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시리아전 1:1, 90분간의 슬픈 이야기.

홍종환 |2006.10.12 23:49
조회 70 |추천 0

  어제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야유를 들어야 했다. 공을 돌려서 야유를 받다...... 기가 찬다. 선진축구 어느 경기에서 공을 돌리나. 베어벡 저번에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강한 팀들이라도 1:0의 리드가 이어지면 수비를 강화한다..... 난 정말 이 말이 싫었고 이러한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난 어제 경기에 대해서 증오스럽기까지하다. 세계 축구계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팀은 1점 리드로 만족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리드하고 있건 리드 당하고있건 경기 종반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원래 우리나라 대표팀의 스타일이고 어제 경기도 원래 그랬어야 한다. 그런데 아드보카트 감독 이후 이런 성향들이 갈수록 옅어지고있다. 어제 경기는 이 성향의 극을 보여줬다. 실점 상황 이후의 수비성향이 정말 눈에 띄게 도드라졌다. 감독의 지시가 너무 선수들한테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수비지향' 이라는 것 때문에 어제 김정우와 김남일은 한게 없었다.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만족스럽게 볼만한 선수는 조재진뿐이었다. 경기초반에 김상식의 롱패스ㅡ최성국의 크로스ㅡ조재진의 헤딩슛. 이건 정말 맘에 드는 공식이었고 또 조재진, 최성국, 김상식의 각자장점이 완전하게 들어맞아준 바람직한 루트였다. 이 골은 전반8분에 들어갔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애초의 기대였던 3:0낙승에
매우 가까워지고있음을 느끼고있었다. 그러나 짜증은 이후의 82분동안 계속 증폭되었다.

 

1. 김상식, 상식 이하의 플레이ㅡ 왜 베어벡은 그를 중용하고 그는 기대에 못미치나.
  김상식. 이 인간의 '대인'수비력은 그닥 욕할만한 것은 아니다. 원래 김상식이 활동하는 자리는 중앙수비미드필더로, 홀딩 역할을 한다. 홀딩에게 몸싸움능력과 대인견제가 없으면 죽음이고, 이 능력은 센터백으로서의 능력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그래서 전문 대형수비수가 없는 대한민국 현실 상 베어벡은 김상식을 중용하는 듯 하다. 그런데 홀딩맨은 공을 많이 다루는 자리는 아니다.(이것은 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홀딩은 상대 공격미들과 포워드를 대인마크하기때문에 공은 많이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한번의 터치가 매우 중요한 찬스를 맞이할 수 있게 해준다. 상대역습차단으로 반대역습을 전개할 수 있거나, 상대가 지공으로 나올때 흐름을 끊어서 우리가 다시 지공이 됐든 롱패스가 됐든 반격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공을 받게되면 이유야 어쨌든 볼 트래핑이 생긴다. 이 점은 중앙수비로 옮겨갈때 쥐약이 되어버린다. 김상식은 중앙수비로 뛸 때 이 습관을 버리질 못했다. 더군다나 김상식의 소속팀 성남은 김두현이 앵커를 맡고 김상식이 홀딩을 맡지만 김상식이 김두현과 같이 서거나 극단적으로 공격지향적인 위치로 자주 올라간다. 즉, 공격성향이 강한 홀딩이라는 말이 된다. 볼을 일반적인 홀딩맨보다 많이 다룬다. 중앙수비를 볼때도 이 습관을 못 버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 축구는 가면 갈수록 콤팩트하고 강한 압박을 넣어주기때문에 홀딩이나 앵커맨이 압박을 깨기 위해 짧은 백패스를 자주 활용한다. 역시 이 점도 중앙수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어제 봤던 경기에서의 전반 몇번의 위기는 김상식의 백패스때문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상식은, 위에서 언급한 중앙수비수로서 갖지 않아야 할 미드필더의 자세를 모두 가지고 있다. 김상식이 자꾸 수비라인에서 쓸데없는 백패스를 남발하는 것은 소속팀에서 가지고 있는 미드필더로서의 플레이가 남아있기 때문이고 불과 1~2주 A팀 훈련으로는 이것을 버릴 수 없다.
  또한 성남이라는 팀 자체가 수비에서 안정화된 팀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수비와 미들사이의 간격이 콤팩트하게 유지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 홀딩맨인 김상식으로서는 포백의 중앙수비플레이가 미숙할 수밖에 없다. 첫번째 골의 단초를 제공했던 김상식과 김동진의 위치를 다시한번 살펴보면, 김동진은 오프사이드트랩을 생각지 못하고 대인마크에 들어가려고 했던 반면 김상식은 오프사이드트랩을 생각하고 전진해있었다. 이는 포백이 익숙하지 못한 팀에서 가장 많이 남발하는 실수이기도 한데, 이런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은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버래핑을 하던 측면수비수들이 귀환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공격수들이 트랩을 깨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김상식은 당연히 김동진과 같이 빨리 수비로 귀환하면서 뒷공간을 파고드는 선수를 마크하던지 세컨볼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함으로서 한번의 로빙패스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실점과정은 우리나라가 2006 월드컵준비과정이나 실제 월드컵 조별리그, 그리고 그 이후의 A매치에서 맞았던 잦은 위기들과 거의 같은 부류의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중앙수비수들이 있었는데, 이 위기를 많이 초래했던 사람은 공교롭게도 김상식과 김진규다. 김상식은 감독들이 굉장히 중용했고, 김진규는 젊은 피와 투지가 선발출장을 유도했지만 둘다 실패작이 되어버렸다. 과정을 보고있지만 김진규는 성장의 단계지만 김상식은 이제 더 이상 발전여지는 크지 않다. 김상식을 김남일의 대체요원으로 쓰는 것에는 동감하지만 중앙수비수로는 앞으로 선발해서는 안된다. 이유야어쨌든 경기내내 불안감을 노출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김남일의 백업으로도 안되는게, 이미 김정우, 이호 등과 신진 젊은 피들이 이 자리를 노리고있다. 김남일 후임으로는 더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따라서...... 김상식이 A팀으로 올 일은 별로 없었으면 좋겠다.

