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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애드타임즈 기고문

하승보 |2006.12.11 17:06
조회 31 |추천 0

 

[ 작년 9월 애드타임즈에 실린 기사.

오늘 읽은 책의 저자보다 1년 넘게 앞서서 나는

오랜 영웅인 스티브잡스와 그의 애플 스토리를 주목했었다.

그 증거물을 여기 소개한다. ]

 

 

애플(Apple)에서 배워라 ;“신화가 되려하는 브랜드, 애플”


“우리들은 즐기고 있지요. 고객들은 정말로 우리 제품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는 업계를 이끌어가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 – 스티브 잡스. 2004년 1월 24일. 맥월드에서 가진 인터뷰중.


1. 마케팅 혹은 브랜드 전쟁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플을, 혹은 애플의 CEO이자 Pixar 의 CEO이기도 한 스티브 잡스를 잘 모른다. 우리는 PC로 업무를 보고 오피스 엑셀로 테이블을 작성하며 파워포인트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PC 뱅킹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쇼핑도 한다. 윈도 운영체제의 컴퓨터와 노트북으로 모든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여태 우리들에게 애플은 단지 여러 가지 숱한 브랜드들 중에 하나에 머물렀다.

새삼 애플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우리가 마케팅이란 것에 대한 전통적인 논의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야를 갖추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제품의 제조와 생산, 가격과 유통, 그리고 프로모션까지 마케팅이라는 말이 만들어져 세상에 회자된 이후 인터넷이 등장하고 각종 디지털 컨버젼스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이 차고 넘치는 오늘날 열정과 확신, 창의와 혁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끊임없이 창조하고 있는 애플에서 우리는 모든 걸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애플은 곧 스티브 잡스라는 인격체와 동의어인 것도 같다. 스티브 잡스는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이긴 해도 열정과 확신, 창의와 혁신의 살아있는 표본이다. 나는 애플에 대한 최근의 서적에서 마케팅에 대한 한 가지 신념을 덧붙였다. 그것은 기존에 톰 피터스와 해리 벡위드가 일러 준 브랜드의 개념과 “고객이 좋아할만한 것” 의 알고리즘에 새삼 너무도 뻔한 이야기이지만 “열정과 확신, 그리고 창의와 혁신” 의 덕목과 교훈이었다. 기술과 창의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혁신은 생겨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론에 대한 구구절절한 논의들이 업계에서는 늘 끊이지 않는다. 마케팅은 전적으로 기업의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서 차용되므로 우리의 삶이 모두 다 제 각각이고 다 다르듯 마케팅에 대한 논의도 모두 다 나름대로 가치있다. 그러나, 새삼 애플에서 전율을 느끼는 것은 그 혁신성이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한 확신이 열정에 불을 붙이며,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창의적인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샘 솟듯 솟아나 현재에는 아무도 원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다 필요로 하게 될, 나아가 모두가 더 좋아하고 더 사랑하게 될 제품의 개발(기술 + 편의 + 디자인)로 연결된다는 하나의 흐름은 마케팅에 있어서 하나의 표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그래왔듯, 마케팅은 늘 새로운 솔루션에 대하여 목말라 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한 기업들 혹은 업계의 다툼은 늘 다이나믹하게 전개되어 왔고,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로는 마치 인터넷이 모든 것의 해법인양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마찬가지로 제품의 기술력이 글로벌하게 평준화하는 오늘날 관건은 디자인이라고 단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테크놀로지가 프로모션을 이끌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명확한 한 가지 솔루션이란 것은 해당 기업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적절한 해답이 될 뿐 마케팅이라는 복합적인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자체는 언제나 그러하듯 골고루 전통과 혁신, 전략과 이론, 재능과 기술로 적절히 믹스되어야 한다는 것은 진리다. 이제는 사람들이 더 필요로 하는 것은 없으며, 사람들이 더 필요로 하게 만들 어떤 힘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 마음 속에 있다. 