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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子, 돌아오다.<해바라기>김래원

이주연 |2006.11.14 21:18
조회 55 |추천 0


 

 

男子, 돌아오다.김래원

 

해바라기를 닮은 사나이가 눈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해맑고 장난스런 미소 였으나, 어딘가 모르게 사람의 마음을 아리게 하는쓸쓸한 여운이 묻어난다.그가 아름다운 건 매끈한 몸매에 티 하나 없을 것 같은 얼굴 때문이 아니다. 쓰라린 상처가 곪아 터진 후, 세월 속에서 아문 흔적이 이 남자를 더 빛나게 한다.

그는 말 한마디에 화려한 미사여구를 붙여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이다. 워낙 말주변이 없다고 하면서도 깊은 눈빛으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다가 "잘 모르겠다"로 마무리 짓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남자다.명확한 단어를 사용해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이 진심이라면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게 더 마음을 울린다.

 



배우 생활 10년에 이르러 터득한 지혜는 의외로 간단한 것이었다. 본연의 과묵하고 남자다운 모습이 녹아든 캐릭터로 기존의 노선을 이탈했지만 드라마 와 영화,등에서 보여준 밝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도 기꺼이 즐겁게 받아들인다.
지난 1년간 김래원은 꽤 많이 달라졌다. 무엇이 그도록 그를 변하게 했을까?악날한 조폭과 어수룩한 소년의 경계에 있는 '오태식'의 는 그에게 많은 것을 안겨 주었다고 한다.아직 그 해바라기 속에 살고 있는, 진짜 남자 김래원을 만났다.


#행복을 좇는 男子

 

작품 속 이미지만 보고 쾌활한 줄 알았다가 기자간담회에선 워낙 진지해서 놀랐어요. 주위에서도 굉장히 과묵한 청년이라고 하더군요.
잘 모르겠어요. 밝은 작품 할 때는 밝은 모습도 더러 발견해요.하지만 보통은 조용한 편인 것 같아요.
남 앞에 나서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내성적인 편이죠.

 

크랭크업 이후 어떻해 지냈나요?
매일 낚시하고 술 마시며 지냈죠.(웃음) 촬영 마지막에 감정이 짙은 신들을 촬영했어요.
마지막 두 장면 찍는데 준비 기간까지 보름 정도 걸렸을 정도에요.나머지 전체 분량을 세 달 동안 촬영했는데 마지막 신에 보름이 걸렸다니 대단했죠.캐릭터의 감정 상태가 워낙 엉망이라 나도 엉망으로 지내서 어떻해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번의 오태식 캐릭터에 푹 빠져있었다고 들었어요.
난 잘 몰랐는데 유난히 그랬다고 하더라고요.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서울에 있으면 모르겠는데 섬에 들어가 있었거든요.하루 종일 바닷가 앞 바위 위에 있다 보니까 이게 원래 내 모습인데 그동안 오태식으로 살았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어떤 면이 그토록 당신을 사로잡았을까요?
는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감독도, 시나리오도, 오태식이라는 인물도 매력적이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연기하겠다는 계획한 것이 아니라 촬영하면서 즉흥적으로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시도 했죠.다행이 그런 부분에서 다들 날 높게 평가해 주시고 시나리오보다 잘 나왔다 말씀해주셨죠.기분좋죠.(웃음)

 

오태식이라는 캐릭터는 악랄함과 순진무구함을 겸비했잖아요.사실 그렇게 극단적인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어요.
그렇죠.그런데 크랭크업하고 3주 정도 지나니까 감독님이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직접 시나리오를쓰셨지만 오태식은 영화에나 나온 가공의 인물 같았데요.그런데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모니터를하고 나를 보니까 그냥 사람 같대요. 그때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오태식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는 한 남자가 됐거든요.

 

'또 조폭이야?'라는 일부 선입견도 있을 거 같은데.
그냥 조폭이었으면 나에게 잘 어울렸을 거 같아요.조폭 이야기라기보다 한 남자의 작고 소박한 희망수첩에 관한 이야기에요. 가족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영화고, 작은 것에서도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요. 작품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느꼈거든요.내가 이기적인가 봐요.이 작품을 한 건 보여드리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느끼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요. 작품 하면서 얻은 게 정말 많아요.

 


 

촬영을 끝낸 지금은 만족스럽나요?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미련은 없어요. 촬영하는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이런 남자였던 게 행복했거든요. 큰 걸 얻었어요. 생각을 조금만 다르게 하면 지금은 모든 것이 행복하고 복에 겨울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행복은 자기가 만드는거라는 ,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진리를 얻었죠.

