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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계절의 일기

김혜선 |2006.11.02 13:10
조회 16 |추천 0


* 하얀 계절의  일기 *

오광수


어제 이 강가에서 만났던 노래는
반짝이는 옷으로 갈아입고
돌틈속에 숨었답니다.
모질게 구는 바람이 무서워
조롱 조롱 그렇게 숨었답니다.

하얗게 하얗게 쌓인 눈밭엔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도
남은 낱알 찾던 철새의 소리도
숨구멍만 조금씩 내놓은 채
빠끔이 숨어 있습니다.

하늘에서 한 움큼씩 고운 햇살을 주면
천사들의 따스한 손길 따라
뾰족 뾰족 생명들이 고개를 들고
숨었던 소리가 날아다니고
초롱 초롱 보고픔이 꽃이 필 테지요.

앙상한 나무를 마구 때리는 바람도
이젠 지쳐 힘이 없나봅니다.
숨바꼭질했던 나무의 새 순들이
바람소리보다 더 크게
껍질을 벗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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