다.

 

과거를 비난하려거든 자신부터 돌아다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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