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 사람¡
The Guy
: 넌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동창들 모임에 나갔습니다.
모두들 각자 자신의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두 자신만의 멋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그녀가 그랬습니다.
말쑥한 옷차림에 자신감 있는 말투.
그전의 그녀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지금의 그녀는 멋졌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웠습니다.
학교 다닐 때, 제가 술에 좀 취했을때,
그애가 절 집 앞까지 데려다 준 적이 있거든요.
술 꺠고 조금 창피하고 미안햇찌만 그 기분만은 싫지 않았던 기억.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요.
그앨 보면 기분이 좋았던 떄가요.
근데 오늘 미처, 못한 말이 있습니다.
"내가 너 많이 좋아했던거 알아?"
The Girl
: 너희 둘이 잘돼도 좋지만 나도 너 좋아해
내가 좋아했던 남자애가 모임에 나온다고 해서
화장실 가서 거울 한번 더 보고 왔잖아요.
그때 왜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앨 '쌀밥'이라고 불렀어요.
우리들 사이엔 그냥 그렇게 통하던 아이였죠.
근데 그 애가 좋아했떤 여자애가 있었거든요.
그 애도 오늘 나왔다는 사실.
둘은 싫지 않은지 서로의 말에 광장한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또 서로 조금은 각별한 친밀감의 표시를 주고받는 거 같았어요.
그거에 비하면 그 애가 나한테 눈길을 준 건, 세 번 네 번 정도?
오늘 보니까 둘이 잘 어울리던데 둘이 잘돼두 괜찮겠다 싶더라구요.
헤어질 때 모두들 한잔한 기분으로
다음에 또 보자면서 허그를 했거든요.
알코올 기운을 빌려 허그를 하면서,
괜히 전 그애 귀에 이렇게 속삭여봤답니다.
"내가 너 좋아했던 거 알아? 바보야?"
The Guy
:여전히 따뜻한 그 애의 온기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는 그대로였어요.
그 친구 집에 우연히 간 적이 있는데
동네 입구에 있는 조그만 쌀가게였던 기억이 나요.
그 가게 이름이, 그 친구 이름을 따서, '상진쌀상회'였거든요.
물어봤더니 아직도 그 집 아들 맞대요.
아, 맞아요. 그 아이가 너무 술에 취해 정신없어하는 거 같아서
그 앨 바래다주느라 갔었네요.
그 친구,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조그맣게 이렇게 속삭였던 기억.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
그랬더니 은행나무에서 은행잎들이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려서
깜짝 놀랐거든요. 누가 내 말을 듣고 대답하는 줄 알구요.
돌아오자 차 안에서 그 애가 준 명함을 꺼내 봤는데
여전히 따뜻한 그 애 온기가 남아 있는 거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