즉,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어떤 것에 대한 끊임없는 재창출의 함축과 내포를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은 더없이 치열해져 왔고, 시장은 계속 넓어졌지만 지속적으로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 고객도 기업도 모두가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고객의 마음까지 전달되는 강력한 메시지나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은 이른바 기업의 전통적 4P 마케팅 방법론을 진작에 ‘베이직’으로 간주하게 했고,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오늘의 마케팅은 더 이상 현상세계나 현물세계에 숨겨진 어떤 물리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른바, 오늘날 마케팅은 톰 피터스(Tom peters)가 그렇게 주창한대로, 브랜드라는 것으로 요약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마케팅 전략은 ‘베이직’ 외에 브랜드와 전략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branding)을 수립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브랜드가 지속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서는 애초부터 명민하게 기획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이것은 기업의 비전과 존재 이유가 단순히 품질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잘 된 개별 제품 하나의 성공 또는 놀랄만한 신기술의 창작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쟁시장에서 생존하고 생장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블루 오션 전략은 이러한 숙명 자체를 벗어나라고 독려하지만 그러한 혁신의 패러다임을 스스로 창조하고 타고 넘을 기업은 사실 많지 못하다. 주목하고 있는 우리들 대부분은 기업이 아니라 사람이며, 한 사람의 고객 또는 소비자로서 기업들과 시장을 바라볼 때 어차피 기업의 생존전략은 경쟁 우위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경쟁은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생로병사를 거듭하며 전개되고, 기업은 적자생존의 진리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죽을 때까지 경쟁해서 이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활동 또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단순하게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일련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이 아니다. 이것은, 돈을 벌어야 살아남는 자본주의 사회의 한 양태를 적절히 포착한 표현일 뿐이다. 마케팅은 기업의 생존활동이며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브랜드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인지와 기억, 연상과 호칭의 연속 작용은 너무나도 단순한 프로세스일지도 모른다. 커뮤니케이션은 양자간 인터랙티브하게 전개되는 반응과 재반응의 연속적 양태를 띠며,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각자의 존재는 잘 기억되어야 하고, 상대방이 쉽게 기억해낼 수 있어야 하며, 좋은 느낌과 좋은 기분, 좋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미디어를 통해 전개되는 기업의 활동은 그것이 어떤 스타일로 전개되든 모두 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작업이어야 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는 기술 의존 제품은 트렌드를 따라 생성 소멸할 것이고 그 속도와 정도에 따라 발전해가야 하는 제품들은 다양하게 고안되야만 한다.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기술과 다양한 제품들. 만약 한 개 기업이 이 세상에 존재하다 사라질 때까지 단 한 개의 제품만을 생산한다고 하면 마케팅은 기본만 잘 해도 상관이 없을 듯 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발전해가야 하는, 그래서 이전보다 최소한은 달라지는 양태로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관건은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일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에 가장 많이 의존해야 하는 것 같다. 브랜드는 기업의 장기적인 생장 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생존 파장 같은 것이다. 사람이 살아있는 한, 숨을 들이마셨으면 내뱉어야 하고 말을 들었으면 대답을 해야하는 것처럼 브랜드는 한 기업이 살아 있음을, 그 기업이 잘 살아 있음을 표현하는 징표가 되어야 한다. 더욱이 오늘날에 있어서는 징표와 표시로서는 그 복잡다단한 시장에서 제대로 고객의 눈에 띌 수가 없기에 여러 가지 다양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내야 하는 현실이다.

