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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꿈꾸는 책들의 도시1

김수민 |2006.10.28 01:45
조회 11 |추천 0

20050812

발터 뫼르스 - 꿈꾸는 책들의 도시

 

 

  그리고 '모험'이라는 말을 나는 [차모니아어 사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옛날식으로 정의한다.

  탐구욕이나 자만심에서 무모하게 일을 감행하는 것. 생명에 위협을 주는 상황이나 예상하지 못한 위험들, 그리고 때로는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그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면서까지 내 이야기에 동참하겠다는 각오가 진정 되어 있는 사람만이 나를 따라 이야기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비겁하지만 몸의 안전을 위해 뒤로 물러서 있기로 결정을 내린데 대해 나는 축하의 메세지를 보낸다. 잘 있어라, 겁쟁이들아! 나는 너희들이 오래오래 죽을 때까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기 바라며 이 말을 끝으로 작별을 고한다!

 

 

 

  어떤 여행이든 그 나름대로 동기가 있듯이, 내 여행의 동기는 권태와 젊은이의 경박함, 일상의 상황을 깨고인생을 알고 세계를 알고 싶은 소망에서 기인한다.

 

 

 

  나중에 가서 나는 그분이 자신을 '속이 꽉 찬 통'으로 비유한 것이 기뻤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분의 삶이 풍요롭게 채워졌다는 것을 암시해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빈 통이 아닌 안이 꽉 채워진 통으로 기억한다면 그는 생전에 많은 것을 성취한 셈이다.

 

 

 

  여기에는 바로 '꿈꾸는 책들'이 있었다. 그 도시에서는 고서적들을 그렇게 불렀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장사꾼들의 눈에는 제대로 살아 있는 것도 그렇다고 제대로 죽은 것도 아니고 그 중간인 잠에 빠져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은 사실상 과거에 존재했다가 이제는 소멸을 앞두고 있으며, 그래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부흐하임의 모든 책 서가들과 상자들, 지하실들, 지하무덤들 속에는 그렇게 졸고 있는 책들이 백만 권, 아니 수백만 권에 달했다. 오직 무언가를 찾는 수집가의 손에 의해 어떤 책이 발견되어 그 책장이 넘겨질 때만, 그것을 구입해서 거기에서 들고 나갈 때에만 그 책은 새로이 잠에서 깨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모든 책들이 꿈꾸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를 진정시킬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연뿐이다. 거의 본능적으로 우리는 실외로, 바깥의 정원으로 발을 옮긴다. 나무들이 소슬거리는 데서 그리고 별들 아래서 우리는 더욱 자유롭게 호흡한다. 그곳에서 우리의 마음은 더욱 가벼워진다. 우리는 별에서 와서 별로 간다. 삶이란 그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일 뿐이다.

 

 

 

  나는 음악이 되어 있었다.

  나 자신이 해체되는 것으로부터 일은 시작되었다. 아마 수증기도 끓는 액체의 몸에서 빠져나와 차가운 공기 속으로 상승할 때 그런 느낌일 것이다. 내 생애에서 처음으로 나는 자유로워졌다. 정말로 모든 세속적인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내 몸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나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러자 나는 음향이 되었다. 음향이 된 자는 파동이 된다. 음향의 파동이 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누가 알겠는가마는, 그는 우주의 비밀에 이미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거라고 나는 감히 주장하겠다. 그리고 이제 나는 그것을, 음악의 비밀을 이해했다. 음악이 왜 다른 예술들보다 월등히 뛰어난지를 이해했다. 그것은 음악이 지닌 무형성 때문이다. 음악은 한 번 그 악기로부터 벗어나면 완전히 그 자체가 되고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피조물인 음향이 된다. 무게도, 형체도 없고 완전히 순수하며 우주와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나 자신이 그렇게 된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음악이 되어, 활활 타오르는 원고 더불어 모든 것을 넘어서서 높이 춤추고 있었다. 저 아래 어딘가에 세상이 있고, 내 몸이 있고, 내 근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이제 부차적으로 보였다.

 

 

 

  "삶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짧다."

  좀머포겔 후작은 심연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

  그의 친구인 로코 니아펠이 미소를 짓고 포도주를 자신의 잔에 따르면서 대꾸했다.

  "만약 자네가 그 말로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한계를 지닌다는 의견을 내세우려 한다면 나도 반대하지 않겠네."

  폰세카 부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오"

  그녀는 재미있는 듯이 외쳤다.

  "제가 보기에 신사분들께서는 현세에 머물고 있는 우리가 두렵기 그지없는 시간의 한계에 종속되어 있다는 한탄스러운 상황에 대해 또다시 대화를 나누고 계신 것 같군요."

 

 

 

  보이는 세계 안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 그러나 보이는 세계가 보이지 않게 되면 보이는 세계, 그러니까 보이지 않거나 보이는 세계의 시각을 자기에게로 향하게 하는 세계를 상상하면,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게 되고,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보이는 세계안에 있지만 다른 안 보이는 자에 의해서 상상되고, 보이는 자가 볼 수 없는 것에 의해서 관찰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빛이 꺼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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