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많은 문제는 지나고 나면 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러므로 나는 기다리지도 소원하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
다만 책을 읽고 또 읽을 뿐이다.
이것이 내 방식이다.
박주영, 中
제목만 보고 백수 이야긴지 알고 빌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소설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백수 얘기는 아니었다. 서연(주인공)은 그저 하루에 한 권이상, 밥을 먹고 잠을 자듯이, 소설책을 읽으면서 사는게 삶의 목표인 사람이므로,, '자발적 백수'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이렇게 오로지 욕심나는 건 책 밖에 없는 서연이 부러운 건 왜일까- 너무도 확고하게 나는 책만 읽어도 살 수 있어. 라고 알고 있는 그 점이 부러운 거였을까. 내게 지금 가장 절실한 그것...
소설의 이야기 전개에 맞추어 다른 소설의 구절이 삽입돼있다. 이런걸 액자식 구성이라고 하던가. 그 다른 소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와중에 내가 읽었던 소설이나 아는 작가의 책 이야기가 나오면 흥미는 배가 되더라고. 밑줄긋는남자, 레볼루션No.3,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등 내가 읽었던 책들을 만나는 반가움과 뿌듯함. (낙하하는 저녁을 읽었던가 말았던가...? 가물가물) 나와는 영-취향이 맞지 않았던 폴 오스터를 주인공은 애지중지한다. 내용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동 시대를 살면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때 쯤 책 한 권씩 내 주는 작가라는 이유로. 왜 아멜리 노통브 얘기는 없어?
이야기 속에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웬즈데이 등의 영화들이 등장한다. 다 제목만 알고 못 봤던 것들이라서, 책에 대한 공감도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쉽다. 봐야겠다.
소설가들은 소설에 자기 얘기를 어느 정도(혹은 전부) 쓴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가는 완전히 자기 얘기를 쓴 것만 같은 느낌이다. 분명 소설책을 먹고 사는 사람일거고, 영화도 많이 보는 사람일거다. 정말 지금까지 책을 읽기 위한 삶을 살다가 소설가로 데뷔한건 아닐까. 궁큼-
주변 인물들도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서 스토리 전개도 재미난다. 유희, 채린, 경, 서연에게 책을 판 남자(이름도 나왔던가;) 등- 다만, 이름이 너무 순정만화 스러워서 비현실적이었던 것 빼면 아쥬 괜찮았다. 어찌보면 특이한 일상을 그저 담담하게.
재밌는 책이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