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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영화허브 부산 국제영화제

조준수 |2006.10.24 17:23
조회 43 |추천 0
부산 문화현장을 가다 (중) 아시아 영화허브 부산 국제영화제
전문성ㆍ자율성으로 800억 경제효과 창출
스타 마케팅ㆍ톡톡 튀는 아이디어 관객과 교감
전용관ㆍ영상체험관 등 영화산업 인프라 '척척' 부산 국제영화제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백사장에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파빌리온과 다양한 협찬사들의 이벤트 행사장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모로 특이하다. 7000석에 달하는 개막작 좌석이 2분30초 만에 매진되는가 하면, 개막 3일 만에 전체 상영작 245편 중 170여편(70%)이 완전 또는 부분 매진됐다. 자정부터 내리 5시간 동안 3편의 영화를 본 후 해운대에서 일출을 즐기는 '미드나잇 패션'은 예매 첫날 나흘 일정이 모두 동나 버렸고, 12시간 동안 음악을 즐기는 스탠딩콘서트는 예매객들로 장사진을 친다. 뿐만 아니라 광안리와 해운대 특급호텔에는 연일 영화제 관련 이벤트가 열리고, 남포동 영화의 거리와 자갈치ㆍ국제시장에는 외지 관람객들로 넘쳐난다. 우리나라 어떤 축제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흥분과 열정이 부산에는 있다.

영화제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번듯한 전용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해운대 일대 임대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주요 행사는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한 컨테이너 임시구조물인 파빌리온에서 열린다. 아시아 영화인상을 받은 유덕화의 기자회견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집회도, 주요 감독의 인터뷰나 만남의 자리가 모두 컨테이너 박스 32개로 만든 이 구조물에서 열린다. 개막식이 열린 야외상영장의 초대형 스크린조차 1억5000만원을 주고 스위스에서 임대한 것이다.

부산영화제의 경제 효과는 무려 800억원에 달한다. 영화제는 직접적인 경제 효과 뿐 아니라 부산을 일약 아시아 영화의 도시, 가고싶은 매력있는 도시 이미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만 200만명이 찾는다.
영화제 개막식 레드 카펫에 등장한 스타들


부산영화제의 성공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 12일 오후 7시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성공 키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국제영화제의 축소판이었다. 개막식은 150여명에 이르는 영화 스타들의 '레드 카펫'부터 시작된다. 화려한 의상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을 바로 내눈 앞에서 볼 수 있는 '레드 카펫'행사는 관람객들을 열광시킨다. 대중성과 스타 마케팅이었다. 스타들은 영화제 내내 핸드프린팅, 무대인사, 관람객과의 만남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과 접촉한다.

레드카펫에 이어 공식 개막식이 시작됐다. 그런데 그 많은 전ㆍ현직 장관, 국회의원 가운데 단 한사람도 축사를 한 사람이 없다. 오직 조직위원장이 허남식 부산시장의 1분 정도의 개막선언만 있을 뿐이다. 11년째 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초기부터 철저하게 무대 위에는 영화감독과 배우만이 오를 수 있도록 했으며, 정치인이나 장관들에게 축사 마이크를 준 적이 없다"면서 "영화제가 성공하려면 전문가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검열로 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과 자율성이 철저하게 보장된다는 것이다.

공식 개막식 후 10여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개막작 상영이 시작됐다. 일부 영화배우와 정치인들이 빠져 나가고 7000석에 달하는 좌석은 모두 입장권을 구입한 관객들이 차지했다. 밤인 데다 바닷바람까지 불어 쌀쌀한 기온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관객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시도 이런 충성도 높은 관객들을 위해 수익을 포기하기도 한다. 김광회 부산시 기획팀장은 "일본 한 회사가 2억원을 줄테니 개막식 좌석 1000석(1석당 20만원)을 달라고 했으나 날밤을 새우며 개막식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노숙하는 관객들을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 상영 뿐 아니라 부산에 영화산업을 키우고 있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가 늘다보니, 스튜디오와 엑스트라 공급업체가 생기고, 영화고교 2개교가 문을 열었다. 또 한 곳밖에 없던 영상관련 대학 학과도 6곳으로 늘었다. 앞으로 2010년에 전용관이 생기고, 영상체험관(설계중),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촬영소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김동호 위원장은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해 "광주영화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데, 무엇보다 영화제의 테마를 인권으로 가져가는게 좋을 것"이라면서 "특성화된 영화제로 관객을 모으게 되면 2~3년후 다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이건상 기자 gsle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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