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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 -2-

이재관 |2006.11.09 18:30
조회 21 |추천 0

제 1화

 

가장 평범한 가족

 

 

[] 전학생[]

 

 

지금 이런 생각따위에 눈물겨워 있을때가 아니다.

 

"음 그러니까... 이건...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된거..."

 

앞에 놓여져있는 시험지는 정말 나에게 그 어떤 고난과 시련보다 더한 공포스러운

 

흉물이었다.

 

내 진정 능력이 있다면 이 시험지와 사생결단 내리라.

 

하지만 역시 엿부족이었다.

 

도저히 무엇을 말하고 있는건가 이 도형과 이 숫자들은!

 

나..나는... 도대체 무엇을했던건가! 언제나 이렇게 벽에 부딪힐때면

 

생각나는 우리의 가족은 전혀 평범한 가족이 아닌데!! 하지만

 

이 지극히 평범한 시험 앞에서 전혀 평범하지 못한 이 가족의 일원인 나는

 

무엇을 하고 있단말이냐!

 

벼락치기는 패배했다.

 

 

 

 

 

"하아...."

 

"야 철강! 못쳤어? 얼굴이 왜그래?"

 

뒤를 돌아 보니 얼굴에 아주 화창한 꽃이 피어있는 놈이 보였다.

 

원래 시험대형이 아니라면 나와같은 1분단의 그것도 내뒷자리에 맨날앉는

 

2번 고명수였다.

 

'젠장할놈...답안지나 밀려써버려라..'

 

"아 뭐.. 대충 쳤지..."

 

"그래? 아아 드디어 시험도 끝났네..마치고 한사발어때?"

 

'으흠! 생각만 해도 매콤한 떡자네 떡볶이! 이 꿀꿀한 기분을 풀기엔 전혀 나쁘지않지!'

 

나는 명수에게 긍정적인 반응으로 고개를 까딱거려주었다.

 

하지만 이 꿀꿀한 기분은 지울수가 없다.

 

방금본 수학이 마지막 시험이었고, 곧 학교 마칠 시간이 다가 온다.

 

그것이 이 세상 모든 학생들의 꿈. 종례시간이다.

 

집에간다! 하지만!!

 

집에 가면 엄마와 아빠가 있고 형과 누나는 아직 학교에서 안왔을테지만

 

저주스러운 셋째누나가 있을테지! 그러면 오늘 시험이 어쨋던 그 망측스러운

 

말투로 나를 놀려대겠지! 

 

' 크으으 치욕스럽다..'

 

이미 젖어있는 이 패배감에 이어 더욱더 큰 나락에 빠져드는구나!

 

이런저런 셋째누나에게 당할 생각을 하면서 우리반 모두 분단을 제자리에 돌렸다.

 

반학생 23명 . 남자 12명 여자 11명.

 

4학년 10반. 학년의 마지막 반이라서 그런지 인원수의 배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았다.

 

이 저주받은 10반!. 유일하게 5학년 층에 올라와있는 10반이다.

 

이놈의 초등학교는 1학년과 6학년을 1층에 있고, 각 층별로 각학년이 들어가있다.

 

1학년 학생들의 배려인것일까 아니면 6학년학생들의 힘의 과시일까.

 

아무튼 귀찮게 학교가 배분되어있고 게다가 우리 4학년 10반은 4층에 과학실하나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어서 5층으로 올려버렸다고 한다.

 

보내려면 1반을 보낼것이지 왜 10반을 보내고 난리냐! 라고 이 반에 배정되고 나서의

 

절규였다.

 

"자자! 오늘이 마지막 시험이었지? 잘쳤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 우리반에 전학생이왔다!  시험일정때문에 어쩔수없이 지금 소개하는구나! 자 이리오렴!"

 

 

순간 우리반 전체는 이루말할수없는 살기로 가득찼다.

 

분명 5학년 1반은 지금 시험을 끝내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5학년이 마쳤다면 4학년도 집에가는법!

 

'우리를 이대로 묶어둘 생각이냐 선생!!'

 

이라는 절규가 소리없이 교실공기를 휘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절규는 곧이어 터진 남자학생들의 함성에 목이 껵여 고이고이 날아갔다.

 

"우아!...!!!!"

 

"얼짱이다! 쌩얼이네?!"

 

나타난 전학생은 여학생이었다.

 

무지하게 이쁘게 생긴 전학생. 그것도 여자 전학생.

 

순간이었지만 나는 패배감과 굴욕의 나락에서 끄집어내준 저 여학생에게 정신이

 

빼앗길수 밖에 없었다.

 

작다! 하지만 귀엽다! 그리고 이쁘다!

 

검은 단발머리! 그리고 그 흑색이 무색하게 만드는 붉은 머리띠 그리고

 

땡땡이 무늬 리본! 게다가 마치 성숙해보이는 저 검은색 정장!

