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아침이 올때가 세상에서 가장 두렵습니더.
햇살이 대지를 감싸며 세상을 깨우는 아침은 흔히 새로운 출발과 희망으로 비유되곤 한다. 허나 그 아침을 두려워 하는 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희망이라 받아들이는 개체를 공포로 받아들이는 두사람. 하루하루 사는게 고통이며 죽을 날 만을 기다리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목요일 10시부터 1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원작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 이 영화는 두 사형수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사회적 사형수와, 자의적 사형수. 이 두 사형수가 엮어내는 삶의 편린들이 영화를 이루고 있다.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 안에서 살아가는 윤수(강동원 분) 는 하루라도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고 늘 말하고 다닌다. 자살을 밥먹듯 하는 유정(이나영 분)은 세번째 자살도 실패로 돌아가고 어머니와 티격태격 다투고 말았다. 이 둘은 말한다. 사는게 싫다고. 죽어 버리고 싶다고. 그러나 그 둘은 떠오르는 태양이 두렵다는 부분에서 공감하게 된다. 떠오르는 태양이 두려운건, 마음 깊은 곳에서 곧 다가올 죽음의 날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뜻 이리라. 그런 두 남녀가 하나의 공간에서 만났다. 일주일에 한번, 세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이어지는 두 사람의 만남. 손은 수갑에 묶여 있고 감시자가 늘 따라붙어야 하는 공간. 그 공간 속에서 둘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을 키워간다.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 속에서 말이다.
물고기가 사람이 되는건 기적이 아니고 마술이지. 하지만 사람이 변하는 건 충분히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네.
영화는 두 주인공의 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의 마음과 삶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하는 가를 심도있게 보여주려 애 쓴다. 영화에서 반복되어 보여지는 면회실 장면은 늘 같은 인물만이 등장 하지만 변해가는 두 사람의 분위기로 가득 참 으로서 관객에게 지루 함 보다는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 켜 준다. 두 사람은 영화가 진행 될 수록, 서로간의 대화가 깊어 질 수록 둘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고 상대방의 고통을 감싸 안고 싶어한다. 사랑의 본질은 여기서 나온다. 나를 상대방에게 강요함이 아니라 상대방을 포용하고 끓어 안으려는 것. "모든것이 나를 외면 했다고 생각했는데...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더" 라는 윤수의 대사 처럼. 이 둘은 너무 늦게 그 사랑을 알아 버렸다. 그러기에 그걸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은 더 안타깝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그러면 적어도 몇일은 더 행복했을텐데...둘을 동정하는 관객의 마음은 결국 볼 위의 눈물이 되어 맺히고 만다.
죽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사는 게 지옥 같았는데... 내 살고싶어 졌습니더...
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정석을 보여 준 송해성 감독은 의 부진을 털어내고 다시한번 인물의 감정에 촛점을 맞추는 영화를 찍어내었다. 영화 가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듣는건 바로 이 점 때문이리라. 보고만 있어도 두 배우의 감정이 가슴으로 흘러 들어온다. 화면은 수채화로 그린듯 빛으로 넘실대고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 준다. 통속적이고 신파적인 내용이기에 더더욱 공감이 쉽다. 너무나 뻔한 내용이다. 뻔뻔할 정도로 뻔한 내용이다. 송해성 감독은 이 뻔한 통속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을 입히며 아름답게 그려낸다. 강동원과 이나영의 놀라운 연기력(전혀 기대치 못한!!)은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온다. 잘생기고 이쁜 배우를 벗어나 감정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와 닿았다. 이 두 배우. 무섭도록 성장했다!
영화의 단점이 없는것은 아니다. 두시간이라는 시간의 압박 때문인지 등장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너무 급작스럽다는점은 피해 갈 수 없는 지적이 될 듯 싶다. 윤수를 용서하는 피해자의 부모, 윤수를 향한 유정의 감정. 이 모든게 너무 급작스럽게 변해 간다. 사형제에 대한 반대를 외치는 듯 하지만 그 색이 너무 옅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 해서 였을까? 어느쪽 편도 들지 못하고 중간을 부유하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다. 영화의 내용상 폐지쪽으로 힘이 실려있지만 너무 어정쩡 하다고 해야할까?
영화 은 좋은 영화라고 본다. 그것도 상당히 좋은 영화라고 본다. 어차피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 아무리 허울 좋은 구실도 그 속에 사람이 없다면 가치가 없는것. 영화 속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스 사람들간의 소통이 담겨 있었다. 나날이 추워지는 이 가을. 가슴을 울리는 슬픈 멜로를 오랜만에 만나 보았다.
PS: 이중 인화를 통해 만들어진 이나영과 강동원의 면회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타자의 얼굴을 마주대할때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둘은 그렇게 얼구을 마주보며 상대방에게서 또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걸 영상으로 기가 막히게 표현 한 장면이었다. 영상과 감정이 어떻게 만나면 최고조에 다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오래오래 기억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