좋은 브랜드와 좋은 브랜딩은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일관성이라는 컨셉 아래에서 기획되어야 하며, 이러한 브랜드 전략은 실천적 커뮤니케이션 활동 즉, 광고나 홍보, 제품의 개발 등 전 분야에 걸쳐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것이 신문으로 나가든, 옥외광고로 나가든, 잡지나 TV 또는 지하철이든 혹은 인터넷과 모바일이든, 다시 말하지만,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제품마다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 전술을 달리하는 게 기업의 브랜드 전략이라는 말은 그러므로 일관성 측면에서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함이 끊임없이 브랜드의 이야기를 재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설파하는 어떤 힘(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이른바 ‘돈’)으로 보완되지 않는다면 해당 브랜드의 생존 여부는 단언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최소한 남들보다 더 어렵게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가격 상승을 극복하는 브랜드는 살아 남고, 가격 상승을 극복하는 것은 브랜드이다. 그러나 좋은 브랜드였던 것이 가격 변동으로 안좋은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시장에는 새로운 기술과 창의력으로 뭉친 경쟁자들이 늘 새롭게 태어나서 선도기업과의 간극을 좁히여 좇아오고 있기 때문이며 이렇게 좁혀진 기술의 간극은 일반적인 소비자 또는 다수 대중의 고객들에게 종종 상품과 구매비용의 교환에 있어 어쨌거나 절대적인 가치 기준인 가격의 간극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LCD 기술 및 인프라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 결정 및 지속적인 기술 개발 노력은 삼성으로 하여금 소니의 저 앞선 디지털 디자인 철학과 혁신적인 제품들을 유통과 가격으로 경쟁하게 만들었고, 효과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으로 디지털TV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있어서는 적어도 소니보다 먼저 세상 사람들 마음 속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소니보다 삼성은 먼저 아프리카와 중동의 사막을 가로질러 가서 제품을 보여주었고, 삼성은 소니의 기술에 대하여 이미 투자된 충분한 인프라와 이에 따라 생겨난 자유로운 가격결정 및 조정 경쟁력으로 생산과 유통을 글로벌하게 콘트롤할 수 있었다. 설사 소니나 다른 경쟁업체가 선점했거나 독점하고 있던 기술들도 삼성은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대부분 따라잡거나 혹은 인프라 투자에 소홀했던 타 겨쟁업체들에 대해 이미 인프라를 넉넉히 보유하게 된 삼성은 그들의 특허나 산업기술을 조건으로 협상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패러다임에 대비할 수 있었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선견지명은 생각보다 훨씬 삼성을 위에 올려다 놓았다.

그러나, 소니는 혁신적이고 멋진 브랜드이며 그들의 제품은 늘 앞서나간다. 애플이 소니를 학습했고, 소니를 사랑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러나, 전통적인 마케팅 논리와 혁신은 동시에 중요해야 하며 대다수 고객들은 개별 제품의 “놀라울만한” 기능 몇 몇은 직접 사용해보지 않은 이상 잘 알수조차 없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가까운 곳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점원의 소개와 추천에 따라 해당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하여 편하게 AS 받을 수 있는 것에 대부분 만족한다. 이런 고객들이나 애플과 소니의 매니아들처럼 남들이 뭐라고 지껄이던 변함없는 사랑과 열정으로 좇아가는 고객들이던 모두 중요하다. 전통과 혁신의 조화는 그래서 이러한 고객들 중에 어떤 고객들에 집중해야 하는지 단계별 전략의 타이밍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들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줄 것이다.


2. 애플, 30년의 마케팅 리포트

그렇다면, 우리가 애플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나는 이러한 브랜드와 이야기, 전략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플래닝,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일관성, 전통과 혁신의 조화 등 오늘날 화두가 되는 모든 마케팅 프로세스를 애플에서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애플은 스스로 이러한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난 30년 동안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왔다. 그는 1976년 그의 나이 21살 때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그의 집 차고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1985년 자기가 고용한 전 펩시의 CEO였던 존 스컬리와 그의 독선주의가 경영지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이사회로부터 축출당하여 이후 1997년 다시 애플의 고문으로 돌아올 때까지 약 10년 동안 애플을 떠나 있으면서 넥스트(NeXT)와 픽사(Pixar)를 설립하고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맛본다.

