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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르츠에서의 야경

임명옥 |2006.10.19 10:53
조회 413 |추천 0


깜짝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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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월애 촬영장소로보다 멋진야경으로 더 유명한 곳..

가보고 싶다..

난 야경이 넘 조아 ^^

 

 

 

강변북로의 야경의 진수 '괴르츠'

 

독일의 한 작은 마을 이름을 딴 ‘괴르츠’는 작고 아담하지만 두 벽이 모두 통유리로 되어 있어 넓은 시야로

아름다운 한강과 여의도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의 실내에 앉아 있노라면,

서강대교의 아치 조명과 줄지은 차량들의 불빛들이 마치 커다란 스크린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테이블 위의 은은한 촛불과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이 차디찬 겨울 추위마저도

다 녹여버릴 듯한 이곳 ‘괴르츠’는 연말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로 전혀 손색이 없다.

 

 

 

 베스트 테이블 No :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창가 좌석 중 제일 왼쪽에서 두 번째(No. A1)

 

 위치 : 일산 방향의 강변북로를 타고 서강대교를 지나 당인리 발전소 직전에 우회전

 

 영업시간 : 오전 11시~새벽 2시 * 주차 가능

 

  괴르츠의 오디오 시스템
● 스피커:매킨토시 XR290/B&W 매트릭스 800
● 프리앰프:첼로 앙코르 1MΩ
● 파워앰프:매킨토시 MC1000
● DA컨버터:와디아 15
● CD플레이어:파이오니어 PD-F100/소니 CDP-CX100/테크닉스 SL-PD847
● AD플레이어:테크닉스 SL-Q2/테크닉스 SL-3350
● 카세트덱:테크닉스 RS-TR373
● DAT:소니 59ES

 

아! 황홀함이여
음들의 낙원이여!  

잘생긴 김덕수 사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괴르츠에서 특석인 한강이 아주 잘 내려다보이는 창쪽으로 자리를 했다. 물론 매킨토시 최고의 스피커 XR290가 마주하고 있는 자리에서 제대로 음악을 들어볼 심산으로 그 자리를 선택했다. 인터뷰를 먼저하고 차차 둘러볼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지만 자꾸만 육중한 스피커 쪽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그런데 매킨토시 XR290 스피커 옆에는 언젠가 한 번은 만났던 B&W 매트릭스 800S가 아우인 양 자리를 하고 있다. ‘아! 황홀함이여, 음들의 낙원이여!’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촌사람 티 내지 않으려고 참았다. 마른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태연한 척 잘 참았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실제로 바라보는 매킨토시 XR290은 그야말로 거인이었다. 140평의 넓은 괴르츠의 실내를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품위있는 울림으로 빛나고 있었다. 오디오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는 나의 첫 질문에 김덕수 사장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을 해준다. “오디오도 장사의 수단입니다.”

이렇게 쉽게 대답을 해버린다. 나는 사실 김덕수 사장과 이야기를 길게 나누지 않고 그냥 액면 그대로 그 이야기를 믿었더라면 후회할 뻔했다. 그냥 겉치레로 매킨토시 XR290과 B&W 800S를 매장에 놓은 것이 아니라 그는 정말 음악을 사랑할 줄 알고 즐길 줄 아는 고수(?)였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본 잡지에 소개된 적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일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이 뚜렷해서 비슷한 연배의 내가 많은 점들을 김덕수 사장에게서 배울 수 있엇다.

“괴르츠에선 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틀고 있습니까?”
“특별한 장르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로 월드 뮤직을 많이 트는 것 같습니다.”

‘아니 월드 뮤직이라니?’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세계의 모든 음악 또는 민속 음악들을 구비해서 들려주고 있다. 참 특이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사실 세계의 민속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외국을 나가는 사람에게 꼭 부탁을 한다. ‘돌아올 때 그곳의 전통음악을 구입해 오라고…’ 부탁을 하지만 제대로 구해온 적은 별로 없다. 언어소통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어떤 음악이 그 나라의 전통음악인지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 것이다. 괴르츠의 김덕수 사장도 많이 부탁해서 때로는 구입도 하고 실패도 했다며 빙그레 웃는다. 이렇게 준비하여 지금은 레코드를 6천 장 정도 구비해 놓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즐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필요한 레코드들은 직접 외국에 나가서 구입하는데 어느 일본의 유명한 레코드숍에서는 며칠 동안 자리잡고 레코드를 고른 경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따온 괴르츠란 이름도 이국적  

그런데 이곳을 찾으면서 느꼈던 것으로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

‘괴르츠가 무슨 뜻일까? 발음상 독일어인 것 같은데…’ 궁금했던 사항이라서 김덕수 사장에게 물어보았다.
“뭐 특별한 뜻을 둔 건 아니구요. 독일 북서부 작은 마을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그리고 말괄량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구요.”