 

2. 김동진의 달갑지 않은 중앙수비ㅡ 이영표한테 밀렸나?
  개인적으로는 김동진이 왼쪽 윙백으로 출전하길 바랐다. 이영표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소속팀에서 주전출장이 적다면 당연히 출장하지 않는 쪽이 바람직하다. 이운재와 안정환이 왜 빠졌는데. 이영표도 같은 맥락에서 빠져야 맞다. 그런데 김동진이 중앙으로 밀렸다. 이영표는 제 기량 발휘를 못했다.(다음에 설명할 부분이다.) 김동진은 원래 스피드가 좋으면서 장신이고, 몸싸움에서 크게 밀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경험도 있다. 이 부분은 분명 중앙수비로서 약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원래 어디에서 뛰었는가. 왼쪽 윙백으로 뛰었다. 윙백은 센터백과 포백의 개념을 다르게 생각한다. 센터백은 라인조율과 미들과의 간격유지, 위기시의 침착함과 안전한 볼처리가 중요하지만 윙백은 대인방어능력과 오프사이드 트랩활용능력, 오버래핑능력이 더 중요하다. 김동진은 더군다나 중앙에 배치된 적이 별로 없고 주로 왼쪽 측면의 미드필더나 수비수로 활약해왔다. 수비능력이 최우선인 센터백으로는 당연히 낯설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쓰리백의 중앙수비도 아니고 포백의 중앙수비다. 라인조율능력이 매우 중요한 이 자리에서 윙백이 활약하는 것은 썩 달갑지 않다. 불과 2주씩만의 A팀훈련으로 윙백이 센터백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갈라스나 다른 윙백과 센터백을 겸하는 팀들은 다 세계최고라 자부하는 리그의 팀들이다. 김동진과는 경우가 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자.) 당연히 지난 가나전과 어제의 시리아전에서 그의 약점을 많이 노출했다. 대인마크능력이야 1:1상황에서 운에 맡기는 쪽이 속편하지만, 공간을 이용한 수비에서는 영락없이 무너져내렸다. 또한 김상식, 김영광과의 호흡도 좋지 않았다. 수비는 끊임없이 골키퍼와의 콜플레이를 통해 간격을 유지하고, 시야밖의 상황에 대해서 포착해야 한다. 그런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플레이로 시종일관 불안한 상태로 게임을 끌고 나가는데에는 이 자의 이유도 컸다. 역시 김동진은 이영표 이후의 윙백으로 키워야할 것 같다.