넥스트는 혁신으로 뭉친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으나 타이밍과 경쟁전략(VS 마이크로소프트-인텔)에 실패하였고, 픽사는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이루어냈다(픽사의 작품들로는 토이스토리, 토이스토리2,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등이 있다). 즉, 그는 전통적 마케팅에는 실패하였으나 오늘날 블루 오션이라고 일컫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애플에 복귀하여 더욱 애플답게 혁신적이고 완벽한 제품 생산과 산업 전반에 대한 여러 가지 풍부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다.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한 그는 “기술과 창의력” 이 만나는 지점에 해법이 있음을 알았을 것이고, 전통적 마케팅의 베이직한 원칙들이 혁신만큼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떠나 있던 10년 동안의 애플은 혁신과 전통의 틈새에 끼어 혁신적이지도, 전통적으로 견고하지도 못한 어설픈 위치에서 점차 생명력을 잃어갔고 한 입 베어 문 사과마크는 더 이상 영감과 열정, 혁신과 창조의 오라(Aura)를 발산하지 못했다. 디자인만 좋았거나, 기술력은 좋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 애플답지 못했거나, 모두 다 좋았지만 타이밍에 뒤쳐진 제품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때 스티브 잡스는 아마도, ‘그렇게 해봐라, 뭐가 하나라도 되는가’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NeXT 를 설립하면서 영원히 애플을 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그토록 열정과 애정을 쏟아붓던 곳에서 쫓겨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나, 그는 픽사의 성공에서 새로운 혁신의 영감을 얻어 1997년 자신의 회사 NeXT를 애플에 합병하며 다시 애플로 돌아온다. 그는, NeXT를 버리고 애플을 취한 것이 아니라, 애플을 취하고 NeXT를 더했다. 물론, 그는 여전히 지금도 Pixar 의 CEO다.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는 전통적으로 쉽고 간편한 OS를 표방하는 탓에 느리고 불안정한 단점이 있었고 PC 사용자들에 의해 비전문가용으로 치부되었다. 그는 이를 비웃듯, 자기 생각과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오히려 더 컬러풀하고 더 아기자기한 아이맥을 출시하여 장난감 같은 컴퓨터를 환영할 일반 대중들이 애플들 다시, 더 좋아하게 만들었고 파워맥을 출시하여 장난감 같은 컴퓨터라고 놀리던 사람들의 인식을 하나 둘 깨트려 나갔다. 새롭게 개발된 OS(OS X)는 NeXT 의 최신기술(선진적인 64비트 유닉스 아키텍쳐)을 그대로 전수받았고, 세계 최초의 64비트 CPU와 유닉스라고 불리는 더 선진적이지만 더 어려운 테크놀로지가 더욱 세련되고 더 쉬운 방식으로 애플답게 준비되었다. 마케팅에서 실패했던 NeXT는 애플로 다시 부활했고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애플의 핸디캡은 사라졌다.

더욱이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혁신성에 감명을 받았을 스티브 잡스는 Pixar 의 경험과 영감을 살려 여러 가지 놀라운 소프트웨어들을 매킨토시에 더함으로써 더욱 완벽한 컴퓨터를 스스로 창조해냈다. iLife 로 대변되는 이 제품 패키지에는 사진과 영화, 음악과 문서, 기타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들이 놀랍도록 쉽고 간편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통합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전문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전문가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여러 가지 혁신적인 솔루션들을 차별화된 전문가용 제품 (파워맥 G5) 에 매킨토시 하드웨어에 최적화하여 그것도 놀랍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계속해서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우리가 지금 블루 오션에서 말하는 기업의 선진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미 그때부터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일반 대중과 전문가로 시장을 양분하여 철저히 포커싱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전통적 마케팅 해법에 취약했던 핸디캡을 스스로 불식시키고 있다. 아이팟, 그리고 파이널 컷 스튜디오(Final Cut Studio). 애플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극명하게 대변하는 아이콘이다. 애플은 그러면서 시장의 논리에 따라 브랜드 컨셉과 애플의 이야기를 수정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해가고 있다. 그는 방식을 달리 취하기는 하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이든 아이맥이든 파워맥이든 파워북이든 모든 애플은 애플스럽다. 스티브 잡스가 돌아온 이후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그가 없었던 시간 동안에 진행되어 왔던 모든 애플스럽지 못한 제품과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싸그리 없애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인터넷을 새롭게 정의했다. 인터넷을 월드 와이드 웹이나 플래시, 기타 객체 지향 언어 등에 대한 전통적인 기술적 논의들과는 전혀 엉뚱하게 “음악” 이라는 보통명사를 가지고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 아이팟 그리고 애플 뮤직 스토어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음악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남들이 컨텐츠 저작권의 보호를 위한 관리방식에 몰두하고 있을 때 그는 애플의 고객들이 단돈 99센트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내려받아 자신의 씨디를 굽거나 아이팟에 저장하여 길에서, 또는 차에서 듣게 했고 자신의 아이팟으로 전세계에 라디오 방송을 하게 만들었다. 고객들은 애플의 제품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고, 애플은 그러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디지털 제품 두 개를 짬뽕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디지털 컨버전스는 디지털이라는 형식의 장점을 빌어 디지털 세상이나 아나로그 세상 모두에서 일관된 자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을 애플은 증명하고 있다.

