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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남자 그여자

김현석 |2006.10.12 01:59
조회 17 |추천 1


깜짝태그 : [0]

대답은 잘해야 한다

 

 

그남자

 

어제 알아챘어야 했어요.

아니, 생전에 그런 소리를 안하는 앤데

어제따라 이상~하게 코맹맹이 소리로 그러더라구요.

"염색을 할까?말까? 하면 어떤색으로 하는게 제일 예쁠까?"

뭐 그런거요. 

 

그럴 땐 대답 잘해야 하는 거 아시죠?

 

무심코

"너무 요란하게는 하지 마."

뭐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간, 보수주의자로 몰리기 딱 좋구요.

 

"그래, 염색하면 예쁘겠다~"

그렇게 쉽게 대답했다간

"그럼 지금까진 머리색이 마음에 안들었어?"

그렇게되면

당분간 인생이 아주 피곤해지는 거죠.

 

그래서 전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줬어요.

"아유~넌 뭘해도 예뻐!!"

 

물론 백 퍼센트 거짓말은 아니죠.

솔직히 인간인 이상! 어떻게 뭘해도 예쁘겠어요?

 

아니~ 내가 왜 이렇게 흥분했냐 하면

세상에, 머리카락을 피 색깔로 물들였더라구요.

자기는 와인색이라는데 누가봐도 그건 피 색깔이죠!

 

아까 벤치에 앉아있을 때

자기 딴엔 다정하게 나한테 머리를 기대는데

어우~ 소름이 쭈왁!

 

얘는 자꾸 예쁘냐고 묻지,

나는 볼 때마다 소름끼쳐 죽겠지.

 

아~ 어떡하죠?

다시 까맣게 염색하라고 하면 완전히 삐질텐데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그여자

 

히히, 이젠

가죽바지만 사면 돼요.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 본 거

절대 못해 볼 것 같던게

딱 두개 있었거든요.

 

와인색으로 머리카락 염색하는거

그리고

몸에 딱 맞는 가죽 바지 입어 보는거.

 

그딴 걸 왜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글쎄요.. 나도 할 말은 없어요.

내 안에 또다른 내가 있는건지

아니면 원래 내가 그런 앤지...

 

어쩌면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이유가

까맣고 치렁치렁한

 내 머리카락이 아니라는걸...

 

염색을 하고 난 뒤 거울을 봤어요.

근데 솔직히 좀 무섭더라구요.

그래도 그 사람은 예쁘다고 하던데요?

그 말 듣고 나서 다시 거울보니까

뭐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구..

 

내 어떤 모습도 사랑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건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내일은

같이 가죽바지 사러 가자고 해야지,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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