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Time (김기덕)
"사람은 다 똑같지."
"시간이 가는게 무서웠어."
상대에 대한 마음이 변하게 되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의 외형 때문에?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우리가 상대를 계속 사랑할 수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우리의 노력?
그의 매력?
자신의 외형을 새롭게 해서라도 상대를 붙잡아두고 싶었던 여자.
그런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와 새로운 사랑에 돌입하는 남자.
"사람은 다 똑같지?"라는 그 남자의 첫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옛 사랑을 죽도록 그리워하지만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사랑은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 그 새로움이라는 의미 앞에서 과거를 삼켜버리는 인간.
변한 건 그녀의 얼굴뿐이었다. 그녀의 촉감도, 그녀의 소유물도 변하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외형이 상대에게 새로운 사랑을 선사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상대를 소유하고 상대의 진심을 알고 싶었던 그녀로서 이젠 진정 행복해 하는 것이 맞는 것임에도, 그녀는 혼란스럽다. 그가 떠난다고 했을 땐 더욱 그러했다. 그렇게나 했는데도...
"처음부터 잘못 된 거 같아요."
"아무도 몰라보게 해드릴까요?"
그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해버리는 인간의 마음이 두려워 잔인한 성형을 감행했었지만, 그로인해 진정 현실로 닥쳐버린 남자의 변심 앞에서 한번 더 무너진다.
이젠 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변한 그녀가 얻은 것은 변해버린 상대일뿐...
시간의 흐름을 붙잡고 싶은 욕망,
상대의 마음을 뜻대로 좌우하고 싶은 욕망,
자연스러움을 거스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또 하나의 거스름을
낳고, 그렇게 상대를 또 한번 변모시킨다.
우리가 만든 왜곡, 그로인한 괴로움...
결국은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우리...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기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둠에 앞서,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먼저
잡아두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