나는 최근에 김영세씨의 “이노베이터” 라는 책을 읽다가 부리나케 그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이유는, 디자인이 모든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현재 아무리 디자인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그러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아니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김영세씨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 거론한 애플의 예가 적절치 못했음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디자인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애플은 오히려 혼을 잃은 디자인을 과감히 처단하는 일을 했으며 이후의 애플 제품들은 철저하게 전략적인 제품 개발 정책과 전통적 마케팅 이론의 범주 안에서 애플의 방식대로 혁신적으로 고안되었다. 또한 개별 제품의 디자인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간 아이디어의 혁신성은 해당 업계에만 해당되는 기술이나 지식이 아닌, 그의 Pixar 와 NeXT의 경험에서 뼈저리게 익힌 산업 또는 크게는 디지털 컨버젼스에 대한 영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영세씨가 디자인한 아이리버 제품이 이노디자인의 새로운 디자인을 채용하기 이전과 비교하여 그 후 극명한 성취와 발전의 수치들을 보여주었다 하더라도 나는 아이리버가 애플의 아이팟을 따라잡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력이나 디자인의 우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아이리버가 삼성의 옙이나 코원의 아이오디오를 따라잡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하는 것은 시장점유율로 이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애플은 우리가 봐왔듯이 더 큰 생각과 다른 생각, 그리고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더 멀리 걸어간 미래의 어떤 지점에서 과거로 탄생되어진 제품이다. 아이팟은 목표를 먼 발치에 두고 쫓아가서 만들어낸 제품이 아니라, 저 멀리까지 갔다가 현재로 돌아와보니 “이런 게 필요해야 한다” 라는 생각에서 태어난 제품이다. 아이리버의 기술력과 제품 디자인은 아이팟보다 낫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님을 애플은 말하고 있다.

아이팟은 음악이라는 문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실제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어야 하는 신세대의 음악적 즐거움을 연결, 유지, 확장하는 게이트 웨이이다. 애플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지식을 확장하고 그들에게 정보를 주고 받으며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이러한 문화활동의 산물들을 직접 애플의 뮤직 스토어에서 구매하여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아이튠즈를 통해 듣거나 자신만의 CD를 만들고, 여행을 갈 때, 출근을 할 때, 학교를 갈 때, 언제 어디에서나 이러한 즐거움은 아이팟으로 보내져 나와 함께 한다. 애플은 단순히 제품만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량은 단순한 통계수치적 사고방식으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실제로 아이리버가 또는 기타 다른 제품들이 아이팟보다 시장점유율이 많아졌다고 해도 애플은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통계적 가치와는 별도로, 전통적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스티브 잡스는 간결하게 이렇게 말했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자동차 시장에서 BMW, 벤츠 또는 포르쉐가 차지하는 비율보다 높습니다. BMW나 벤츠처럼 된다고 해서 나쁠 것이 있겠습니까?”

