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무료로 개방 밤엔 바닥에 조명으로 별자리 연출
“요새가 절정입니다. 허브가 한 풀 꺾이기 전에 가장 ‘용’을 쓰는 시기죠. 향이 깊어요.”
2일 서울 강동구 길동 ‘허브천문공원’. 이 공원을 구상하고 만든 강동구청 박경복씨의 설명이다. 지난 9월 문을 연 이곳에 멕시칸 세이지,
파인애플 세이지 등 보랏빛, 붉은빛의 허브가 활짝 피었다. 서울 유일의 허브공원으로,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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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허브천문공원을 찾아온 시민들이‘색의 정원’에서 샐비어(깨꽃) 계열인 멕시칸 세이지의 향을 맡아보고 있다/강동구청
제공◆120가지에 총
5만1000본
‘허브’는 사람에게 유용한 모든 초본식물을 말한다. 3000평 공원을 ‘색의 정원’ ‘감촉의 정원’ ‘향기의 정원’ ‘차의 정원’ ‘맛의
정원’으로 분류했다. 120여종 5만1000본을 심었다.
그냥 구경하는 정도로는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레몬 밤, 센티드 제라늄, 페퍼민트는 잎의 뒷면을 손가락으로 비빈 뒤 향을 맡아야 제
맛이 난다. 로즈마리는 줄기 아래부터 위로 손으로 훑는 것이 요령. 향수 원료인 보랏빛 헬리오트로프는 꽃에 코를 댄다. 손가락만 닿아도 잎이
순식간에 오므려지는 미모사, 설탕보다 달다는 스테비아, 두통에 좋은 바질도 있다.
천호동에서 온 손순옥(60)씨는 “허브향을 맡으니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고 했고, 부근 직장에서 나들이 나온
김성희(24)·이희경(26)씨는 “대부분 처음 보는 풀이지만 너무 예쁘고 신기하다”고 했다.
◆밤에는 282개 별을 만드는 공원
저녁 7시. 공원 바닥과 허브 밭 곳곳에서 282개 조명이 빛을 발하더니, 지름 75m 짜리 ‘밤 하늘’이 땅에 아로새겨졌다. 조명으로
쌍둥이자리·사자자리 등의 별자리를 연출한 것. 빛의 색도 수시로 바뀐다. 공원 동·서쪽 두 전망대에서 보면 전체가 눈에 쏙 들어온다. 허브공원은
24시간 개방한다. 단 별자리 조명은 오후 7시~11시30분, 온실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아늑한 일자산 산책도
겸하길
허브공원은 경기도 하남시와 서울 강동구의 경계를 이룬 일자산(一字山) 끝자락에 있다. 공원만 둘러보고 말 것이 아니라 산책을 겸해 일자산을
종주하면 더 좋겠다. 해발 125m에 불과한 낮은 산인데다 기복도 별로 없어 ‘일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둔촌동 주공4단지 건너편 보성사에서
출발해 정상과 해맞이광장을 거친 뒤 허브공원을 거쳐 둔촌약수까지 한 바퀴 도는 데 2~3시간이면 된다. 코스 중간에 이 동네 이름의 어원인
둔촌(遁村) 이집(李集) 선생의 굴을 만나게 된다. 고려 공민왕 때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은거했던 굴이라는데, 어른 2명이 겨우 들어가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