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하는 건
내가 죽은 후 남은 몇 사람은 울 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람들의 현재를 이루는 요소 가운에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나는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
내가 죽는다는 건 그 사람들 속에서
내 몫의 작은 조각을 빼내는 셈이 된다.
그렇게 되면 한동안은 아플 것이다. 아프면 울 것이다.
그래서 나의 꿈은 내가 죽었을 때 아무도 울지 않는,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라 내 죽음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천덕꾸러기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사랑도 무섭다.
어떤 사람을 나 자신보다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
나는 그를 잃는다는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떨게 된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우는 걸 염려하는 게
아닐 자신이 울게 될 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애정을 주고받아 본 사람은 그걸 알기 전의
상태로는 더 이상 돌아갈 수가 없다.
그러고는 항상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게 싫어서 내 꿈을 죽을때까지 잔인하고
냉혹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길은 멀다.....
죽음은 삶을 부각시키고 삶은 죽음을 부각시킨다.
야마다 에이미 - 공주님 - 작가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