한 회사의 목표가 반드시 시장점유율에서 선두가 되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매출액은 증가하고 순수 마진은 안정적이며 순수익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현재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런 대목에서 우리는 전통적 사고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스티브 잡스의 말들을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경쟁의 목표는 1위가 아니라는 것. 소수라고 하여도 더 큰 사랑을 받는 것. 그는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마케팅의 성공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들을 일관되게 즐겁게 하면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좋아하게, 그래서 더 큰 사랑을 받는 것이라는 것을 당연한 상식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이 또는 에이전시가 마케팅을 바라볼 때 명확한 몇 가지 관점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 우리는 열정과 확신 그리고 창의와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이리버가 멋진 브랜드와 제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애플을 한 번 보라. 삼성이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글로벌하게 높여가고 있지만, 애플을 한 번 보라. 애플을 보고 소니와 모토롤라, 노키아를 보라. 스티브 잡스는 공개적으로 소니를 사랑한다고 했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워크맨이 상징하듯 기술과 창의력의 선구자적 면모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일 것이다. 앞으로 워크맨의 정신과 혼은 디지털 패러다임의 타이밍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소니 경영진의 실수조차 단박에 만회하게 해줄지도 모른다.

삼성은 소니가 어떤 브랜드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 어떤 혁신적인 제 2의 워크맨을 내놓을지 예측해보아야 하며, 왜 모토롤라의 새로운 휴대전화 레이저에 사람들이 열광하며 여전히 유럽의 트렌드 리더들은 노키아를 고수하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새로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야 한다. 단순히 더 나은 개별 제품 하나가 시장을 잠깐 들었다 놨다고, 단순히 좋은 디자인의 제품이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었다고 언론에서 떠들어댔다고 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소니보다 더 강력하게 사람들을 열정에 휩싸이게 한다고는 볼 수 없다. 시장점유율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 속 열정과 사랑의 크기에 대하여 고민해보아야 한다. 애플, 소니, 노키아, 모토롤라가 왜 세계의 1등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편리하니까, 싸니까, 그럭저럭 괜찮으니까 등의 단편적 사유로 제품을 선택한 그 수많은 애정없는 고객들의 제품 A/S를 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다 허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즉시 조치한 여러 가지 결단 중에서 매킨토시의 클론(OS를 라이센싱하여 애플에서 생산한 하드웨어가 아닌 다른 제품들에 이식해 매킨토시 컴퓨터처럼 쓰게 만드는 것 ; 오늘날 PC가 그러하듯.) 제품 생산을 전격 중단시킨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 그는 운영체제 분야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것보다, 운영체제 외에는 공통점이 전혀 없는 잡다한 기기들이 맥의 정신을 변질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매킨토시는 100% 애플의 제품이어야 하며, “매킨토시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애플의 정신과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특별한 경험” 이 되어야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당신을 흥분시키고, 맥을 소유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면서 제품을 통해 당신의 비전을 표현하는 일종의 선동자입니다.”

확신은 명확히 자신의 브랜드 컨셉와 아이덴티티를 파악하고 스스로 설명해낼 수 있었던 오랜 열정에서 나오고, 이러한 확신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창의성에 의하여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명확한 신념에서 출발한다. 애플은 시장의 우려와 논리에 결코 휩쓸리지 않았고, 자기 반성과 극복으로 오히려 멋지게 되살아나 세상과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꿈들을 더 멋지게 더 정교하게 하나 둘 실현해가고 있다.


