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군대를 가야된다느니 어쩌니.
얼마전 신문에 대다수의 여성들이 여성의 군대 복무를 반대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어서 인터넷이고, 삼삼오오 모이는
술자리고, 꽤나 화젯거리가 된 모양이다.
예전에 군 가산점 논란 때도 그랬지마는, 아우.. 이거 좀 심각하다
뭐 좀 올라온다 싶으면 예비역들 한데 모여, 악플로 초토화 시킨다.
거기에 여성들까지 니들이 출산을 아느냐, 생리의 고통을 아느냐
치고 나오면, 너네가 군대를 아느냐며, 전가의 보도처럼 군대만
가지고 휘둘러 대는 저 단순함.. 아오.
우월하고 싶은 남성들아. 우월하고 싶으면 당신들이 인정하는
프로필에 들어맞는 사람하고 경쟁해서 우월하셔라.
사람 많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지퍼 내리고 물건 내놓고 덜렁
거리는거. 번짓수를 잘못잡았다.
박찬호하고 박지성을 비교하는게 종목이 틀린데 무슨 의미가
있을가. 박찬호는 야구를 잘하고, 박지성은 축구를 잘 뛴다.
그뿐이다.
자기보다 낮은 위치에 있고, 우월하지 못한 사람은 일단 밟고가는
후진국적 특성좀 버리자. 직장상사가 아빠를 밟으면, 아빠는 엄마
를 밟는다. 애들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밟히고, 군대에서 고참
한테 밟힌다. 쟤보다 잘나야 되고, 쟤를 밟아내야, 그 반동으로
나는 높이 쩜프할 수 있다.
우리 세상의 모든 경쟁과 도태의 선긋기. 그 중심에 남자와 여자
의 선긋기가 있다. 근데 정말 궁금하다. 그렇게 밟고 밟고 또 밟아
어디까지 올라가서 얼마만큼 행복해질까.
다분히 소모적이다. 한세상 즐겁게 살다가 세상에 폐 안끼치고
사라지면 족한 인생. 뭐 그렇게 절박하게 굴어야 하냐고.
남성계에서 하위권인 남성도 여성계로 살짝 들어가면
상위권에 속할 수 있다는 건데. 내 밑에도 애들 많다 이거지.
사실 우리도 피해자다. 남자답게 자라야 한다고, 유년시절
집과 학교에서 주입받았고, 군대가서 확실히 온몸에 박았다.
이제 온몸에 박은 그거. 뽑아야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에도 좋다.
진짜 남자다운 모습은 괜히 피해의식 느끼고 이러는게 아니잖은가
여성들은 끊임없이 '여성해방' 외쳐가면서, '우리는 니네들이랑
종목이 틀리니까. 니들 기준으로 보지 말라' 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가지고 단지 '우리도 동등하게 대해줘' 하는데...
그게 뭐가 그렇게 아니 꼬와서 안달복달 하시는가.
특별히 남성적인 여자가 남자들 사이에서 인정받는거는
남성계에 투항하고 적응한 여자일 뿐이지. 대다수의 여성이 아니다
일단 여자는 밑에 깔고 가는게 마음 편하신가.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법이다.
그냥 그런거 의식 안하고 살면 좀 더 편안하지 않을까.
'아 왜 나는 군대도 가서 뺑이치고 있는데, 얘네는 편하잖아' 하는
생각은 '여성'이라는 불특정 다수를 적으로 상정하고, 불평을 토로
하는 딸딸이밖에 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들을 가지고
뜬구름 잡고 있는, 스트레스만 받는 에너지 소모라는 말이다.
우리를 군대로 보낸 주체는 여자가 아니라 '병무청'이다.
남자다운 남자들아. 우리 억울한거 맞다.
근데 이건 좀 치사하다는 말이다.
친구랑 길 가다가 불량배한테 맞으면, 그 불량배한테 원망을
품어야지. 조용히 다가가서. '저기요 저만 때리지말고 얘도 같이
때려 주세요' 해서 둘이 같이 맞으면. 좋은가?
차라리 모병제를 들고 나오면서 강제징집을 반대하는 편에 에너지
를 쓰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합리적이다. 그리 열받을 일이 없으
신가. 안그래도 피곤한 세상이다. 피차 피곤하게 살지 말자.
이제 그만 좀 할때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