 

3. 오랜만에 경기 뛴 이영표. 겨울엔 다른 팀으로 가자.
  현대축구에서 윙백은 오버래핑이 매우 중요하다. 수비를 보다가도 때로 높이올라가서 윙포워드를 박스오버로드시킨 후 구석에서 크로스를 올려 어시스트나 그에 준할만한 활약을 한다. 이영표는 수비능력은 기본이고 오버래핑을 포함한 공격적인 능력이 매우 탁월하기때문에 세계 어느팀에서도 중용될만한 좋은 선수다. 그런데 EPL의 토튼햄 핫스퍼에서 베누아 아수에코토에게 밀려(?) 시즌중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이운재, 안정환은 선발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이영표가 선발된 이유는 아무래도 그의 존재 자체가 가져오는 네임벨류와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감, 그리고 선발출장하지 않더라도 연습상대 또는 연습 동료로 그만한 선수가 없기에 영국에서 12시간이나 걸려 한국으로 불러왔을 것이다. 그러나 실전투입된 이영표는 역시 기대에 못미쳐도 한~참은 못미쳤다. 결장에서 온 문제가 여기저기서 계속 눈에 띄었다.
  이영표선수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구석돌파후 크로스뿐만 아니라 중앙으로의 땅볼패스도 기가막히게 성공시킬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윙백 이전에 왼쪽 미드필더로서 뛸 때의 경험이 가져다 준 중요한 소산이다. 지난시즌 중반 이후에 이영표는 크로스보다는 땅볼패스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도록 도운 적이 많다. 대표팀에서도 이런 플레이는 유효하다. 특히 김두현 김남일선수같은 중거리 능력이 있는 팀에서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어제 이 플레이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버래핑해서 대부분 가까이 있는 선수 또는 고립됐을때 콜플레이로 단발패스 이후 뛰어들어가 크로스를 올리는게 전부였다.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거기다가 오버래핑때문에 뒷공간이 자주 비고 이를 커버해줄 사람이 없는데 중앙수비수는 김동진...... 계속 왼쪽 뒷공간이 빈다. 소속팀에서 못뛰다보니 공수전환도 당연히 빠르지 못하다.(느렸다는건 아니다. 그러나 평소만큼의 스피드는 분명 아니었다.) 점유율은 6:4에서 7:3을 줄곧 유지했지만 불안했다. 역시 그는 겨울에 다른 팀으로 가줘야될 듯 싶다.

 