3. 우리가 눈치채야 하는 것들

애플은 그 스스로가 위대한 스토리이다. 스티브 잡스가 함께 한, 혹은 떠나 있었던 지난 30년의 스토리는 신념과 확신으로 가득찬 주인공의 도전과 모험, 좌절과 극복, 그리고 창조와 승리에 대한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이다. 브랜드가 완결되지 않은 하나의 이야기라고 말한 스콧 버드 베리의 브랜드 개념에도 일치하는 완벽한 하나의 드라마다. 애플의 브랜드는 여전히 열정으로 가득 차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애플을 통해 지속과 연결, 창의와 혁신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애플은 이제 하나의 스토리가 아니라 계속적으로 무섭도록 혁신에 충만한 일관된 노력들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정신과 태도에 완벽히 동화되어 있으며 이러한 브랜드 개념은 기업이 생겨날 때부터 브랜드는, 또는 기업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전투적인 마케팅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왜 브랜드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지난 30년 역사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애플은 더 많은 고객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브랜드 열정은 애플을 전설 혹은 신화로 차츰 만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애플을 통하여 우리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 마케팅은 리마커블(remarkable)한 개별 제품의 개발이나 잘 된 creative 의 광고 캠페인, 재미나지만 소멸적인 이벤트, 미디어에 종속되어야 하는 매체 광고나 인터넷 프로모션 등의 국지적 커뮤니케이션 활동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있어서의 일관된 자세와 메시지이며 이것은 근본적으로 해당 브랜드 또는 기업의 정신과 오라(aura)에서 나와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고객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그림(心流圖)을 그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고객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하며, 그러한 컨텐츠, 즉 브랜드 스토리를 제대로 고안해내고 전파하기 위한 명민한 방법적 논의에 대한 여러 가지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고객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열정으로 들뜨게 만드는 어떤 힘. 그것은 애플이 보여주듯, “열정과 확신, 창의와 혁신” 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것은 단순히 어떤 방법을 취하느냐 하는 이야기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경쟁사 또는 관련 업계 전체에 대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우리는 그의 발언과 태도들에서 혁신가로서 지녀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이 말의 기술과 위트에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의 타고난 말 재주는 사람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문제는 그들에게 미학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혀 없지요. (중략) 그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제품에 문화를 불어넣지 않습니다. (중략) 그것 때문에 슬퍼지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때문이 아닙니다. 그건 제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들은 성공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3류 제품을 만든다는 겁니다.”

“우리의 경쟁업체인 게이트웨이, 델, 그리고 컴팩은 실제로는 유통 위주의 회사입니다. 그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기술을 가지고 아시아에서 물건을 만들어와서 판매를 합니다. 그들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유통모델과 물류의 효율성입니다. 그들은 창조를 하지 않습니다. 이 업계에서 혁신의 속도는 엄청나게 느려졌고, 멈추기까지 했습니다. (중략) 애플은 업계에서 전체에 대해, 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의 관계, 그리고 마케팅에 대해 구상을 하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 타임 ] 1999년 10월 18일


이제 혁신을 말하려면, 왠지 애플의 파워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애플의 파워맥으로 영상을 만들어야할 것만 같다. 이제 창의를 이야기하려면 애플의 역사를 되짚어야 하고,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작성해야 할 것만 같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상상을 하고, 그것을 통해서만이 제대로 길 거리이든 극장이든 자동차 안이든 우리가 생각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무한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제는 정신과 혼을 잘 느끼지 못하는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왠지 부끄럽게 느껴진다. 혁신적이고 creative 한 innovator 라면 왠지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잘 알아야 할 것만 같이 느껴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그리고 무작정 좋기만 하고 이게 없으면 안될 것만 같은. 왠지 앞 선 나이기에 애플을 선택했고 그래서 자부심을 느끼는. 이것이 바로 잘 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겨난 브랜드의 오라(Aura)가 아닐까?

[ Think different ]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와 내걸었던 애플의 캠페인 슬로건이다. 이 문장이 제대로 된 하나의 문장이라면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나“Think differently.”즉,“다르게 생각하라” 고 완결된 문장이 아니라, Think different 하고 의도적으로 목적어를 생략함으로써 “다른 무언가(그게 무엇이 됐든 어쨌든 가치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생각해 내라.” 고 말하고 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있는 것의 다른 점에 대한 발견이다. 그러나,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라는 것은 없는 것의 창조를 의미한다. 애플은 이렇듯 국지적인 커뮤니케이션 하나 하나에서부터 OS에 표현되는 아이콘 하나에까지 그 정신과 혼을 담았다. 나는 이러한 애플의 일관된 열정을 사랑하며, 나 역시 이러한 애플을 통하여 창의와 혁신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 우리는 이러한 애플을 사랑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가 애플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 에필로그 ]

