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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택시태워주는 남자

김아름 |2006.10.30 19:37
조회 32 |추천 0


그대로였어요.

웃을 때 들어가는 왼쪽 볼의 보조개,

당황하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둘둘 마는 버릇,

지갑을 찾느라고 가방에 손을 넣고 한참을 꼼지락거리는은 모습.

그녀의 동네도 변한 게 없었어요.

모통이에 있는 편의점, 그 옆 세탁소, 그 앞 중국 요리 집,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대로였어요.

변한 건 우리의 거리뿐이었죠.우리 사이뿐이었어요.

군대 가기 전이니까 벌써 오 년쯤 됐네요.

그녀와 함께 떡볶이와 햄버거를 먹기 위해서

몇 정거장쯤은 밥 먹듯 걸어 다니고,

전단지 돌리는 아르바이트부터 주유소 아프바이트까지

안 해봉 아르바리트가 없었는데...

그때가 그립군요.

지금은 제대하고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잠깐 택시기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어제 기사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가 손님 한 명을 태웠는데

글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녀가 내 택시에 탄 겁니다.

내가 면도도 안 하고 모자까지 눌러쓰고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뒷자석에 앉더니 창밖만 내다보면서 집 앞까지 가저라구요.

내리는 그녀에게 차비를 받을까 말까 갈등이 됐습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 뒤돌아보고 인사를 했죠.

그녀는 당황스러워했고, 손끝으로 머리카락을 둘둘 말았어요.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불편해하는 것 같았어요.

"그대로네...여전히 지갑 찾는 데도 오래 걸리고...

찾지마.그냥 내려..."

그랬더니 그녀가 조용히 내려 그 앞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를 하나 사다 주더군요.

그녀를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한 커플을 태웠어요.

남자가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 같은데

여자 분이 술에 많이 취래서 남자 분이 화가 많이 났더라구요.

생각해보니 난 한 번도 그녀를 택시에 태워 바래다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녀를 편하게 바래다중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좀 더 폼 나는 모습으로 만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부끄럽지 않아요.

그녀도 나도, 이젠...서로의 마음에서 내린 지 오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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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느냐고,

추억을 멈추고, 추억으로 묻어버리고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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