 

의 구동혁에 대해 아픈 캐릭터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어요.의 오태식은 그 아픔이 심화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드는데.
오태식, 본인은 행복해했어요.굉장히 행복했어요. 정말 해맑게 웃고.보시는 분들은 그 웃음이 어떻게 느껴지실지 모르겠는데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나는 행복했어요.

 

이 작품이 선택이 기존의 장난스럽고 해맑은 역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적 노력은 안닌가요?
아니요.그렇지는 않아요.우연히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너무 좋았죠.기본적으로 나 자체가 아주 밝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 솔직하고 강직한 男子

 

연예계 생활 10년 쯤 되면 흔히 여우가 된다고들 하지 않나요?
그런 면은 있을 거 같아요.거짓이고 가식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경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돼 버린 거죠.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면 그렇게까지 반갑지 않은데 "어유,잘 지내셨어요?"인사하면서 살갑게 구는 것. 그렇게 하면 어색하고 표정 관리 잘 안 되죠.상대방도 느낀대요. 내가 단순하고 솔직해요.(웃음)배우는 남에게 보이는 삶을 살잖아요.
1년 정도 된 거 같아요. 내 스스로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 지. 나중에 후회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다니고 그래요. 머리도 안 감고 낚시하러 다니고.

 

시청률이나 흥행 스코어에도 신경쓰지 않나요.
지금이 그래요. 개봉 전인데도 작품 하는 동안 행복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는 걸로 만족해요.

한편으로는 이기적이죠. 나를 바라보는 팬들을 생각해서 말 한마디라도 그들을 위해 연기 했고 감사의 뜻으로 열심히 한다고 하잖아요. 팬들에게  너무 고맙긴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만나서 내가 행복한 걸로 된 거 같아요.일적인 부분에서도 머리를 쓴다거나 재지 않아요. 그래봐야 소용도 없고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기 부분에서도 문근영 양이 연기 하는 거 보고 느낀 바가 많아요. 가장 강한 건 솔직하고 진실하고 순수한 것이죠. 그게 최고인 것 같아요.

 


 

나이에 비해선 굉장히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기존 작품 안에서도  그런 면이 보이던데 연상과 작업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빠 같은 느낌이랄까?
이번 작품 하면서도 선배들이 깜짝 놀랬대요.30대 초반 정도로 생각된데요. 왜 그러실까?(웃음) 한 살 어린 매니저 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가 꾹 참다가 한번은 말하더라고요. 형이 내 아버지냐고! 내가 진짜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웃음)사실은 '누나'소리를 해 본 적이 없거든요. 누구에게든. 그런데 최근에는 "누나!누나!" 잘  불러요. 원래 똥고집에 자존심이 센 편이에요.사람들에게 확 닫아버리고, 차가웠죠.

 

지금은 180도 변했나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현장에서 액션 연기를 본 기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라고요.
원래 운동을 했으니까요. 중학교 때 농구 선수였어요.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은 정말 힘들게 운동하잖아요. 나에겐 액션 신이 심하게 어려운 건 아니고요. 걱정 많이 했는데 하니까 되더라고요. 등에 참여하신 신재명 무슬 감독님이 액션 연기를 지도 해주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이 친해졌죠. 액션 영화 하자고 자꾸 전화하세요. (웃음)

 

운동은 왜 그만뒀어요?
다치기도 했구요. 한 번 다치고 나서도 운동을 계속 했는데 발목 인대 쪽을 또 다쳤어요.그리고 운동하는 게 너무 힘들었던 거 같아요.

 

꽤 어릴 적부터 떨어져 생활했죠?
운동하려고 서울로 유학 왔었죠. 초등학교 때 육상과 야구 선수로 활동했어건든요.집안에서는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하고 대학가서 운동하려고 했는데 서울 학교에 있는 감독님이 계속 제의를 하셨어요. 그리고 사실 난 서울로 오고 싶었죠.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래인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느낌이 남달랐겠네요.
그때 당시에는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린 나이에 1년에 부모님을 한 번 밖에  못 만났어요. 그래서 지금은 모시고 같이 살고 싶은데 어머니가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중3에서 고1때는 어머니가 여동생 때문에 서울에 계셨어요. 나 별 이야기 다하죠? 영화 이야기 안 하고.(웃음)

 


 

영화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오태식의 상황만큼은 아니지만 가족이란 존재는 당신에게도 유난히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왔을 것 같아요.
사실 집에 가면 말도 별로 없어요. 우리집 남자들이 무뚝뚝하기는 한데 엄마랑 며칠 같이 있어도 대화를 잘 안 해요. 할 이야기도 없고요.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게 익숙했으니까요.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 것도 1년이 안 됐을 거에요. 우연히 알게 됐어요. 그게 또 김래원에게 상처로 왔던 것 같아요. 그 상태에서 이 작품을 봤으니까 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 거죠. 영화 속 태식이도 그랬을 거예요. 새롭고 행복하고..

