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지기를 간절히 원했던 여우는
소원대로 그렇게 길들여졌다.
하지만 여우의 곁에 계속 남아있을 수 없었던
어린 왕자는 이별을 고하게 되었고,
여우는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받아들였다.
어린 왕자가 떠난 후 여우는 행복했을까?
비록 그를 길들여준 어린 왕자가 자신의 곁을 떠났지만
여우는 행복했다.
"난 행복해.
저 황금빛 밀밭을 바라보면 언제든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
그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잊지 않을 수 있는거야. 그리고…"
여우는 거기에서 생각을 멈췄다.
어쩌면 그는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뻔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들은 지금의 '행복'을 '슬픔'으로 바꾸어 버린다는 걸
여우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매일매일 여우는 그 밀밭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러나 눈물을 흘리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때 가지말라고 말했더라면, 조금더 내 마음을 보여줬더라면…' -
너무나 좋아하지만,
몇 달동안 말 못한채 그냥 바라보고만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식상한 말이지만, 달리 표현할 수가 없어 해야 겠습니다.
이런 마음 처음이라고.
언제나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면 망설임없이 고백하던 저였거든요.
몇 달은커녕 며칠고민도 힘겨워 했던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좋아할 수 있다는 것에,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 행복하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영 말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말도 떠오르지 않고,
섣부른 말 한마디로
제 마음의 크기가 줄어들까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사이보다 더 멀어질까 걱정하는
이기적인 제 마음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후면 그녀의 생일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녀를 위해 무얼해줄까 고민하고,
수백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미친 놈처럼 실실 웃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부담스러워 할거야…'라며
멍해지는 저를 그녀는 알 수 없겠죠.
이런 저를 알게 된다면 제 아픈 마음 걱정되어 더욱 마음아파할
그녀라는걸 알기 때문에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수그러들게 만드는, 그녀는 그런 여자랍니다.
스물 한번째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며
전할 수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언젠가 '길들여지는게 좋은 걸까?'라며 그녀가 물었습니다.
그때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들키게 될까봐,
누군지 말할 수도 없으면서…
길들여진다는 건 아주 행복한거라 말해주고 싶습니다.
현재의 아픔도, 다가올 슬픔도 모두 잊게 만들 수 있을만큼
행복한거라고요.
'너에게 길들여져 행복하다'라고…
그리고, 태어나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