4. 중원이 잘했다?! 베어벡, 솔직하게 말해봐.
  어제 중원은 정말 한 것이 없는 게임이었다. 아예 한 것이 없다고 해도 된다. 첫 득점도 롱패스로 이루어진 것이라 중원의 정교한 패싱을 거쳐 간것이 아니다. 계속 답답하게 주고짤리고 주고 짤리고...... 김정우가 오랜만에 A팀으로 들어와서 선발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홀딩인지 앵커인지 분간도 안가는 활동범위, 스트레스 받고 자꾸 겉도는 김두현, 측면으로만 빠져나가는 윙들때문에 혼자 공중볼 따내다 엘보우 맞은 조재진. 중원에서 밀고 올라가주질 못하니까 전방에서 힘을 못썼다. 설기현, 어제 거의 안보였는데 이유는 당연하다. 공세시엔 중원의 선봉인 김두현과, 두명의 홀딩 중 한명이 박스오버로드를 통해서 페널티 근처에서 조재진의 힘이 되어줘야한다. 그런데 왜 조재진만 고립시키고 중앙의 미드필더들은 올라가질 않나. 이제 이 기사의 인터뷰를 보자면 베어벡의 주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럴것도 같았다. 김남일선수는 원래 홀딩을 잘 보지만 가끔은 앵커맨이상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김정우 선수역시 공격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두현 선수는 알다시피 공격에서는 상당한 센스를 지니고 있고 어슬렁어슬렁 수비중심으로 갈 타입이 아니다. 당연히 감독 주문이 있었겠지. 아마 베어벡은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토고에게 2:1로 이겼던 기억과, 수비지향적인 플레이가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나 어제 멤버였다면 수비지향적일 필요는 전혀 없었다고 본다. 만약 감독 주문대로 안가고 김두현이나 설기현을 프리롤로 놓고 김정우와 김남일을 위로 끌어올리면서 적당한 오버래핑을 줬다면 어제 적어도 두 점 이상은 더 얻을 수 있었다. 몸이 무거워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설렁설렁 뛰지도 않았다. (설렁설렁 뛰게 된 건 감독 지시였다고 본다. 후반 중간 이후에도 우리나라 선수들 중 지친기색을 보인 선수는 없어보였다) 중원에서 시리아가 수비 극단으로 나온 것은 물론 우리선수들의 공격을 힘들게 만들었기도 했지만 공격시도조차도 제대로 안한것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격시에 상대 압박에 대해 중원에서 전혀 대처하지 못한것도 큰 잘못이다. 이건 작전을 떠나 선수 개인 기량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김정우...... 압박에 익숙하지 못하다. 우리나라 A팀을 보고있자면 예전부터 압박을 할줄만 알고 상대 압박을 견뎌내거나 깰줄 모른다. 상대가 압박을 하면 일시적으로 단발 백패스를 주고 상대 전방수비간 간격을 넓혀서 드리블 여지를 주거나 뒷공간 또는 빈공간으로 가는 선수에게 킬패스나 로빙패스로 공격해 나가는 것이 해법이다. 그런데 단발백패스가 아니라 아예 긴 백패스로 공격을 다시 시작하거나 백패스 안하고 무리하게 전진하려다가 뺏기거나 파울을 당한다. 이런 경우의 피파울은 대개 좋은 위치가 아니다. 센터서클에서 가깝기 때문에 세트플레이 연출이 안되는 위치. 하루빨리 압박을 깨는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여담인데, 베어벡이 어제 중원들 잘했다는 말은, 수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5. 공격루트의 단조로움ㅡ공격라인의 책임은 전혀 아니다.
  어제 공격을 맡았던 최성국, 조재진, 설기현은 각자의 임무를 아주 잘 수행했다. 아니, 상황에 맞춰서 잘 움직였다. 어제 윙백들은 정말 너무 많이 올라가는 바람에 계속 포워드들과 겹쳤다. 그런데도 최성국과 설기현은 박스오버로드를 시도하지 않았다. 왜냐...... 중원에 아무도 공격적으로 나서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다.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이 빛을 발하려면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야한다. 즉, 크로스를 했을때 헤딩으로 슛을 넣는 것 외에도 중원의 중거리포로 득점을 만드는 옵션도 있음을 상대 수비로 하여금 인식하도록 해야 하고 그래서 가끔은 대기권돌파라도 중거리포가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어제 내 기억으로는 중거리포로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던 게 단 1번뿐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건 대기권돌파였고. 이런 상황이라면 제아무리 날쌘돌이 윙포워드라도 공격을 성공시키긴 힘들다. 당연히 어제같은 경우 시리아는 좌우 폭은 좁히고 극단적으로 중앙에 몰린 형태로 수비하면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좌우로 돌파까지는 했는데 조재진 혼자 헤딩싸움 하고 있으니...... 거기다가 최성국은 박스오버로드 해서 설기현의 공을 받을 수가 없다. 신장이 173에 불과하기 때문에 골키퍼는 물론이고 상대 수비와도 경합이 안된다. 반대로 최성국의 크로스는 설기현이 받을만 했지만 어제 설기현이 박스오버로드는 많이 시도하지 않았다. 그런상황에서 설기현은 박스오버로드보다 윙백이 올라오니까 뒤로 빠지는 쪽을 택했다. 물론 그래서 공격실패후 공격권이 바로 전환되는 경우에 압박을 통해서 속공을 허락하게 하진 않았다. 설기현이나 최성국에게 욕할 거리는 별로 없어보인다. 4장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중원에서 올라오지 않은 것이 공격력부재의 원인이 된 것이다. 따라서 어제 공격루트는 다양하지 못했다. 만약 어제의 라인업으로 공격적인 플레이가 이뤄졌다면 공격루트는 정말 많았을 것이다. 크로스에 이은 발갖다대기나 헤딩뿐 아니라, 크로스로 중원에 떨궈준 공을 로빙패스로 박스 안에서 슈팅으로 연결한다든가, 중원에서 곧바로 해결(발등에 살포시 얹어서 무회전킥을 날려준다면 골키퍼를 속일수도 있다)하는것, 아니면 중원 드리블에 이은 킬패스나 파울유도를 통해 자유차기를 얻는다거나. 김남일이나 김두현이라면 아마 논스톱 중거리도 꽤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경기로 중원선수들의 자질을 평가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지공을 일삼은 것도 역시 공격라인에겐 그닥 욕할 거리가 아니다. 공격하다가 갑자기 다시 뒤로 공을 돌리는 것은 공격을 못해서가 아니라 공을 줄 곳이 마땅찮을 때이다. 어제 시리아선수들이 중앙에 너무 몰려있어서 측면에서 막히면 다시 중원으로 빼야하는데 중원선수들이 뒤로 쳐져있으니 당연히 긴 백패스로 다시 공격을 시작해야 한다. 김상식이나 김동진은 이를 중원안거치고 바로 전방으로 연결하려고 하다보니 공격권을 자주 내주는 모습도 보였다. 여러모로 수비지향적으로 경기에 임했던 어제 중원진은 감독 콜이든 어쨌든 바람직하진 않다.

