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따뜻한 밥상을 생각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이 너무 늦었다. 아침을 거른다.
' 젠장, 먹고 살기 되게 힘드네! '
우리는 ' 먹고 살기 ' 위해 ' 먹는것 ' 을 포기 하면서 산다.
둘
오늘은 남편이 음식 준비를 한다.
떡볶이다.
요 앞 가게에 있는 포장마차에 뛰어나가 사오면 간단할 것을 음식 만들기엔 젬병인 남편이 끙끙거리며 떡볶이를 만든다. 너무도 지루한 일상. 그리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으로 인해 부부사이조차 무감각해짐을 느끼게 된 어느 순간. 보수적인 남편이 지루한 일상과 고통스런 고요를 깨기 시작했다.
톡톡톡톡톡..
우리는 변화를 갖기 위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셋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한숨부터 나온다.
' 오늘 아침엔 또 뭘 해 먹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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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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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엔 또 뭘 해 먹지? '
이렇게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숙제가 또 있겠는가? 선생도 없는데 음식이 평생 숙제가 됐다.
넷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내 시간이라고는 단 1분도 없다. 애들을 재우고 나니 밤 10시. 나도 졸립다. 그러나 하루가 너무 아깝다.
그럴때면 나는 큰 컵으로 커피를 한 잔 마신다. 밤에 마시는 커피. 밤 새 뜬눈으로 보낼것을 알면서도 다음날이 괴로워질 것을 알면서도 나는 밤 10시에 독한 커피를 마신다.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보상 받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다섯
한 돌된 딸아이가 소량의 침을 흘린다. 휴지로 닦아주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때론 부모들은 그것을 핥아먹기도 한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키스를 통해 타액을 먹기도 한다.
그리고 립스틱을 먹기도 하고 그녀 얼굴에 덮인 화장품을 먹기도 한다.
때론 그녀의 체액, 그 남자의 체액을 먹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평소에 불쾌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먹기도 한다.
여섯
독방에 갇힌 빠삐용에게 코코넛이 몰래 들여보내진다. 그리고 반으로 쪼개진 코코넛 속에는 감옥 친구 드가의 쪽지가 들어있다.
" 하루에 한 입씩. 건강 잃지 말기를. "
그러나 얼마 안되어 간수에게 들키게 되고 그 댓가로 몇 달간 빛까지 차단된 생활을 보내는 빠삐용. 극도의 괴로움 때문에 코코넛 제공자의 이름을 말할 뻔 했지만 벽 속에 숨겨놓은 친구의 쪽지를 먹으며 다짐한다. 결코 친구를 배신하지 않겠노라고.
사람은 때로는 신의를 위해 음식이 아닌것을 먹기도 한다.
일곱
프랑스의 여배우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 한국을 야만인 운운하며 비난했다.
하지만 수 백년간 이어온 한 나라의 음식문화를 자신의 잣대로 평가한 그녀의 언행이 오히려 스스로를 저급한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때론 사람들은 외모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듯 음식만 보고 그 민족을 평가한다.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있다. 그런 음식에는 그만한 사연들이 들어있다.
아버지는 청국장을 드시지 않는다.
사업에 싶패하고 여관을 전전할 때 한동안 드셨던 음식이 청국장이다.
음식은 기억이다.
여덟
음식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 맛의 달인 ' 이라는 요리만화가 있다. 현재 85권째 단행본이 출간되었고 그 연재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일본만화다. 맛의 달인을 기점으로해서 ' 미스터 초밥왕 ', ' 명가의 술 ' ' 라면짱 ', ' 아빠는 요리사 ' 그리고 최근 허영만의 ' 식객 ' 까지. 요리만화에도 역시 대결구조가 등장한다. 진정한 맛의 승리자를 가리자는 것인데... 도대체 사람은 경쟁을 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나보다.
음식이 인간의 몬질을 확인하게 한다.
아홉
햄버거, 새우버거, 치킨버거, 핫윙, 너겟, 애플파이, 쉐이크, 코올슬로, 비스켓, 치즈스틱, 후렌치 후라이, 코크, 환타, 사이다, 피자, 컵라면...
자본주의가 만든 여러가지 실패중에서 음식에 관한 실패가 있다. 대량생산이 그것이다.
대량생산된 음식에는 정성이 없다.
정성은 인간을 담백하게 만든다. 그리고 절제가 있다.
그래서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절제되지 않은 불필요한 영양분들 때문에 비만과 성인병에 걸리게 된다. 이는 넘치게 먹은 후 소화제를 먹는 어리석음과 같다.
열
2015년 드디어 음식이 알약으로 시판됐다.
현재 지구상에 있는 만오천 종류의 음식을 알약으로 만드는데 20년이란 기간이 걸렷으며 음식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만감을 단계별로 나누어 판매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에도 탈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세계요리사 및 식당협회의 일부 회원들이 이에 반발, 이 식품을 제조 판매한 upgrade사에 불법 침입하여 식품과 약품연구실은 물론 제조공장 그리고 창고에 방화한 사실이 검찰조사에 의해 드러나 새로은 사회문제가 파생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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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여유 아니던가. 기술력이 여유를 빼앗아 가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