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완결된 Urban Sound의 극치 IF(아이에프)의 2nd
album “More Than Music”
□ Urban Sound의 탄생과 진화, Infinite Flow에서 IF까지 - 아이에프는 탄생부터 여타 힙합 팀들과 성격이 차별됐다.
이들은 독자적인 세련된 도시적 스타일을 추구하며 언더와
오버로 양분화된 한국 힙합 씬에서 접합점 혹은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이는 진지한 음악적 고찰뿐 아니라 대중성도 어느 정도 함축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클럽 씬에 모습을 보인지 채 1년 만에 셀프 프로듀싱의 EP
“Respect 4 Brotha”(2002. 6)를 발표했고, 이는
월드컵이라는 음반 비수기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힙합플레이어를 비롯한 온라인 힙합
사이트의 연말 시상식을 휩쓰는 놀라운 성과와 더불어
음악적인 새로운 시도 역시 극찬을 받았다.
- 힙합 씬의 넥스트 빅 씽으로 큰 기대를 모으며 데뷔한 아이에프이지만, 1집이 발표되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두 멤버 사이의 음악적 견해로 인해 앨범 작업은 근 2년 여간 진척되지 않았고, 어렵게 만들어진 일말의
작업물 역시 스스로에게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었기에 고민의 그늘은 날로 커져만 갔다. 영지엠과 넋업샨 두 멤버는 각각 주석, 각나그네와 더 많은 시간들을 보냈고, 팀의 해체 위기까지 내몰린 위급한 상황이 거듭됐다.
- 2004년말 불세출의 프로듀서인 디제이 소울스케이프가
가세, 인피니트 플로우에서 아이에프로 이름을 축약하며 심기일전한 이들은 2(래퍼)+1(프로듀서) 형식을 빌어 마침내
데뷔 앨범인 “We Are Music”(2005. 6)을 EP후 3년 만에
발표하게 됐다. 아이에프의 데뷔 앨범은 재기발랄한 내용의 ‘20’s’ , 명품 힙합이라는 별칭을 충족하는 ‘Dialogue 2’,
소울풀한 면모가 가미된 앨범의 백미 ‘Ontology’, 8분이 넘는 스토리텔링을 담은 대곡 ‘어느 토요일’ 등 여느 앨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신선한 내용물로 가득했다.
- 하지만, 아이에프에게 1집은 결국 절반의 성공이자 새로운 고민의 시작이기도 했다. 멜로디적 임팩트가 강한 EP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1집은 뭐라 언급하기 쉽지 않은 생소한 스타일이자 비대중성인 힙합 음악으로 여겨졌기에 꾸준한 반향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았고, 힙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이들의 음악을 호흡하기에 다소 버거워했다. 허나 나름 얻은 것도 많은 1집이었다. 각종 앨범 차트 10위권 내에 오르며 팬들의 잠재된 기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앨범이라는 미지의 작업을 구체화하면서 여러가지를
체득함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얻었다.
- 2005년 11월 아이에프는 2집 작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EP와 1집의 중간점을 찾는 방법을 고민했다. 아이에프의
사운드로 대표되는 얼번(Urban)과 사랑과 존경에 대한 가사를 다시금 리바이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살펴보아야만 했다. 그리하여 브랜드 뉴 아이에프의 샘플
작업을 위해 앞서 녹음된 봄의 노래 몇몇 곡을 모아 싱글
“연애편지”(2006. 3)을 발표한다. 태국 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앙의 영화 ‘Citizen Dog’과 타이업한 타이틀곡 ‘연애편지’의 뮤직비디오는 환상적인 영상과 깔끔한 노래가 어울리며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아이에프에게는 또 한번의 변모
(혹은 회기)의 본격적인 라운딩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 1년여의 작업 끝에 완결된 사랑, 존경,
음악에 대한 지침서 “More Than Music”
- 2집 앨범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찾아내기 위해 누구의 의견도 배제한 채 스스로가 직접 앨범 전체의 프로듀서를 맡아 진행했다는 점이다. 물론, 진행중 약간의 시행착오들이 등장하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다소
지체된 면도 있었으나, 원하고자했던 코어한 부분을 캐치해 낼 수 있었기에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EP 이후 오랜만에 송 라이터로 돌아온 넋업샨은 일부 곡의 트랙 메이킹은 물론 외부 프로듀서진의 음악적 방향을 진두지휘 했고,
영지엠은 전체적인 팀의 이미지와 피처링 섭외를 맡아 균등한 분업화 작업을 진행했다.
