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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사랑하니까 괜찮아~

도상훈 |2006.12.18 02:17
조회 144 |추천 0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사랑해 마지 않는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드디어 개봉했다♥ 개봉 당일에 본게 아니라 하루가 지난 뒤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기자들의 평도 보고 네티즌들의 한줄평정도만 쓱쓱~ 훑어보니 또 <친절한 금자씨>처럼 감독의 네임벨류때문에 첫주에 엄청난 흥행을 한뒤 점점 입소문이 안좋게 나서 '300만 이상은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이는 영화를 보던 중 나갔다고도 했으며(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어떤이는 나쁘진 않았지만 기대는 버리고 보는것이 좋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난 어쩔수없는 박빠 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혹평들을 뒤로하고 기대치를 조금 덜어내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시작부터 독특한 오프닝 시퀀스로 '역시 찬욱씨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도 인상깊게 봤을꺼라고 예상되는 오프닝 시퀀스. 어떠한 로봇의 내부인것 같은 CG장면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후에 음악감독의 이름은 오디오에(마치 원래 제품의 일부인것 처럼), 의상감독의 이름은 임수정의 옷에 새기는 등 재기발랄한 오프닝으로 영화를 시작한다.(올드보이때부터 느낀거지만 오프닝 시퀀스에 꽤나 공을 많이 들이는것 같다a) 그리고 나서 영화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너무나 익숙한 사랑의 방정식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누구나 즐길수 있는 영화라는 찬욱이형의 말과는 달리 누구나 즐길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한산한 극장에 20명남짓한 사람들만)이 "뭐야 이거!!" "너무 어렵다." "속았다." 이런 반응들이 대부분이었고 나와 함께 본 친구 어머니께서는 "너희 이거 재밌니? 난 계속 잤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또 이런 기사도 있다. 판의 미로와 함께 이 영화를 홍보로 관객을 낚은 영화로 대대적인 비판을 하고있는 기사이다.(팬인 나로써는 공감이 가면서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전략)영화는 7일 개봉했다. 호평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홍보영상만 보면 러브코미디인데 우롱 당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 내 인생 최악의 영화다”, “소문난 잔칫집에 없을 것 없다”, “박찬욱이지만 안 괜찮아. 다시는 감독 이름만으로 영화를 선택하지 않겠다”등 속아서 억울하다는 반응이 드세기만 하다.
그래도 홍보사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태도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홍보를 대행하는 업체는 개봉 첫 날부터 관객 9만2000명을 모아 최고성적을 올렸다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가 매우 사랑스럽다.    일순이 사랑하는 영군님은 자신이 싸이보그라고 생각하는 망상증 환자이다. 그런 영군님을 사랑하는 일순은 툭하면 화내고 싸우고 동정심없는 안티소셜 환자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이 무엇인가. 제목 그래도 싸이보그지만 괜찮다며 지금의 충전방법이 틀린 영군님에게 밥을 먹이기 위한 일순의 고군분투로 영화의 중간 이후가 채워진다. 이런 과정에서 이 영화의 사랑스러움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익숙한 사랑의 방정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속에서 영군님과 일순이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는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누구냐 너..' '너나 잘하세요' 에 이은 새로운 유행어 예감이 드는 '고장나면 언제든지 불러. 보증기간 평생이야.' 영화속에서 꽤나 중요한 소재로 작용하고 있는 탄수화물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라이스 메가트론' 영군님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수면 비행법'과 일순의 요들송. 보통의 로맨스 영화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러한 요소들이 이들의 연애를, 사랑의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밥을 안먹는 영군님을 위해 영순이 행하는 라이스 메가트론의 설치 과정은 이것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을 싸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영군님을 위해 그녀가 돌아보지 않게 하고 정말로 로봇을 수리하는 것 같이 소리를 내고 살을 째는척을 하며 그녀의 세계를 망치지 않는 범위안에서 자신의 사랑을 행한다. 