사실 이곳 괴르츠의 분위기는 말괄량이보다는 다소곳한 새색시 같은 약간은 수줍은 듯한 분위기도 가지고 있다. 다만 음악이 상당히 자유롭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김덕수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음악은 계속해서 월드 뮤직이 흘러나오는데 귀에 익은 곡은 하나도 없고 다만 멜로디가 귀에 친숙한 곡들이 흘러나온다.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들이 계속해서 흐르고, 창밖에는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140평이나 되는 넓은 괴르츠를 한번 휘 돌아봤다. 일단은 바 쪽에 눈길이 많이 간다. 엄청난 수의 술병들이 진열되어 있어 군침이 돈다. 한 잔씩만 마시더라도 1년은 족히 넘을 것 같다. 그러나 주된 관심 사항은 역시 오디오가 놓여진 곳으로 시선이 간다. 매킨토시 MC1000 파워앰프가 푸른 패널빛을 내면서 반짝이고 있고 프리는 첼로 앙코르 1MΩ이 얌전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오랫동안 오디오에 입문하여 정성을 다해 시스템을 구축한 김덕수 사장의 심미안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오디오에 대한 그의 식견은 참 부럽게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얘기를 나누는 동안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장르에도 치우치지 않고 넓게 발달한 김덕수 사장의 음악관도 부러운 부분 중의 하나다. 재즈를 즐겨 듣는 나는 매킨토시의 맏형들이 들려주는 비밥이나 하드밥 아니면 빅밴드가 듣고 싶어서 부탁을 하려는데 마침 재즈가 흘러나온다. 4중주인 것 같은데, 명료한 재즈 캄보 밴드를 직접 보는 것 같은 아주 기분좋은 느낌을 받았다. 내친김에 김덕수 사장에게 부탁을 해보았다. 보컬이 듣고 싶어 오티스 레딩 곡을 신청하였는데, 아쉽게도 듣지를 못했다. AD플레이어가 수리중이기 때문이었는데 참 아쉽게 느껴졌다. 카페 운영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김덕수 사장은 자신을 ‘카페쟁이’라고 소개를 했다. 참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홀하게 들으면 비하하는 듯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참으로 쟁이라는 말은 아름다운 말인 것 같다. ‘어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사람에게 내려질 수 있는 장인이라는 칭호를 쉽게 쟁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음악을 무기로 손님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카페쟁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직접 음악을 선택해서 오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기쁨을 준다면 그는 도사(?)다. 괴르츠의 김덕수 사장은 그러한 일들을 해오고 있고 음악 분야 말고도 여러 분야에 정성을 쏟는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① 괴르츠의 대형 스피커를 구동시키는 매킨토시 MC1000 모노 블록 파워앰프(아래)와 첼로의 1MΩ 프리앰프(위). 소스 기기로는 와디아 15 DA컨버터를 비롯하여 소니, 파이오니어, 테크닉스 등을 사용하고 있다.

② 괴르츠에 구비되어 있는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과 다양한 재즈 레코드들. 오디오와 음악에 조예가 깊은 김덕수 사장이 정성껏 모아온 것이다.

③ 괴르츠의 드넓은 공간을 넉넉히 울려주고 있는 매킨토시 XR290과 B&W 매트릭스 800 스피커 시스템. 그 당당하고 현대적인 디자인과 황홀한 음악적 분위기는 괴르츠를 음의 낙원으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은은한 커피향이 몸을 적시는
편안함과 넉넉함이 있는 카페  

밤이 깊어지고 한강변의 가로등들이 밝아 오면서 괴르츠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강물에 반사된 불빛들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는 정말 은은하게 몸을 적셔 왔다. 괴르츠는 인심도 후해서 커피 한 잔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보이는 강물만큼 많이 준다. 맛과 향기도 뛰어나지만 야금야금 마시는 커피가 잔바닥을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편안함과 넉넉함이 항상 충만한 괴르츠에서 편안한 내 집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멀리 떠나 있다는 생각이 너무 안 들어서 기분이 이상해진다.

김덕수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래된 지기를 만나 편안하게 사는 얘기를 나누는 느낌이다.

“예술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 들어보셨어요?”
나의 엉뚱한 질문에 김 사장은 무슨 얘기가 나올까 기대를 하는 눈치다.

