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목욕탕과 헤어진 찜질방 스파로 변신하다

김도균 |2006.11.19 11:18
조회 68 |추천 2

#1

방금 식당을 둘러보고 불가마를 지나쳐 왔는데, 도대체 어디로 나가야 하는 거지? 경기도 안산 한남 스포랜드의 1층 수영장에서 3층 찜질방까지 이곳 저곳 돌아다니던 김모씨, 여전히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다. 소금방·아이스방에다 옥외탕·영화방까지 들어가볼 곳은 많은데,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걷다 보니 벌써 운동이 다 된 느낌. 메인 홀에선 사람에 치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김씨. ‘광장’ 같이 넓은 마룻바닥 앞에서 입이 살짝 벌어진다.

#2

금요일 오후 6시, 하얀 김이 모락모락, 거품이 보글거리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해피데이 찜질방 스카이라운지 ‘야외 아쿠아테라피탕’. 수영복 차림의 아가씨 두 명이 가슴까지 뜨거운 물속에 푹 담근 채 하늘을 올려다 본다. 둘 다 “노천탕에 온 것 같다”고 야단이다. 바로 옆 히노끼(편백나무)탕에서 들려오는 커플 한 쌍의 소근거림. “여기 찜질방 맞아? 꼭 스파 같잖아.”

#3

서울 송파구 오금동 스포츠클럽 서울레저. 지하 1층에서 힘있게 골프채를 휘두르던 30대 이모씨. 잠시 후엔 스쿼시장에서 열심히 강습을 받고 있다. 수영장에서는 25m 레인을 왔다 갔다 하더니, 결국 3층 ‘소금방’에 벌러덩 누워 있는 모습 포착. 바닥에 깔린 소금석을 만지작거리며 동행에게 “요즘 운동 덕에 간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하며 씨익 웃는다. 이 사람이 있는 곳, 헬스클럽이야, 찜질방이야?

#4

최신 시설이라 그런지 ‘크리스털 빛 소금방부터 ‘피라미드 옥방’에 이르기까지 방방이 예쁘다. 서울 용산 드래곤힐 스파는 양쪽으로 대나무가 들어선 입구부터 ‘스타일링’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힘을 줬다. 아주머니들이 ‘수영하러 가자’며 우르르 몰려나간다. 따라나가 보니 돌로 된 용의 입에서 물이 폭포처럼 흘러나오는, 동남아 휴양지 풍으로 꾸며놓은 야외 풀장에서 아주머니들이 한창 수영 중. “춥지 않으세요?” 물었더니 “딱 좋아!”라며 “얼른 들어오라”고 성화다. 땀 빼고, 탕에 몸 담그고, 피트니스 클럽(연말 연시쯤 회원제로 본격 운영하기 전까지만 무료)과 수영장에서 몸매 관리까지. 아~ 8000원(오픈 기념 할인가격 적용시)의 힘이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찜질방은 다이아몬드방과 산소방, 그리고 소금방을 갖췄는지에 따라 첨단이냐 아니냐로 결판났다. 하지만 이젠 족욕탕, 노천탕에 헬스클럽 정도는 있어줘야 명함을 내민다. 이제는 찜질방이 아니다. 이름도 근사한 ‘스파’다. 또 사우나와 찜질방이라는 단순 구조는 옛말. 1층에서 6층까지, 건물 전체 구석구석에 영화방·식당·헬스장에다 오락실까지 들어차 있는 초대형 사이즈의 ‘빌딩형’이라야 사람들이 모인다. 처음 가서는 워낙 동선이 복잡해 어디로 들어왔다가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헷갈린다. 종합헬스클럽인지 찜질방인지 구분이 안가는 ‘멀티 스포츠 찜질방’도 있다. 시시각각 진화하는 찜질방. 그 현장을 찾아갔다. 이제는 찜질방이 아니다. ‘시티 스파’다.

(김연주기자 carol@chosun.com )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