만약, 애플과 소니가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 스티브 잡스는 소니를 흠모하며, 소니는 삼성에 추격 당하려 하고 있으며,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뭔가 보여주고 싶어한다. 스티브 잡스는 파워매킨토시가 출시된 이후 최근 G5 시스템까지 사용해왔던 IBM의 파워피시 CPU 대신 향후 개발될 제품에는 인텔의 칩을 사용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것이 맥을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비추어지는 의미를 떠나, 전통적 협력관계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연대를 깨트려버리는 발상은 애초에 애플스러운 고집을 꺾지 않았던 면모와는 많이 다른 것이다.

아울러, 철저하게 대중과 전문가를 사로잡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하나는 음악을 매개로 하여 아이팟과 인터넷으로, 하나는 혁신적으로 저렴한 응용프로그램 등의 솔루션 개발 정책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비단 PC 업계뿐만 아니라, 이미 아이팟과 애플 뮤직 스토어로 보여준 것과 같이 단지 하나의 컴퓨터 제조회사를 넘어서 무언가 거대한 일을 꾸미고 있음은 분명하다.

픽사가 보유한 극비의 3D 솔루션이 애플에 이식되면 현재 애플의 로드맵에 포함되지 않은 3D영역까지 애플이 장악할지도 모르고, 픽사의 애니메이션 컨텐츠와 관련 기술들이 이제 디즈니를 떠나게 된 스티브 잡스로서는 평소 선망과 흠모를 해왔던 소니를 선택함으로써, 막강한 소니의 미디어 인프라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갈지도 모른다. 아울러, PC 역시 OS와 전문가용 응용프로그램 영역에서 급속히 지배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애플의 전략으로 인해 점차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이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애플은 2005년 G5를 정점으로 완전히 구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을 타고 넘으려고 하고 있다. 애플과 소니가 만나고, 픽사의 기술이 애플로 이전되며, 인텔 칩이 애플에 장착됨으로써 애플은 미디어 컨텐츠의 생산과 배급의 완결된 구조를 글로벌하게 갖추면서 개별 애플 사용자들에게는 그가 일반 사용자이거나 고급 사용자 또는 전문가이거나 그러한 혜택들을 엄청난 즐거움으로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애플은 그러한 전 세계의 그들 고객과 함께 더욱 열정으로 하나게 되어 나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애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존 PC 사용자들은 점차 가정용 또는 전문가용 시장에서 모두 애플로 전이하게 될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OS와 오피스가 달린 PC는 앞으로 IBM이나 HP의 서버와 연동되는 비즈니스 영역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애플을 주목해야 한다. 전통과 혁신을 믹스한 스티브 잡스의 무서운 전략적 선택들을 면밀히 분석하거나 예측해야 하며, 그는 지난 30년의 마케팅 전쟁에서 몸으로 얻어낸 값진 교훈들과 스스로의 확신에 대한 깊을 열정으로 닥치는대로 전술을 구사해나갈 것이다. 그는 HP와 협정을 체결한 적이 있으며, 디즈니의 지원을 받아 픽사를 설립했고, 심지어 애플이 망해갈 때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억 5천만 달러를 제공받은 적이 있다. 그런 스티브 잡스가 디즈니와 이별하고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픽사), 내년부터는 인텔 칩을 장착하겠다고 한다(애플). NeXT와 픽사의 디지털 컨버젼스로 부활한 애플은 자기 철학을 수정해가면서까지 전략의 연대와 합종연횡에 능숙해졌다. 스티브 잡스는 조조처럼 되어가고 있으며, 그가 천하를 호령하는 모습을 우리는 곧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필자 소개 : 하승보
현재 심류도(心流圖 ; Motion branding with idea & story) 대표.
http://www.hdmotion.tv
story@hdmotio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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