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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박수정 |2006.10.11 18:15
조회 26 |추천 1
요즘 한국영화를 보면, 스타일의 과잉,,,이라는 말이 몇몇 감독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영상미도 뛰어나고, 이야기도 좋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들 때가 많다. 그런 면에서 '라디오스타'는 간만에 이야기의 진실성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한 때 가수왕까지 올랐던 최곤(박중훈)은 18년이 지난 지금, 미사리 까페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그는 손님과 다투고, 까페 사장에게까지 주먹을 날려 유치장 신세를 진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과거는 잘나가는 록스타 답게 마약,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그런 최곤을 20년 동안 한결같이 스타로 대해주는 사람은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뿐이다. 유치장에 갇힌 최곤을 빼내기 위해 합의금을 빌린 박민수는 방송국 국장의 권유에 따라 최곤을 데리고 강원도 영월로 내려간다. 큰 방송사와의 통폐합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시작한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이라는 방송은 모두에게 탐탁지 않았다.   최곤은 PD가 건넨 대본은 무시하고 막나가는 방송을 한다. 배달 나온 다방레지에게 마이크를 주고는 하고싶은 말, 아무거나 해보라고 한다. 외상값 갚으라는 말로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는, 집을 뛰쳐나온 뒤 엄마를 그리워 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모두의 가슴을 적신 이 이야기는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과 서로 아웅다웅 못마땅해 하던 방송국 사람들의 마음까지 열게 된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를 생각했을때, 어쩌면 스타일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가 촌스러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했었다. 라디오를 통해 전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하나같이 따뜻하고 감동적이지만, 그게 과해지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이 과잉된 영화적 표현에 온 몸을 비트는 사람이라면 특히!) 근데,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 민망함에 몸을 비틀만한건 전혀 없다. 배우들의 소박한 연기는 정을 느끼게 하고, 담담하게 스케치하듯 펼쳐지는 영화는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정말 그랬다. 영화 보는 내내 기분좋게, 웃었다.   비오는 날, 최곤의 곁을 떠났던 박민수가 우산을 쓰고 미인을 부르면서 돌아오고, 그 모습을 본 최곤이 슬며시 미소 짓고, 서로 바라보면서 멈추는 장면은 더할나위 없는 엔딩이자, 이 영화 최고의 컷이다.   요즘 '프렌즈'를 다시 보면서 생각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는건 정말 행복한 일인것 같다. 물론 우리는 그런 표현에 서투른 한국인이지만 말이다. 내가 믿고 사랑하는 사람을 꽉 껴안아주고,, 세상에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격려해 주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다. 행복해지는 영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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