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말은 이제는 식상해진 말이 되어질 정도가 되었을 정도로, 인간은 하나의 집단 안에서 스스로의 행위를 만들어 내는 존재이다. 그 집단이라는 것은 상호적인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이라는 이름의 사슬을 만들어 내어 인간을 구속한다. 물론 그 "규칙"은 단순히 효율성뿐 아니라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그 예중 하나로는 "편견"이 있다. "편견"이라 함은 일종의 분류화(Categorizing)라 말할 수 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한국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인데, 신사참배로 이웃 나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고이즈미 총리가 원숭이같이 생겼다고 해서 일본인을 "원숭이들"이라고 분류하고 폄하하는 것이다. 위에 편의성을 거론한 이유는, 이러한 예는 호칭의 편의성이 될 수도 있고 모욕의 편의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어떠한 인간의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 그리고 편의성을 위해 운용되는 규칙은, 위에서 사슬과 구속이라는 단어를 썼듯이 일종의 "속박"이다. 하나의 집단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적절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그 집단안의 속박의 족쇄를 걸고 살아가야만 한다. 물론 그 족쇄는 삶의 유지를 위한 긍정적인 것이 될 수 있는 한편, 인류에게 더없는 좌절감과 한계를 느끼도록 해준다. 마야 앤젤루(Maya Angelou)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를 나는 아네"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는, 미국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흑인 인종차별이 심했던 때에 태어난 마야가 백인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그 "속박"에 의한 절망감과 슬픔, 그러나 그 고난 속에서 찾아냈던 귀중한 가치를 그려낸 그녀 자신의 자서전 소설이다. 물론 이 소설은 자서전이기 때문에 "개연성 있는 허구"의 속성을 가진것이 소설인 만큼 소설이라는 명칭을 붙이기엔 의미상 문제가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말 소설을 읽는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편견"이라는 이름의 편의성을 지닌 집단 내에서의 속박, 그것은 삶을 슬프게만 할 뿐이지만 그 족쇄 안에 스스로를 채워놓지 않으면 금방 오히려 더욱 다른 무언가에 구속되어질 뿐이다. 외면당하고, 고립되며, 죽어버리게 된다. 스스로가 구속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아이러니한 쳇바퀴 안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다. 비록 이 책은 그 이야기의 중점이 인종차별에 맞춰져 있지만 비단 인종차별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류, 사회적 동물이 겪어가고 있는 아픔인 것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진학의 문제점이 많이 거론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스스로도 그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이 성공의 길이라며 아무 대학이라도 진학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앞서간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이 밟았던 전철을 똑같이 밟아간다. 대학 문제뿐 아니라 세상의 여러 사람들이 마야가 걸어갔던 길을 똑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시대의 암울함만을 담지 않는다. 새장안에 갇혀 외톨이가 된 새는 그 역경을 이기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비록 그 노래는 절대 기쁨에 찬 노래가 아니며, 너무나 구슬프고 가슴깊은 통한의 아픔을 느끼게 만드는 노래다. 그러나 그 새는 스스로를 속박한 새장 너머에 있는 무한한 자유를 머릿속에 그리며 노래하기를 쉬지 않는다. 노래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가 간절히 바라는, 하늘 높이 날아갈 수 있는 노래를...
"그게 네가 원하는 거란 말이지? 그렇다면 실패할 때 실패하더라도 한번 시도해야지. 네가 가진 걸 모두 바쳐라. 너한테 여러 번 말했지만 '할 수 없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말과 같으니까. 그 두가지 말은 의미가 없어."
- 본문에서 발췌, 마가레트(마야)의 어머니가
전차 차장이 되려고 했었던 마야에게 한 말 -
갇혀진 새장 안에서 새에게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던 것,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던 것은 그 새가 간직하고 있었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자유의 소망이었다. 그리고 그 소망은 새장을 열리게 했고, 열려진 새장에서 날아간 그 새는, 오늘날 미국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더불어 미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흑인 여성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소망과 열정, 불굴과 자유. 좌우명에 넣기에는 식상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강요해왔던 단어들이지만, 세상에 큰 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에겐 언제나 새로웠던 정력적인 단어들이다.
갈망하는 것이 없다면,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하며 방황할 뿐이다. 뜨겁지 않다면 차갑게 얼어붙은 세상을 녹일 수 없다. 포기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끝"을 본다는 것이며 자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평생 절망의 굴레만을 맛보다 생을 마감할 것이다.
이 책의 어떠한 것이 독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지는 읽는 사람모두에게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인지를 막론하고 마야의 시를 읽을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정도는, 따스하면서, 강하면서, 부드러우면서, 잔잔하고도 깊지 않을까.
새장에 갇힌 새는 두려움에 떨리는 소리로 노래를 하네.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여전히 열망하는 것들에 대해.
그 노랫가락은 먼 언덕 위에서도 들을 수 있다네.
새장에 갇힌 새는 자유를 노래하니까.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
written by Maya Angel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