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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원규 |2006.10.22 21:17
조회 22 |추천 0


 

  담장위에 고양이가 물었다.

-아침부터 어디 갔다와?

  나는 누구의 물음에도 대답할 기분이 아니어서 못들은 척

  지나쳤다.

 

  담배를 피러 나가서 담장 밑에 등을 기대고 앉으니 머리 위에서

  또 묻는다.

-어디 아파?

  말없이 담배만 피우다가, 이녀석 혹시 날 아는 놈인가 싶어서

  올려다보니, 어느샌가 사라져 버렸다.

 

  다시 담배를 한대 붙이고 다 피웠지만,

  고양이는 아마도 가버린건가 보다.

  오지 않는다.

 

  땅바닥에 써본다.

-학교 갔다왔어. 안아파.

 

  찬바람이 쌩하게 분다.

  괜한 걱정이 든다.

  녀석, 춥지는 않은지.

 

  피식 웃고 땅위에 글을 발로 이리저리 지우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꼭 보고 있는 것만 같다.

 

  뒤돌아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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