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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변화 가능성 <나비효과>

최정규 |2006.12.25 03:32
조회 22 |추천 1

나비효과는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를 바꿔 정해진 운명에 맞춰가는 이야기이다. 나비효과라는 제목 자체에서 비틀려보일 정도로 거대한 인과론이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인과론을 무시한다.
에반의 기억이 없는 부분은 총 여섯군데이다. 이상한 그림을 그렸을 때, 칼을 들었을 때, 로빈훗을 찍을 때, 정신병원에서 아버지를 만났을 때, 우편함에 다이너마이트를 장치했을 때, 개가 죽을 때. 사라진 고리들은 최면으로도 기억해낼 수 없다. 그 빈자리에 채워질 것은 미래의 행동이기에 '과거를 기억해내는' 방식으로는 컴퓨터가 잘못된 명령어때문에 과부하를 일으키듯 뇌가 과부하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 여섯개의 기억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림, 칼, 아버지'와 '로빈훗, 우편함, 개'의 두가지다. 후자의 세 자리는 빈 자리가 아니다. 거기선 인과론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의 세 자리는 그렇지 않다. 그 세자리엔 미래의 의지가 개입한다. '자신이 옛날에 그런 그림을 그렸기에 다시 한번 그렸고', '미래의 다이너마이트를 없애기 위해 칼을 들었고', '아버지에게 과거를 바꾸는 법을 물었기에 목을 졸렸다'. 그곳엔 과거도 현재도 없다. 적용되는건 미래다. 순차적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나비효과는 그 세군데에서 인과를 무시한다. 운명은 과거의 자리를 비워놓고 미래를 준비한다. 과거의 빈 자리에는 미래가 개입하고 인생이라는 건축물을 하층구조부터 전부 바꾼다. 마지막 변화를 끝내고 변화가능성을 소거했을 때, 운명이라는 설계자는 처음부터 그려놓은 완벽한 설계도를 보며 웃음짓는다. 설계자가 에반에게 준 건 가짜 설계도였다. 에반은 그 설계도대로 건물을 짓다가 마음에 안들자 하층구조의 설계상의 오류부터 바꿔나간다. 몇번의 반복 끝에 건축물은 설계도에 맞춰진다. 나비효과는 그런 이야기다. 인생을 바꿀 순 있지만 운명을 바꿀 순 없다.

그 평, 하나. 재미는 있었다.
둘. 좋은 영화는 아니다. 인과를 무시한 인생에서 인과를 바란다니.
셋. 나 진짜 글 못쓴다...................... -_-;;;

 

추신. 5,6,7차원같은 차원 이야기로 넘어가면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고도 한다. 이런. 지식이 짧았나.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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