 

#웃고 있어도 슬퍼 보이는 男子
 
작품 속 어머니인 김해숙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며 잘 따른다고 하던데요?
너무 좋았어요. 못하는 이야기도 하고. 방금 상처가 됐다는 얘기 있죠. 촬영 전에 그 얘기를 우연히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더 가까워지고 도움을 많이 받은것 같아요. 그런 얘기는 친구들에게도 안 하거든요.
남 앞에서 울어본 적도 단 한 번도 없어요.그래서 인지, 연기하면서도 우는 게 힘들어요.

 

우는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리는 남자이기도 한데?
사실 우는 것 진짜 안돼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엄마 죽고 우는게 진짜 격하게 울게 되더라고요. 처음이에요.

 

강석범감독은 '웃고있어요 슬퍼보였다'며 당신을 캐스팅했다고 말했잖아요. 감독의 전작이 로맨틱 코미디라  그런지 감정성에 주목할 것 같더라고요.
감족님은 너무 깊은걸 싫어하시더라고요. 너무 진하거나 우울한 쪽으로 빠지고 싶어하지 않으세요.
내가 진한 맛을 내는데 한몫하긴 했죠. 원체 무거운 쪽이니까. 감족님은 차라리 웃음으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그게 더 진할 수도 있잖아요.통곡하는 것보다 웃는게 더 슬퍼 보일수 있죠. 그런 식으로 피해가시더라고요. 나를 잘 리드해 주신것 같아요.

 

주제가도 직접불렀다고 들었어요. 노래부르는걸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네요.
이번에 들어보세요.(웃음) 안 한다고 하다가 하게됐죠. 영화안에서 노래부르는 장면이 있어요.

그장면 녹음 정도 하는 줄 알고 녹음실에 갔는데 노래를 다하래요. 그래서   ost에 들어가게 됐죠. 잘 부르는 것을  떠나서 나는 연기자니까 감정에 주목했어요.

 

주당이라고 소문났는데 이번 영화를 위해 좋아하는 술도 자제했다고하던데요?
술 끓었어요.(웃음) 공중파 연예프로그램에 나와서 끊었다고 하고 두 달 반 안 마셨죠.
일주일 동안 술을 안 마시면 차 사준다는 친구가 있을 정도로 술을 좋아해요. 두 달 안 마시고 술에 취해 있는 신을 연기하기 위해 마셨죠.

 

청소년 드라마 로 데뷔했는데 학생 연기자들을 스파르타식으로 훈련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난 독불장군이죠.(웃음) 신경도 안 쓰고 촬영장도 안 나가고 그랬어요. 철이 없었죠.고등학교 1학년 때였는데 운동도 했겠다, 혼자 자랐겠다, 무서운 게 없었거든요.

 

그때 주변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도 승승장구해서 지금의 위치까지 와있네요.
큰 사고 없었어요.

 

는 배우 김래원의 주가를 크게 높여준 작품이잖아요. 지금 그런 작품이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나쁘진 않죠.그런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너무 어두운 작품에 빠져있다 보니. 그런데 내가 힘들어요. 침울해져 있는 내가 싫어요.그리고 약간 위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음 작품은 밝고 건강하고 재미있는 걸 하려고요.

 

밝은 작품을 하게 되면 성격도 덩달아 밝아지는 면이 있죠?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젠 더 그럴 거 같아요.

 

드라마에서는 주로 멜로 장르를 했지만 최근 영화에서는 꺼린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직 사랑을 잘 몰라서요.(웃음)멜로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죠. 잘 모를 때는.

 

일찍부터 얼굴을 알려져 있어 쉽게 눈군가를 만나기는 어려웠을 듯해요.

다 잘 만나요.(웃음)대놓고 길에는 안 다니지만 식당가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그래요.

 

배우로서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싶은가요?

지금처럼 여유있게 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작품이 나를 변화시키는 거지, 내가 변화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매 작품 할 때마다 충실하게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될 것 같아요.

 

여유롭다는 표현이 일을 많이 잡지 않고 스스로에게 작품에 몰입할 시간을 준다는 말인가요?

지금은 일정을 굉장히 빡빡하게 잡고 있어요.(웃음)하지만' 이번 작품 잘 돼야 하는데','난 작품이 왜 이렇게 안 되지?,' '한번 터져줘야 되는데', 이런 생각들을 안 해요. 지금은 연습하는 것 같아요. 그냥 작품 하는 게 즐겁고 행복해요.

 


에디터 주지은/사진 남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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