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방연구원이었던 지만원씨의 경의선 복구에 관한 우려의 글을 읽었을 때 공감을 했었는데 오늘의 '미군 노근리 발포명령 정당하다'의 글을 읽으며 드래스딕한 연구원의 단상을 보는 것같아 입맛이 씁슬하다.
위험한 발상일지 모르겠다만 軍작전으로 보면 지씨의 주장이 일정 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철원에서 군생활을 하며 어쩔 수 없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일에 직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만 사실을 얘기하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는데 지씨는 그런면에서 '경솔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만일 이글을 읽고 있는 노근리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사실이라도 조심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 친구 아버지가 옛날에 자기 집에 머슴 이었다는 사실 얘기를 세월이 흘러 친구 아버지의 칠순잔치에가서 축하한다고 하며 '옛날에 저희집에 머슴살 때가 엇그제 같았는데 세월이 참으로 무상합니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사세요~'한다면 ... 잔치는 파장이 되고 말 것이다.
노근리는 나의 고향 충청도 황간에 있으며 옆동네다. 어릴 때부터 무더기로 학살당한 굴에서는 귀신들의 울음소리가 나며 비가 올 땐 핏물이 떨어 진다고 해서 피동굴이라 부른다. 고교시절엔 몇몇 친구들과 담력 자랑하며 비오는 날 밤에 피동굴에서 새우깡 안주에 소주를 마신적이있다. 성수라는 친구의 아버지는 학살 현장에서 살아 남은 산증인이다. 옆구리와 얼굴에 총상의 흔적이 남아있다.
친구는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자란 영향으로 학생운동권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 우리들은 성수를 '노근리 부탄가스'라고 불렀다
그의 아버지는 당시 누나가 자기를 안고 그 위에 할머니가 엎드려 자신은 무사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즉사했으며 누나는 총알이 눈옆을 스쳐 눈이 빠졌는데 피 투성이가 된 채 빠진 눈알을 들고 일어 났다가 넘어지고 또 일어나서 울며 몇 발짝 가다가 죽었다고 한다.
전쟁은 장기나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천지 기운의 흐름에 따라 흥망을 거듭하며 위정자들이 야심과 명예에 희석된 힘겨루기의 산물이다. 영화 '람보'에서 전하고자 하는 전쟁의 오류와 작전권을 가진 사람과 현장에서 벌어지는 허망함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오늘 신문기사에서 본 지씨의 입바른 소리는 대북견해차이에서 오는 한미간의 난기류인 이시점에서 조금 튀어보려는 사춘기 소년의 알통자랑으로 보기엔 너무 거시기하다. 오늘 기사를 친구가 본다면 지씨 사무실에 쳐들어가려 할 텐데 조용히 살고 있는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