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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の男,凶暴につき (Warning, This Man Is Wild)

박용철 |2006.10.09 15:51
조회 14 |추천 0


기타노 다케시의 초기작인 '그 남자 흉폭하다(1989)'는 최근의 작품에 비하면 거칠고, 투박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다케시는 이 영화의 중심 모티브를 이후 영화들에서 확장하고, 섬세하게 다듬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케시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가족은 항상 불완전하다. '그 남자 흉폭하다'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다케시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여동생과 살아 간다. 주인공은 여기서도 사회적 의사소통의 도구로 폭력을 사용하며, 야쿠자와의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아 간다. 최후의 순간 여동생 마저 살해하는 주인공의 행위는 다케시의 독특한 영화 세계의 출발점을 장식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릭터는 구지 지켜야 할 것도 없이 그저 관성처럼 살아가는 인간이 가지는 무관심, 그리고 폭력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은 다케시 영화의 전매특허라고 할 만큼 이후 영화에서 항상 등장한다.

 

이러한 주인공의 이미지는 다케시가 유명한 코미디언이었기에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한 흔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케시의 개인적 심리상태가 무엇이었건, 영화적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코미디언이면서 심각하고 파격적인 형식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이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남자 흉폭하다는 이러한 생각의 단초를 찾을 수 있는 영화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한 사회의 관습이나 문화가 만들어 내는 왜곡된 폭력에 직접적으로 응징을 가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대리만족의 효과를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 주인공은 영웅도 아니고, 정의의 사도도 아니다. 그저 상식에서 벗어난 인간을 상식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응징할 뿐이다. 정체되고, 소외를 조장하는 도시 사회에서 이러한 응징은 비문화적인 것이나, 그 문화의 왜곡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기력하고 소외된 인간들이 자신보다 더 약한 자에게 한 없이 잔인해 지는 현상에 그 만한 이유가 있겠으나, 그러한 인간들의 뒤통수를 치며 발로 짓밟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연민과 통쾌감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도시가 만들어낸 독특한 정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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