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의 일생에서 참 중요한 존재죠. 임신·출산에 꼭 필요하니까요. 그런 만큼 날 아껴줬으면 좋겠는데, 많은 여성들이 그렇질 못해요. 이 때문에 난‘근종’이라는 병을 앓고 있죠. 자궁근종이 뭐냐고요?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에요. 가임기 여성의 20~25%가 이 병을 앓고 있대요.
30~45세에 가장 흔하고, 최근엔 20대뿐 아니라 10대 청소년에게서도 나타난대요, 에휴~. 원인이요? 글쎄 그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대요. 난소 기능이 활발할 때 근종이 커졌다가 폐경 후 작아지는 것만 보고 여성호르몬 영향이라 추정하고 있는 정도죠. 자궁근종은 비만하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고 출산 경험 있는 여성에게서 더 잘 생겨요.
특히 근종이 생기는 여성의 자궁 근육은 일반 여성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더 잘 반응해 혹처럼 자라게 된대요. 많은 여성들이 내게 무관심하죠. 생리 양이 많아 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면 끙끙대면서도 진통제로 버티죠. 1년에 한번 초음파 검진만 해도 나의 건강 여부를 알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근종이 발견되면 6개월마다 검진하며 체크해야 해요. 그렇게 별다른 증상 없이 지속되면 폐경기까지도 버틸 수 있고 자연스레 근종 크기가 줄어든다니, 참 신기해요. 여성 여러분, 나를 항상 관심 있게 봐주세요. 알았죠?”
아무 증상을 못 느끼는 자궁근종
결혼을 한 달여 앞둔 학원강사 이미영(28·양천구 목동)씨는 건강검진을 받다 뜻밖의 선고를 받았다. 자궁에 4㎝혹이 있다는 것. 평소 아무증상도 느끼지 못했던 터라 한동안 인정치 않았다. 곧 이 사실을 어떻게 예비신랑에게 알려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울산의대 아산병원 김종혁 교수는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자궁 내막에 생기는‘점막하근종’, 자궁을 감싸고 있는 장막 바깥에 생기는‘장막하근종’, 자궁근육층 속에 생기는‘자궁벽내근종’이 그것. 이중 가장 흔한 것이 자궁벽내근종이다.
김 교수는“자궁벽내근종은 근육 속에 자라기 때문에 크기가 크고 여러 개가 한꺼번에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근종이 자궁 바깥으로 자라면 아랫배에 통증이 있거나 빈뇨, 변비를 만든다. 자궁 안쪽으로 자란 근종은 과다출혈이나 월경불규칙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불임이 된다.
언제 치료를 시작해야 하나?
치료 시기는 증상 유무가 좌우한다. “근종으로 인해 생리 양이 많아지거나 월경기간이 길어지고, 골반 통증을 느끼거나 배에 혹이 만져지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변비와 빈뇨증이 생기고, 근종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불임 가능성이 의심될 때도 치료를 늦춰선 안 된다. 정기검사를 통해 항상 관찰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근종의 크기, 위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임신 계획이 있는지, 자궁을 보존하고 싶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치료법은 내시경(복강경)과 개복수술 두 가지. 내시경은 근종만 떼어내는 방법으로 개복수술에 비해 작게 절개하고 통증이 적다. 수술비용은 개복수술에 비해 좀 비싸지만 입원기간이 짧고 회복도 빠르다. 의사 숙련도에 따라 크기, 여러 개의 근종을 제거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진다. 개복수술은 자궁 근육층에 깊이 생긴 근종, 크기가 거대한 근종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내시경이냐 개복수술이냐에 대한 판단은 의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근종을 치료하려면 적어도 3곳 정도 병원을 거쳐 꼼꼼히 검토 후 시술 할 것을 권한다.
단시간에 근종 크기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자궁으로 공급되는 혈액을 차단해 근종을 줄이는 자궁동맥색전술, 생리 양이 많은 여성이 빈혈 증상을 없애려 하거나 근종 수술 전 크기를 줄여 치료하기 위한 약물치료법도 있다.
자궁근종이 불임을 유발한다?
많은 여성이 근종이 암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이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자궁근종이 단시간에 커지거나 폐경기에 자궁근종이 갑자기 커지면서 출혈을 동반한다면 반드시 검진해 수술할 것을 권한다. 근종을 함부로 넘길 수 없는 것은 불임 가능성 때문이다. 근종이 나팔관을 막고 있거나 점막 아래 근종이 점차 커져 자궁내막의 대부분을 차지할 때 불임을 걱정해야 한다. 근육 안의 자궁근종이 자궁내막과 바짝 붙어 있으면서 자궁내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이 또한 그냥 넘길 수 없다. 이 경우 보통 초기에 유산되기 쉽다.
임신 중 근종이 발견된다면 어떨까? 근종의 위치에 따라 분만 방법이 결정되지만 대개 자연분만할 수 있다. 그러나 자궁근종이 자궁경부에 있어 산도를 막고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제왕절개해야 한다. “제왕절개 중에 자궁근종을 제거해 달라고 여성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수술 중 심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출산 후 치료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이 좋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행복플러스
글=이선화 객원기자
사진=김황중 객원기자
도움말=김종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