이것은 영군님의 세계, 우주를 받아들이고 침해하지 않고 존중하며 사랑을 행하는것이다. 이것이 찬욱이형이 말하고 싶은 사랑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또한 영군님의 완전체모드에서 행해진 집단살육 시퀀스에서 이것이 더 심화되는데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어떤 인물의 환상장면을 그리고 난 뒤 그 인물이 혼자 쌩쑈하고있는 장면을 보여주는 반면에 이 영화는 "어라? 혹시 진짜 싸이보그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필요이상으로 영군님의 분노표출을 기~일게, 단 한번의 외부의 시선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것은 영순의 시선이라고 생각되는데 영군님의 세계에 온전히 들어가 버린것이다. 한마디로 아찔하게 콩깍지가 씌인것이다. 그 어떤 영화에서 이런식으로 주인공들의 연애를, 감정을 그렸던가.(물론 내가 모르는 거 일지도;;ㅅ;)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영화를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결국 이 영화는에선 두 주인공이 하얀맨들이나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유토피아에서 사랑을 나누는 너무나도 낭만적인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어찌보면 에반게리온의 엔딩과 흡사한) - 물론 에바의 엔딩은 결코 낭만적이진 않았다;;; 유토피아도 물론 아니었고-_- 마지막으로 핵폭탄이 되어서 세상을 멸망시키는것이 존재 목적이라는 영군님의 말에서 핵폭탄은 섹스(오르가즘)를 간접적으로 표현한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또한 그녀가 태어난 존재 목적인 세상의 멸망은 사랑으로 인해 새로이 태어난 그들만의 유토피아 건설은 아니었을까?    배우들의 연기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임수정은 정말 보기드문 케릭터를 너무나 능청스럽게,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었다. 정지훈의 연기도 영순을 연기하기엔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또한 언젠가부터 박찬욱감독은 그의 빼밀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조영욱 음악감독, 각본을 같이 쓴 정서경, 류성희 미술감독, 조상경 의상감독, 오달수나 친절한 금자씨에서 납치된 아이들의 부모들로 나왔던 그분들(이름을 몰라요;ㅠ)등 복수 3부작부터 작업했거나 <친절한 금자씨>에서 같이 작업했던 많은 사람들이 계속 함께하고 있다. (장진 사단처럼 박찬욱 사단을 만들 생각인가..-_-ㅎ)     사실 난 찬욱이형 영화에 대해서 감히 평을 쓰기가 두렵다. 이것은 절대 찬욱이 형을 신성시 하거나 그의 영화가 엄청나게 위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사람의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정과 생각들을 온전히 글로써 표현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어렵게 어렵게 쓴 이 글이 편파적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ㅎ 분명 아쉬운 점이 없는것은 아니다. 중간에는 지나치게 템포가 느려졌으며 지루함을 느낄때로 있었고 처음에는 살아숨쉬던 조연들이 뒤로갈수록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는것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건 영군님와 영순의 사랑을, 연애를 그린 영화이다. 보면 볼수록 새롭고 전에는 지나쳤던 반짝이는 장면들이 넘쳐날것만 같아서 재감상이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다음번엔 또 어떤 주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낼지 그의 다음작품인 박쥐가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p.s 개인적으로는 뽑은 명대사는 영순의 "양말만 젖었나..?" 남자의 내숭(?), 응큼함을 그렇게 귀엽게 표현한 대사는 여지껏 본적이 없네요..-_-ㅎ 또 첫번째 첨부한 포스터가 가장 맘에들고 이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 또 두번째 사진은 싸이보그 칠거지악(인간이 반드시 가져야할 7가지 덕목)의 일러스트인데 귀여워서 첨부;ㅎ 세번째는 영화의 홈페이지 메뉴인데 이것 또한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첨부했어요-_-ㅎ 영화를 보고 느낀점, 생각, 하고싶을 말을 전부 자알 표현하고 싶어서 꽤나 여러번 쓴 나눠가며 쓴 글인데 역시나 한계에 부닥쳐 버렸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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