- 여느 앨범이 그렇지 않겠냐 만은 아이에프의 2집은 수록
내용에 있어 근간의 어떤 앨범보다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무수히 많은 트랙을 놓고 몸에 맞는 옷을 찾기
위해 고민했고, 실제로 녹음을 끝낸 후 펜딩시키거나, 여러 버젼으로 나누어 믹스를 해본 트랙도 있다. 예로 들자면
‘어깨동무’는 기타가 부각된 버젼과 피아노가 부각된 버젼
2가지로, ‘기념일’은 소울풀한 Amin. J의 피처링에 랩이
부각된 버젼과 페퍼톤스 뎁의 보컬이 부각된 모던한 버젼
두 가지로 결과물을 만든 후 셀렉트한 것이다. 또한, 막판
까지 프로듀서와 멤버간의 조율을 거듭하며 트랙,
수록 버젼, 세션, 피처링이 결정됐을 정도로 아이에프 2집 “More Than Music”이란 이름에 걸맞는 곡들로 채우기
위해 많은 대화와 고민을 거듭했다.
-이러한 꼼꼼한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이에프 음악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동료 뮤지션들의 참여 결정이 순조롭게 병행됐다. 애초에 소박하게 시작된 아이에프의 앨범은 진행이
거듭될수록 화려한 피처링과 스탭들의 진용을 갖추며
스스로도 놀랄만한 결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누구보다도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서포터는 프로듀서 페니와 에픽하이.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프로듀서인 페니는 수많은 작업
요청의 압박 속에서도 아이에프를 위해 무려 앨범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트랙을 제공해줬고, 스튜디오 작업에 있어서는 가장 큰 조력자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에픽하이 역시
수없이 작업실과 녹음실을 찾아오며 트랙 제공과 피처링
뿐 아니라 물심양면으로 큰 힘을 더해줬다. 또한, 1집에 비해 프로듀싱의 비중은 많이 축소됐지만 디제이 소울스케이프가 다시금 정신 적인 지주로 참여, 앨범의 맥을 짚어주는 주요 트랙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최근 015B 객 원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버벌진트가 오랜만에 트랙
메이킹과 보컬로 참여하는 활약을 펼쳤다.
- 넋업샨(프로듀서명 이밀라국거리)를 필두로 한 6명의
화려한 프로듀서 라인 외에도 본작 에는 눈부신 게스트들이 앨범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 단 4곡에 16명이라는 엄청난 랩 피처링을 통해 아이에프 만의 색깔과 피처링의 강한
임팩트를 동시에 충족하고 있으며, 재 야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하여 윤활유의
역할을 충분 히 더 해 주고 있다. 게다가 한국 모던 록의
스페셜리스트 넬의 김종완, 2006년 가요계의 최대 수확으로 평가 받는 이지형, 세션 계의 영 제너레이션으로 떠오른
세렝게티 등이 참여, 장르를 뛰어넘는 웰 메이드 작업을
공조했다. 사진 또한 영지엠과 친구 사이인 코요태의 빽가가 담당, 놀라운 감각과 더불어 멤버 이상의 애착을 과시했는데, 작업 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빽가는 아이에 프의 스튜디오
사진 촬영 전날 모든 장비를 도둑 맞고도 렌트 카메라를
빌려 예정대로 촬영 을 진행했다고.
