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문정이는 서울로 시집간 동생 희정이가 궁금했다. 전화를 해도 ' 뚜뚜뚜 ' 하는 신호음만 들릴 뿐이었다. 희정이의 남편 재식의 회사로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으나 아무 연락도 없이 1주일째 직장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해진 문정이는 다음 날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한적한 공터에 지어진 희정이네 집을 찾아갔다. 대문 앞에는 며칠 치의 신문과 우유만 잔뜩 쌓여 있었고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다.
문정이는 담을 뛰어넘어 희정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언니, 나 무서워. 갑갑하단 말이야.! "
희정이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전화는 끊겨 버렸다. 문정이는 며칠을 빈 집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희정이의 전화를 기다렸다. 매일 밤 자정만 되면 희정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어둡고 무섭고 갑갑하다는 말만 남긴 채 바로 끊어졌다. 어느 날 배달되어온 신문에서 문정은 희정의 남편 재식이를 발견했다.
아내를 살해한 것에 가책을 느낀 남편, 유서를 남기고 투신 자살!
문정이는 동생이 살해됐음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전화는 무엇인가? 그 날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다. 전화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경찰은 선뜻 믿지 않으면서도 조사해 보기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경찰과 문정은 자정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자정이 되자 그 날도 어김없이 희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 언니∼무서워! "
경찰은 곧바로 발신지 추적 장치를 작동시켰으나 기계는 발신지를 알 수 없다는 표시만을 나타냈다.
다음 날 아침.
전화국에 협조를 부탁한 결과, 그 전화는 열흘 전에 끊어진 전화라는 대답을 듣게 됐다. 면밀히 조사한 끝에 경찰은 전화선이 집 밖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았다. 전화기에서부터 선을 따라 추적해 들어가자 전화선은 지하실구석의 틈 사이로 연결돼 있었다. 지하실 벽을 뚫자, 케케한 냄새가 풍겨나오기 시작했다. 그 안으로 전등을 비췄다.
거기엔 전화선으로 목이 졸린 희정이가 눈을 부릅뜨고 죽어 있었다.
전화선의 끝을 입에 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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