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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대와 사대는 서로 비아냥 거려야 하는 것인가?

이정현 |2006.11.04 10:23
조회 201 |추천 3

요즘 초등임용인원 축소, 교대생들의 거센 항의, 그리고 그에 뒤이은 초등임용인원 증원까지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고 있으면 같은 교육주체들끼리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구나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왜 교대와 사대는 서로를 비아냥 거려야 하는 것인가?

사대생은 교대생에게 그 정도 경쟁률로 우는 소리 내지 말라 하고

교대생은 사대생에게 자기 밥그릇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 건 너희 탓이라 한다.

정말 그런가?

일단 사대생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하나 지키지 못했다는 데에는 반발이 생긴다. 안지켰다는 데 비난을 받는 거라면 할 말 없다. 하지만 못지켰다는 것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인가? 현재의 초등임용 축소를 불러일으킨 것은 교대들의 입학생 증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교대생들은 이에 항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다. 그들도 자기 밥그릇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작금의 현실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그럼 그들도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지 "못한" 것에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닌가? 마찬가지다. 사범대생들 또한 사범대 폐지나 비사범대 교육이수 축소 및 폐지, 미발추 임용 반대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장벽은 교대생들의 그것보다 더 높았다. 하나의 독립적인 대학으로 존재하는 교대와 달리 대학 안의 한 학부에 불과한 사대가 교대만큼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평균 경쟁률이 14 :1, 그리고 과학이나 체육과 같이 임용인원 자체가 한자리수 이거나 아예 뽑지 않는 현실 속에서 교사가 될 가능성이 좁은 사대생들에게 사대의 존속과 권리, 교원임용에 대한 보장을 위해 투쟁해 달라는 말은 설득력있게 사대생들을 하나로 합칠 수 없었다. 그러나 이것이 사대생들의 잘못인가? 사대생들은 밥그릇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했을 뿐이다. 지금의 교대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초등임용의 경쟁률은 정말 우는 소리조차 내서는 안 될 정도인가?

사실 작년의 1.47 :1이라는 경쟁률은 사실 경쟁률 자체만을 보자면 사대생 입장으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수치이다.

사대생의 경우, 경쟁률 이전에 아예 임용 자체를 하지 않는 과목들이 상당수 있는 데다가 임용인원이 있다 하더라도 그 경쟁률이 기본적으로 10 :1 수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임용에서 서울 및 기타 지역에서 과학이나 사회 과목 같은 경우 임용인원이 한자리수를 기록한 곳이 많았고 이번 임용에선 미발추임용 인원에 밀려서 일반임용은 아예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사대생들이 이번 교대생들의 항의 집회를 바라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교대생들은 사대생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상황이 있기도 하다.

사대생의 경우, 교원대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종합대학 안에 하나의 학부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나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른 학과를 복수전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대생들이 경영학과나 중국어학과 같이 일반 기업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선택해 복수전공 및 부전공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것은 이 나름대로 예비교원의 전문성 저하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지만, 임용인원이 아예 나지 않을 수도 있는 현실에서 넋놓고 무조건 교사의 길만을 꿈꾸고 있을 수도 없기에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교대같은 경우, 일반 종합대학이 아닌 초등교원양성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대의 성격을 띄므로 다른 학과를 복수전공할 수 있는 기회는 아예 없다. 그리고 일반대학을 나온 사람들도 뚫기 어려운 이 실업난 속에서 일반 기업에서 기업에 필요한 능력 및 문화를 접하지 못한 교대생들을 굳이 받아줄 이유도 없다. 그러니 교대생들이 교대 졸업 후 임용되지 못하면 실업자로 전락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데 설들력이 있는 것이다. 물론 몇몇 누리꾼들은 교대생들이 왜 취업할 곳이 없느냐, 보습학원이나 교육관련출판사, 학습지 교사등 취업할 곳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들 한다. 맞다. 실제로 사대생들은 일반기업 취직을 포기하고 교사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임용이 안될 경우 보습학원이나 기간제 및 시간 강사로 일하면서 다음의 임용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 사태가 올바른 것인가?

마찬가지로 일반대학을 낳온 사람들도 이 취업난 속에서도 갈 곳은 있다. 사무직이 아닌 외식업체와 같은 서비스업종에서는 아직까지 취업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편이다. 하지만, 서비스업 분야에서 전문적 마인드와 프라이드를 갖추고 열심히 종사하고 계신 분들도 물론 많지만 취업재수생들 중 많은 이들이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잠시 거쳐가는 곳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아예 입사지원서 조차 내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그들이 실업난 운운하며, 그런 그들이 교대생들의 이번 항의를 비난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일인가는 일단 제쳐두고, 이런 실업난은 또한 올바른 것인가? 

아니다. 모두다 올바르지 못한 상황이다.

이 모두다 아까운 인적 재원을 낭비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교대생들의 이번 사태를 보면 사대생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힘든 건 힘든 것이고 다른 이가 힘든 건 우는 소리일 뿐이라는 식이다. 이런 태도는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밥그릇 사수는 정당하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정치력이나 머니파워에 의한 부당한 실력행사의 형태를 띈다든가 또는 내 밥그릇의 사수가 다른 이의 밥그릇을 앗아오는 것임을 무시하고 사회적인 합의와 조율을 이끌어내지 못할 때,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잃을 때에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바로 이 점에서 이번 교대생들의 집단항의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비사대 출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있는 중등임용과는 달리, 교대라는 하나의 경로를 통해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수급되는 초등임용의 경우 교대생들은 자신들이 임용을 거부하겠다고 하면 당장에 교사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이용해 자신의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실력행사이다. 하지만 실력행사 자체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은 초등교육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부라는 하나의 행정시스템 속에서 그리고 교과과정 속에서 초등교육은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과 연계될 수 밖에 없고 또한 연계되어야 한다. 이번 초등교원임용 인원이 교대생들의 실력행사로  증원되었을 때, 그 증원된 인원만큼 중등교원 임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발추임용이 있었다 할지라도 일반임용이 아예 없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이번 해는 특히 과학 과목에서 일반임용이 아예 없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교대생들이 사대생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사수한다는 데,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자신의 몫만을 챙기기 위해 다른 이의 몫을 빼앗아오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들이 전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초등임용인원 증원을 요청하기 전에 중등교육과의 연계를 생각해봤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이것이 지난 투쟁의 역사 속에서 사대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래도 연계하고자 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나 노력은 표시해야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기는 커녕 중등교육임용 준비생들을 싸움에 진 개 취급해버렸다.

자, 그럼 중등임용 준비생들에게 남은 길은 하나. 교대생과 마찬가지로 교육예산 고려하지 않고 중등교원임용 증원을 요청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하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중등교원임용 준비생들은 하나로 통합하기에 그 출신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등교원임용 준비생들에게 남아있기 마련이다.

힘이 없는 자는 어쩔 수 없다는 패배감은 중등교원임용 준비생들에게 이미 너무나 팽배해 있다. 교대생들에게 치이고 386세대 국회의원들과 연계해 임용시험도 제대로 보지 않은채 교사가 되는 미발추 임용대상자와 군발추임용대상자에 치이고 전국 과학교사 임용수의 수백배에 달하는 영양교사 임용대상자에 치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꿋꿋이 교사를 꿈꾸며 준비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밥그릇 싸움 내지는 힘없는 자의 원망 밖에 되지 못한다. 밥그릇 싸움이라고 보는 외부의 시선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힘없는 자의 원망일 뿐이라는 교대생들의 비아냥은 정말 참아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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