 

무엇보다 오밀조밀 그어딜봐도 초특급 황금비율을 가지고있는!

 

아아아! 하늘에서 내려온 신녀인가!

 

"안녕. 김민정이라고 해."

 

갑작스런 분위기의 전환! 그리고 팽팽해지는 양팀의 대치!

 

여자와 남자의 신경전! 하지만 남자가 12이다! 근사한 차이로 압도당한 기운은

 

이제 사그러져버리고 관심은 봐로 누구의 짝이 되느냐 였다.

 

모든 남성들은 지금 가슴이 나처럼 두근거리고 있는것일까?

 

나의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철이 자리옆이 비어있으니까 그쪽에 가서 앉거라."

 

그렇다! 나의 짝지 샛별은 오늘 학교에 안왔다! 그녀는 방글라데시인가 하는

 

곳에서 방이나 뒹굴거리고 있는거다!

 

어찌 걷는거리 저리도 사뿐한가?! 저것이 진정 사람이란 말이가!

 

걷는 걸음걸음에 비춰지는 그 머리카락은 나의 가슴을 녹인다!

 

어서 오라! 나의 짝지여!

 

그렇게 나의 새로운 짝지 민정은 내 자리 옆에 앉았다.

 

바로 1분단 맨뒷둘에서 앞에줄 왼쪽자리에.

 

"저어.."

 

"자 그럼 집에가자!"

 

첫대사는 물론 나의 것이고 뒷 대사는 물론 나의 마음한켠에 항상 웅크리고 있던

 

분노를 끄집어내는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리고는 김민정은 뒤도 안돌아보고, 나의 떼어진 입술이 무색할정도로

 

쌩하게 달려나가버렸다.

 

"저...저......"

 

난 패배했다.

 

"푸하하하하!! 천하의 강철이 퇴짜를 맞네!"

 

고명수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뒷통수가 침의 폭포가 되도록 저리 웃고있는가!

 

"웃지마 짜샤. 으그.."

 

그렇게 하루 2번의 패배에 넉다운 되어버렸다.

 

꼬맹 -고명수의 별명이다 - 과 함께 떡자네 의 떡볶이를 먹어준다음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집은 멀지만 어차피 그건 별로 상관없는 일이다.

 

다리아프면 버스타고 가면 되니까.

 

"그윽...속이 불타오르는군... 떡자네는 무섭다.."

 

속에 불이 날만큼 매운데도 어떤때먹으면 기가막히게 맛잇는게 떡자네 떡볶이였다.

 

그 고추장소스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보지 말아야 할걸 보고말았다.

 

저앞에 정류장에 김민정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말을 걸어볼까?..."

 

터덜터덜 걸어가는 내 눈앞에 김민정의 한올한올 흩날리는 머릿결이 보였다.

 

이 평범한 집안의 아들은 안력이 무지하게 좋아야하는 저주받은 가업때문에

 

그녀 주변에 일어나고있는 자연현상과 동화되는 그녀는 너무나도 아름답게

 

조목조목 들어왔다.

 

그러다 김민정과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러고는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이 움직였다.

 

' ㅂ..ㅕ..ㄴ...ㅌ..ㅐ..'

 

그러고는 마침 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횅하니 가버렸다.

 

"비읍..여..니은...티...변태!!!!"

 

난 패배했다.

 

그녀에게 찍힌것이다. 그것도 변태로.

 

".오늘은 패배의 날이네.."

 

그렇게 집까지 집으로 뛰어갔다. 오늘은 한가하게 버스나 타고 있을 기분이아니었다.

 

패배의 날. 나는 하나라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타임워치를 켜고

 

집으로 신법아닌 그냥 달리기로 뛰었다. 체력을 국력! 아빠가 항상 하는 말이지만

 

역시 조금만 뛰어도 숨이 가쁘다.

 

 

 

"호호..망쳤구만?... ."

 

'뭐..뭐라는거야 저!! 저!! '

 

그러고는 눈이 반짝였다. 순간 몸을 옭아매는 기운!

 

"변..태...씨..."

 

"크아아아!"

 

집에 들어가자 마자 셋째누나가 기다렸다는듯이 나에게 말을 던지고는

 

휑하니 들어갔다.

 

끄으으윽...

 

오늘은 정말이지 패배의 날이었다. 투덜투덜거리며 방으로 들어왔지만

 

솔직히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변태..으크크크"

 

"으악! 멋대로 들이대지마! 나가! 나가!"

 

셋째누나는 방문을 살짝열어서 나의 속을 한번더 뒤집은다음에야  껄껄껄 거리며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으으으..'

 

하지만 그런 놀림에도 생애 처음본 나의 그녀는 잊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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