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Must have 겨울여행

박승용 |2006.12.17 19:53
조회 81 |추천 0


 

겨울이예요..   난 길을 떠나요..

이른새벽 아직 어두컴컴한 뒷골목을 지나

사람들이 만든 시멘트 길을 걸어서 회색빛 도시를 뒤고 하고

기차를 탓지요

자꾸자꾸 멀어지는 사람이 만든 집들과 나무와 나의 기억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진 않아요.. 오늘만은 잊고 싶은거죠..

지하철.. 학교.. 친구.. 숙제.. 시험.. 엄마.. 아빠..

그리고 답답함 .. 이런 모두를 잊고 싶은거예요..

점점 밝아오는 세상과

점점 밝아오는 하늘만을 바라보며 그렇게 내자리를 털고 일어나

떠나고 싶었던 거지요..

 

아!!

눈이..

눈이 내리네요..  앙상한 나무가지도..

멀리 보이는 조그만 집 지붕위에도.. 모든것이 하얗게 되어가고

있어요..

창문이 자꾸 뿌옇게 흐려져요..

뿌옇게 흐려진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겨울..

겨울은 춥고 차갑지만, 어느 계절보다 포근함을 느낄수 있는

계절이예요..

 

하얀 겨울은 만남도 이별도 너무나 어울리는 계절이지요..

우리는 늘 그래 왔어요..

눈처럼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진 않아요.. 멋진 사람과의 만남을 기대하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원하면서도 기다리기만 해요..

우리는 아직 사랑을 모르는 탓일까요..

우리들의 유행어처럼 번져버린 사랑이라는 단어..

난 함부러 얘기하고 싶진 않은데...

이름모를 간이역에 내렸을땐 이미 눈이 그친 후였어요..

 

하늘을 받지요..

눈이 온지라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전기줄에 조각난

우리동네의 하늘이 아니라 좋았어요..

하얀눈을 밟으며.. 벤츠에 쌓인 눈을 털고 앉았지요..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 내곁엔 아무도 없었던 거예요..

처음부터 나혼자 떠나온 길.. 날 위해 코트를 벗어줄 사람은 없었지요.

 

사람들이 그리워 졌어요..

제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둘씩 떠 올라요

나의 자리.. 내가 떠나오면 늘 비어 있을 나의 자리..

난 내 자리를 떠나 새로운것을 원했고..

혼자 있기를 원했지만.. 결국 내 자리를 떠났을때 ..

혼자일때의 심정을 몰랐던 거예요..

더불어 사는 기쁨.. 그걸 몰랐던 거지요..

집으로 돌아가면 맞아줄 식구들이 있다는 기쁨도..

한가한 오후시간에 편지를 보낼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기쁨도..

그리고.. 내가 지킬 내 자리가 있다는 기쁨도..

이젠 느낄수 있을껏 같아요..

 

난 더이상 그 간이역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지요..

다시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점점 가까오는 도시를..

사람이 북적거리는 도시를 다시 떠올리며

이젠 지하철.. 학교 .. 친구들.. 엄마.. 아빠..

나에게 그지없이 소중한 존재임을 생각해 봐요..

들국화 말처럼.. 난 아직 세상을 잘 모르나 봐요..

 

이젠 모든걸 소중히 여길거예요..

잦은 우리들의 만남과.. 오늘 내가 떠나온 이 겨울 여행마저도..

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거예요.. 어두워져오는 거리..

희미한 보안등..

지금 나는 매일 짜증내며 오르던 이 어두운 언덕길을

기쁜 맘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