“사실 예술을 등급으로 평가한다는게 우스꽝스런 일이기는 하지만 서양의 학자가 나름대로 분류를 한 적이 있어요.”제임스 모나코라는 학자가 얘기한건데 공간예술보다는 시간예술이 우위에 있다는 이론이다. 그는 디자인이나 건축, 회화 등 공간적인 예술보다는 연극이나 문학, 음악 등 시간예술이 우위에 있다고 하였고 월터 페이터는 ‘모든 예술은 음악적인 상태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하였다. 음악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들으면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음악은 궁극의 예술이라는 학설에 필자는 동의한다. 훌륭한 건축물을 제대로 보면 거기에는 음악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또 잘 쓰여진 시를 읽다 보면 문장의 흐름이 음악과도 같이 흐른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듯 음악은 위대하다. 이렇게 김 사장에게 나의 하찮은 음악관을 피력했다. 물론 김 사장도 동의를 하는 것 같다.

거품이 걷힌 현재의 재즈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김 사장은 10년 전 카페를 운영할 때부터 재즈를 주로 틀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자리를 잡게 되고 몇 개월이 지난 다음부터는 고정적인 손님이 생겼다는 것이다. 과연 재즈는 어떤 매력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걸까? 광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나도 가끔씩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는 물음이다. 모든 음악은 매력, 그 자체이지만 깊이의 문제는 조금씩 다르다는 생각이다. 그 깊이를 누구든지 다르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범위를 생각해본다면 결론은 의외로 쉽게 날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재즈를 포퓰러 뮤직의 한 분야로 분류를 하는데 크나큰 오류라고 생각한다. 팝 음악에 여러 가지 장르가 있듯이 클래식도 마찬가지이다. 재즈도 예외는 아니다. 그냥 쉽게 접하는 퓨전 재즈가 전부인 양 세상을 휩쓸고 지나가 버렸다. 물론 거품이 일기 시작해서 나도 덕을 좀 본 편이다. 구하기 힘들다는 레코드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하였고 훌륭한 공연들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너무 일찍 그 거품들은 걷히고 말았다. 거품이 걷힌 진정한 재즈는 깊이를 더하며 힘들게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겨울이면 가끔 동해안으로 별신굿을 보러 간다. 거기서 나는 재즈를 만난다. 무속음악과 조금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시나위와 재즈는 너무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우리의 영혼을 밖으로 끌어내서 정화시키는 역할을 재즈는 해주고 있다. 때로는 음울하게, 때로는 환희와도 같은 쾌락으로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음악, 재즈는 정말로 훌륭한 음악이다. 나도 처음에는 퓨전 재즈를 들었다. 그러나 잠시뿐 비밥 그리고 하드밥에 심취했었다. 지금은 빅밴드의 음악만 듣고 있는데 사실 레코드 구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빅밴드 음악을 듣게 된 이유는 본류를 찾는다는 의미에서다. 재즈의 기초가 되었던 블루스나 고스펠 송 아니면 랙타임 등의 음악을 통해서 기초를 튼튼히 한다는 취지에서 초기의 음악들을 듣다가 매력은 역시 빅밴드에 있다고 느꼈다. 단순하게 프레이즈되고 반복되는 연주 속에서 모든 것을 발견하였다. 단순함이 역시 최고라는 기본적인 생각으로 오늘도 음악을 듣는다.

괴르츠에서 김덕수 사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통하기도 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아쉽게만 느껴졌다. 밤새워 얘기를 나눠도 부족할 것 같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철석같은 약속을 하고 나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밤이 깊어 가는 서울역이 약간은 분주하게 보인다. 어디론지 향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과 기분좋게 한잔한 사람들의 휘어진 목소리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숱한 시간들을 열차 안에서 지낸 기억들이 떠오른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기차를 타고 어디론지 떠나는 것을 의미하던 때가 있었다. 덜컹거리는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반쯤 감긴 눈으로 차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때의 기억들은 항상 아름답다. 그때 마음속에 가졌던 생각 하나는 ‘나를 낳아 준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키워 준 것은 여행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별로 변함이 없다. 태어날 나의 2세에게도 많은 여행을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기차에 올랐다.

원고를 쓴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아내가 밖에서 황급히 내게 온다. “지금 밖에 눈이 오고 있어요!”

가을은 그렇게 동장군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가로수는 아직까지도 겨울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잎사귀들을 달고 있는데 말이다. 창가로 나서서 보니 제법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제 원고는 다음에 쓰더라도 우선은 음악을 들어야 할 것 같았다. 오디오에 불을 지피고 푹신한 소파에 몸을 묻었다. 헬렌 메릴의 목소리는 소복소복 내리는 눈과도 같이 내 마음속에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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