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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버리지 마세요

김동규 |2006.12.09 03:32
조회 3,742 |추천 76

방금전에 유기견 한마리를 만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밤에 산책하는게 일상화되서 맥주한잔하고 술도 깰겸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매번 가는 산책코스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갔다가 다시 집에 돌아오는데

 

지하철역에 있는 백화점 앞에서 비에 젖은 강아지 한마리를 만났습니다.

 

내심 ' 이 개 주인 없는거면 어쩌나..' 싶었는데 강아지 뒤에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 이 사람들이 주인이구나..' 하고 발걸음을 계속했습니다.

 

헤드폰에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해서 주위소리를 잘 못듣습니다.

 

산책하는길에 차가 다니는 길도 아니고 도로가 있어도 일방통행로라서 별로 신경 안쓰고

 

산책을 하는데 집에 오는 길에 큰 사거리에서 발 옆에 머가 따라오는걸 느끼고 봤더니

 

아까 백화점 앞에서 본 강아지였습니다.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유기견이었던 모양입니다.

 

요즘 동네에서 개를 너무 많이 쉽게 버립니다.

 

걷다보면 작고 예쁘장하게 생긴, 분명 애완견인데 꼬질꼬질 먼지랑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여기저기 배회하는 유기견들을 자주 봅니다.

 

안 따라오길 바랬는데.. 졸졸졸 따라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습니다.

 

이 강아지가 주인을 잃어버린건지 버려진건지 알길 없지만 일단 길 잃은건 분명한데

 

아파트 살면서 무턱대고 집에 데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늦은 시간이라 사람도 안다니고 개가 갑자기 어떤 여성분을 졸졸졸 따라가니

 

그 여성분은 제가 주인인줄 알았답니다.

 

걸음을 멈추시고 주인에게 가라고 하시길래 제가 주인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걷다보니 아저씨를 만났는데 대충 제가 주인이 아닐거란걸 아시더군요..

 

제 개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말씀드렸더니.. 누가 버린걸꺼라고 요즘엔 이런 개들이 많다고

 

하십니다..

 

이 녀석 너무 안쓰러워서 물이랑 먹을것만 사주고 가려고 동네 편의점에서 통조림이랑 물을 샀는데 배는 안고픈지 통조림은 조금 먹다 말고 물은 계속 마시더군요..

 

물 주다가 강아지한테서 향기가 나서 더 안쓰러웠습니다.

 

물을 주려고 몸을 숙였는데 샴푸 향기가 강하게 났습니다.

 

목욕 시킨지 얼마 안된 개였던 거죠..

 

주인을 잃어버렸어도 버려졌어도 분명 집을 나온지 하루도 안된 개였습니다.

 

새벽 한시 너머에 멀 어떻게 하겠냐만은 그래도 이 녀석을 만난곳부터 열심히 같이 돌아다녔습니다.

 

혹시나 찾고 있는 주인이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열심히 걸어다녔지만 혹시나는 역시나였는지 찾는 주인은 커녕 걸어다니는 사람도 별로 못봤습니다.

 

여기는 분당 수내동입니다. 지하철역은 수내역이고 백화점은 롯데백화점이구요..

 

유동인구가 적은 곳은 아닌데 이 시간엔 비가와서 그런지 정말 거리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포기하고 돌아서기로 했습니다.

 

남은 물을 마저 마시게 하고 강아지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뛰었습니다.

 

졸졸졸 따라오던 녀석이 쉽게 떨어질것 같지도 않고 역시나 뛰어오는걸 겨우 따돌리고 집으로

 

걸어왔습니다. 오면서 계속 뒤를 돌아봤는데 안보이는걸 알면서 자꾸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지금 집에 들어와서 피곤해서 잘까하다 처음으로 싸이에 남들이 보는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통조림 아직 많이 남았고 길거리에 두었으니 아침까진 배 고프면 먹을것이 있을겁니다.

 

 

분당 중앙공원에 가면 돼지같은 토끼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도 않아요.. 먹을것을 많이 먹어서 토끼가 통통합니다.

 

들은 얘긴데 토끼들은 처음부터 있던게 아니고 사람들이 키우다 공원에 버린거라고 합니다.

 

공원이 워낙 크니까 이제 적응한 모양입니다.

 

 

저도 집에서 개를 키웁니다. 애물단지 요크셔테리어지만 귀여워서 키웠는데 먹고 살기 힘들다고

 

버리는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녀석이 죽으면 다시는 애완동물을 키울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벌써 7년째 집에서 같이 살고 있고 정도 많이 들어서 사는 동안만큼은 잘해주려고 합니다.

 

맨날 집에 갖혀있는게 미안하지만 그래도 길거리에 버려지는 개가 많은걸 보고선 '넌 복받은 줄 알라'고 말하곤 합니다.

 

애완동물은 책임 질 수 없으면 무턱대고 기르지 말았으면 하네요..

 

요즘 먹고 살기 힘든거 다 알지만 그래도 길거리에 살아있는 생명들이 주인을 잃고 떠돌아 다닙니다.

 

그 생명들이 좋은 주인 만나서 잘 먹고 잘 살것 같습니까???

 

거의 대부분 길거리에서 죽거나 운좋으면 유기견 센터로 옮겨지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결국 안락사로 생명을 잃어버리는게 유기견들의 운명입니다.

 

머.. 저는 동물 애호가도 아니고 그냥 제가 키우는 개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 혹시나 애완동물을 키우신다면 혹은 키우실 예정이라면

 

자기 동물에 대한 책음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산책 나갈때 끈만 잘 묶고 나가도 개 잃어버릴 일 없습니다.

 

생각 좀 하고 삽시다.

 

두고 온 녀석한테는 미안합니가. 하지만 정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많다면 작은 생명이라도 주인 떠나서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추천수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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