□ 과감한 도전의 산물 ‘댄스 댄스 댄스’
- 언더와 오버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에프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멋진 음악을 하고 싶었던 멤버들의
바램은 본작 여기저기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솔직한 자기
고백에서 누구나 공감할 대중적인 사랑 노래로, 극도의 실험적인 사운드에서 정통 힙합의 카테고리에 유효한 비트들로
넘나드는 아이에프 만의 2집 사운드는 생뚱맞게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익히 들어온 얼번 사운드, 명품 힙합이라는 별칭들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 타이틀로 낙점된 ‘댄스 댄스 댄스’는 아이에프 뿐 아니라
한국 힙합 씬에서 그간 만날 수 없었던 전혀 생경한 느낌의 곡이다. 라틴 기타 연주로 시작되어 아웃캐스트를 방불케
하는 출렁이는 비트로 이어지는 나열은 아이에프의 새로운
면모를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생 소한 질감으로 인해
막판까지도 여타 곡들과 타이틀 자리를 놓고 고민거리를 던져줬지만, 멤버인 넋업샨의 프로듀싱 곡이라는 점과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다. 이밀라국거리의 또 다른 트랙인 ‘Dreamin’은 아날로직 1집에 수록된 ‘엘도라도’의 2부 형식을 취한 곡으로 날렵한 기타와 훵크한 리듬감의 샘플링이 돋보인다.
- ‘기념일’, ‘어깨동무’, ‘연금술사’ 등은 아이에프가 애초에 생각한 2집 이미지를 담고 있는 트랙들로 모두 페니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출중한 멜로디 라인이 부각된 트랙들과 살아있는 잔잔한 얘기들의 가사는 나름 대중성도 내포하고
있어 막판까지 타이틀 곡으로 격합을 벌인 곡들이기도 하다. 특히, 스케일 큰 샘플링 사운드에 화려한 래핑의 나열이
이목을 끄는 ‘연금술사’는 단순한 피처링 작업이 아닌
아이에프의 두 멤버와 키비, 팔로알토가 함께한 완성도
있는 공동작업으로서 한국 힙합의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트랙으로 기대가 크다.
- 아이에프와 둘도 없는 친구인 에픽하이의 참여는 앨범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눈부신 작업물들이었다. 타블로가
트랙메이킹과 나레이션을, 넬의 김종완이 보컬과 기타를
맡은 ‘Rain Bow’는 본작 중 가장 완성도가 돋보이는 트랙
중 하나이다. 남자를 사랑한 남자의 가상(혹은 현실)속 슬픈 넋두리와 기존의 힙합 스타일을 철저히 해체한 사운드 조합은 가히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에픽하이의 디제이 투컷이 프로
듀서로, 신예 보컬리스트 Jinbo가 코러스를, 아이에프와
에픽하이의 각 두명씩의 래퍼가 주고 받는 형식으로 작업한 ‘N.I.C.E’는 제목만큼이나 나이스한 느낌의 친구들의
우정과 음악이 돋보이는 곡.
- ‘Art & Fear’와 ‘You Don’t Care’는 아이에프의 음악적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 트랙. 주제에 대한 고민과 곡의 구성력이 단연 돋보이는 대표 넘버들이다. 곡의 후반부를 수놓는
화려한 보컬의 코러스와 담담하게 읊조리는 두 멤버의 래핑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 타이틀곡 못지 않게 트랙리스트 공개 시점부터 큰 이슈를 모은 ‘Hip Hop For Respect’는 한국 힙합의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대규모의 곡이다. 이는 14명의 참여진(13명의
래퍼와 1명의 프로듀서겸 디제이) 뿐 아니라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완성도 역시 한몫하고 있다. 신구의 대표세력,
언더와 오버, 레이블과 크루를 넘나드는 광대한 참여진,
탄탄한 가사, 래핑의 스킬이 쏟아내는 격전은 사랑과 존경
이란 공동의 이념을 통해 하나로 희석이 된다. 이들이 만장
일치로 선택한 프로듀서인 소울스케이프는 앨범 중간부를
관통하는 ‘이상해’에서 가장 파격적인 선물을 선사했다. 국가대표급 빠른 래핑을 구사하는 아웃사이더가 피처링한 이곡은 일렉트로닉한 측면의 소울스케이프 사운드(이곡을 통해
소울스케이프는 soultronix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의
배를 탄 아이에프의 진보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