 

6. 김영광 골키퍼ㅡ 오버는 둘째치고 콜플레이를 못한다.
  골키퍼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 수직사회인 한국에서 이건 큰 핸디캡이다. 이운재였다면 안먹었을 실점일 수도 있다. 탄력에서는 김영광이 나을 수도 있지만 상황판단능력은 이운재선수가 확실히 낫다고 할 수 있다. 무작정 소리쳐대면서 콜플레이 할 수 없는 어린 나이라면 당연히 수비라인에 대한 '장악력'은 없어진다. 골키퍼는 공만 막으면 되는 줄 알지만, 수비라인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위기 자체를 초래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골키퍼다. 또한 유일하게 그라운드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기때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문제점에 대해 콜을 통해서 지적할 수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고 경험있는 자에게 돌아가면 팀을 안정화시킬수도 있다. 김영광을 A팀에 출전시켜 경험쌓게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운재가 김영광나이때 A팀의 주전은 아니지 않았나. 세대교체의 바람이 좋긴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이운재를 선택하는 것도 적절했다고 본다. 김영광이 실점을 자주 내는 것은 일차적으로 필드에서 제대로 해주지 못한 탓도 있지만 본인의 성장과정이기도 하므로 차분히 지켜보면서 그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고쳐나가면 될 것이다.

 

7. 총평
  정말 만족스럽지 못했다. 후반에 잠깐 공격 살아났을 때말고는 보기가 싫었을 정도였다. 가뜩이나 기아가 한화한테 지는바람에(기아팬입니다ㅠ_ㅠ 한화 그래도 올라갔고 알렉스 범호씨 요즘 타격감좋으니까 캘러웨이 상대로 큰거 한번 뽑아보삼 ㅋㅋ 재박씨 요즘 맘에 안드는데 체면좀 구겨주고 ㅋ) 기분 안좋은 상태에서 관전들어갔다가 너무 짜증나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사실 어제같은 슬픈 날 소주로 나발불어야하는 것이었거늘......
  베어벡감독, 다 좋고 세대교체 시행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다. 2003년 청대 16강멤버들이 속속 주전급으로 치고 올라와야 다음 2010 남아공대회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중 전술운용에서 수비지향적으로 바꾸는 건 우리선수들 태생적인 성격에 안된다. 지든 이기든 끝을 봐버려야 하는 우리 성격에 수비하라는 건 기분이 나쁜 일. 또한 요즘의 축구 자체가 압박을 깨고 공격을 해 나가야 승리할 수 있도록 흐르고 있기때문에 상대 압박에 뒤로 쳐지면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쫄딱 망해버린다. 1점리드에 만족않고 끊임없이 공격해 나가는 한국축구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주길 부탁한다.

  더불어 어제 경기 보고 혈압 오르셨을 어르신들과 축구팬들 참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아직 부정적인 견해는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 순전히 전술적인 미스가 게임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 너무 많은 태클을 거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베어벡 감독도 수비지향적인 점만 제외한다면 아직 평가는 이르다. 아시안컵 결과나 다른 A매치의 결과와 색깔, 아시안게임의 결과 등의 베어벡을 2010년까지 붙잡아둘지 다른 감독을 찾게 될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지켜보면서 문제점을 클레임하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어제 90분동안 교체없이 풀타임으로 뛰어준 11명의 태극전사들과 열두번째 전사인 붉은 악마들의 투혼.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한국축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대한민국 화이팅!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