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위에 고양이가 물었다.
-아침부터 어디 갔다와?
나는 누구의 물음에도 대답할 기분이 아니어서 못들은 척
지나쳤다.
담배를 피러 나가서 담장 밑에 등을 기대고 앉으니 머리 위에서
또 묻는다.
-어디 아파?
말없이 담배만 피우다가, 이녀석 혹시 날 아는 놈인가 싶어서
올려다보니, 어느샌가 사라져 버렸다.
다시 담배를 한대 붙이고 다 피웠지만,
고양이는 아마도 가버린건가 보다.
오지 않는다.
땅바닥에 써본다.
-학교 갔다왔어. 안아파.
찬바람이 쌩하게 분다.
괜한 걱정이 든다.
녀석, 춥지는 않은지.
피식 웃고 땅위에 글을 발로 이리저리 지우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꼭 보고 있는 것만 같다.
뒤돌아 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