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누나와 동생이 한창 말싸움을 벌인다.
동생은 누나에게 '도토리'를 달라고 집요하게 졸라대고 누나는 이를 완강하게 거부한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가 한마디 거든다.
"도토리는 뒷산에 가면 많이 있는데 니네들은 왜 그런 것 때문에 서로 싸우고 그래."
이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한 사람은 구세대, 살짝 웃음을 지어보이면 신세대로 평가될만 하다.
어머니가 말하는 '도토리'와 누나, 동생간 싸움의 원인이 된 '도토리'는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동생이 누나에게 달라고 조르던 도토리는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월드(www.cyworld.com)의 전자화폐 이름이다.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자신의 미니룸을 꾸미거나 배경음악을 깔기 위해서 유료 아이템을 구입할 때 도토리를 사용한다.
도토리는 싸이월드 내 전자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현금을 충전할 수 있으며 현금과 도토리의 교환 비율은 100:1이다.
즉 현금 100원에 도토리가 1개인 셈이다. 싸이월드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금으로 도토리를 충전한 후 도토리를 사용해 서비스를 이용한다. 현금 충전 외에도 싸이월드의 각종 이벤트 참여를 통한 도토리 취득도 가능하며 ok캐쉬백 포인트, skt 레인보우 포인트 등을 이용한 도토리 구매도 가능하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장식하고 관리하는데 드는 도토리 숫자는 개인별로 차이가 많지만 기본적인 배경화면, 배경음악 등을 구입하려면 약 50개의 도토리가 필요하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5,000원이 소요되는 것이다. 싸이월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도토리는 사이버 공간의 전자화폐 대표주자로 그 명성을 굳혔다.
도토리라는 명칭은 싸이월드를 탄생시킨 sk 커뮤니케이션즈의 이동형 상무가 직접 제안한 이름이다.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고 규격성이 있으면서 비싸지 않은 물건 중에 화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보다 친근한 이름을 찾은 결과다.
도토리가 물론 특정 사이트의 전자화폐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이 더욱 발전하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도토리는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다.
싸이월드 외에 다른 사이트에서도 전자화폐 기능을 수행하는 아이템들이 존재한다.
nhn 블로그에서는 '은화, 다음 플래닛에서는 '별'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화폐가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